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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대군 글씨가 수원에 있다고?
수원광교박물관에서 볼 수 있어
2023-05-04 13:32:06최종 업데이트 : 2023-05-03 20:49:33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경기도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심온 선생 묘역 전경

경기도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심온 선생 묘역 전경


수원광교박물관 주변은 광교 역사공원으로 조성되어 있고 4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멋스럽게 서 있다. 박물관 오른쪽에는 혜령군 이지 묘가 있고 왼쪽에는 심온 선생 묘가 있다. 혜령군 이지(1407-1440)는 태종의 9번째 왕좌로 세종대왕의 이복동생이다. 수원에 있는 조선왕조 유일의 왕자 묘로 알려져 있다.

심온 선생(1375-1418)은 조선 초의 문신이며 세종대왕의 장인으로 소헌왕후의 아버지이다. 심온 선생은 세종 1년인 1418년에 청천부원군에 봉해지고 영의정이 돼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이때 동생 심정이 병조판서 박습, 강상인과 함께 상왕이었던 태종의 병권 장악을 비난한 것이 화근이 되어 귀국 도중에 의주에서 체포돼 수원에서 사사되었다.

이후에 심온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걱정한 태종과 좌의정 박은이 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태종이 죽인 많은 사람 중 한 명으로 어이없는 죽음이었지만 문종 1년인 1451년 관직을 복위시키고 안효(安孝)라는 시호를 내렸다.

경기도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심온 선생 묘역에서 바라본 광교신도시 전경

경기도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심온 선생 묘역에서 바라본 광교신도시 전경



심온 선생 묘역은 남향이라 광교신도시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신도시가 생기기 전에는 앞에 산만 있었는데 몇 년 새 아파트 단지가 빽빽하게 들어서 상전벽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묘역은 수원광교박물관 옆이라 접근성은 좋지만, 광교신도시와는 도로를 마주하고 있어 단절된 느낌이다.

묘역 입구에는 1731년 심온 선생의 후손이 세운 신도비가 서 있고 묘역은 장대석을 이용해 2단으로 구분했다. 상단에는 봉분을 중심으로 묘표와 상석이 있고 하단에는 장명등과 좌우에 문인석 1쌍을 배치했다. 묘표는 방부규수 양식으로 받침돌 윗면에 복련을 장식했고 좌우 1칸 앞뒤에 2칸씩 당초문을 조각하였다. 장명등은 화창이 크고 시원한 조형을 지니고 있어 15세기의 특징을 보여준다. 장명등 화창으로 바라본 광교신도시의 고층 아파트들이 운치 있어 보인다.

경기도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심온 선생 묘역

경기도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심온 선생 묘역



이 묘표의 비문은 예서체로 '유명조선국 대광보국숭록대부 영의정부사 영서운관사 청천부원군 증시 안효 심공지묘'라고 새겨져 있다. '안효'라는 시호가 새겨져 있어 1451년 이후에 세운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려운 한자가 없어 쉽게 읽을 수 있었지만, 누구의 글씨인지는 알 수 없었다.

수원광교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심온 선생 묘표'를 전시하고 있다. 묘표는 오랜 세월 마모되어 보존을 위해 박물관으로 옮겨왔다고 하면서 '문종 때 신원 되면서 안평대군의 글씨를 받아 건립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 우리나라 서예사와 금석학 연구의 귀중한 유물로 평가된다'라며 묘표 글씨가 안평대군(1418-1453) 이용이 쓴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경기도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심온 선생 묘역, 2단으로 조성되어 있다.

경기도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심온 선생 묘역, 2단으로 조성되어 있다.



안평대군은 당대 최고의 서예가로 송설체의 대가이면서 송설체를 조선화 시켜 안평대군 고유의 서체로 발전시켰다. 서예를 잘 모르는 사람은 안평대군이 송설체만을 잘 썼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송설체의 연미함을 극복하고 안평대군 특유의 유려한 조선의 서체를 완성한 것이다. 안평대군의 서예작품을 보면 눈을 뗄 수가 없다.

필자는 안평대군의 해서체, 행서체는 봤지만, 예서체 글씨는 본적이 없어 묘표의 글씨가 실제로 안평대군이 쓴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한신대학교 박물관에서 출간한 '제20회 탁본전람회 실학시대의 서예'라는 도록에는 '심온 묘표에는 서자가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근역서화징>, <청송심씨세보> 등의 문헌 자료에 전면의 팔분서가 안평대군의 글씨임을 밝히고 있다'고 했다. 수원광교박물관에 문의하니 '대동금석서'라는 책에 그렇게 나온다고 한다. 고증 작업에 들어갔다.

심온 선생 묘표. 왼쪽은 묘역에 있는 복제품이고 오른쪽은 수원광교박물관에 있는 진품이다.

심온 선생 묘표. 왼쪽은 묘역에 있는 복제품이고 오른쪽은 수원광교박물관에 있는 진품이다.



'대동금석서(大東金石書)'는 선조의 손자이자 서예가인 낭선군 이우(1637-1693)가 1668년 신라 이후의 각종 금석문의 탑본을 연대순으로 엮은 책이다. 이 책을 '한국학 중앙연구원 한국학 디지털 아카이브'에서 찾아 목차를 보니 '청천부원군 심온 묘표, 안평대군 서'라고 밝히고 있다.

수원광교박물관, 혜령군 묘역, 심온 선생 묘역을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이다. 심온 선생 묘는 경기도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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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대군, 심온, 수원광교박물관,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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