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구 부국원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6월 30일까지 무료 전시
전쟁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
2023-04-28 13:50:30최종 업데이트 : 2023-04-28 17:17:39 작성자 : 시민기자   남상철

정면에서 바라본 부국원

정면에서 바라본 부국원


수원시 팔달구 교동에 위치한 부국원은 일제강점기 농업과 관련된 종자 종묘 비료 등을 판매하던 곳으로 1923년부터 일제의 농업침략을 위해 사용되었다. 해방 이후 이 건물은 관공서 병원 인쇄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고 2015년 인근 개발로 철거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지만, 수원시민과 수원시의 노력으로 이곳을 보전하기로 결정하였다. 3년간의 복원 과정을 거치고 2018년 근대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이 공간에서 오는 6월 30일까지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사진전이 열리고 있어 찾아가 보았다.

부국원 앞에 서면 정문의 오른편에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다. 왼편에는 1952년부터 1956까지 수원법원 및 검찰청의 청사로 사용되었다는 비석이 놓여 있다. 일제의 수탈을 위해 지어진 건물에 잠깐이지만 대한민국의 정의를 수호하는 사법부와 검찰의 청사로 사용되었다는 것이 조금 씁쓸하게 느껴졌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편엔 안내데스크가 있고 바로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전시장이 나온다. 이 전시는 한국전쟁 휴전 70주년과 '한국전쟁, 그 기억의 파편을 모으다' 발간을 기념하여 개최한다는 안내문을 읽고 천천히 사진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전시장 모습

전시장 모습


첫 번째 사진은 수원비행장에서 찍은 이승만 대통령과 미군 처치 준장의 사진이다. 그 왼편엔 수원농업시험장에 위치한 극동사령부 전방지휘소에서 찍은 맥아더 장군의 사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수원은 한국전쟁 기간 동안 남측과 북측이 4차례나 점령과 탈환을 겪을 만큼 격전지이자 전략적 요충지였다. 전쟁 초기에는 한강 방어를 위한 남한군과 유엔군의 지휘 본부가 위치해 있었으며 특히 수원비행장은 전쟁 수행을 위해 꼭 사수해야 하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전투가 치러졌고 전쟁을 지휘하는 한국과 미국의 장성들이 수원을 거쳐갔다. 위의 사진은 이런 수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수원비행장에서 찍은 이승만 대통령과 미군 처치 준장

수원비행장에서 찍은 이승만 대통령과 미군 처치 준장


전략적으로 중요한 만큼 치열한 전투와 폭격으로 수원은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특히 수원 화성의 피해가 컸는데 전쟁초기 남하하는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 국군이 화성을 보루삼아 전투를 벌였고 시간을 벌 수 있었지만 화성의 피해는 피할 수 없었다.  전쟁으로 파괴된 장안문 사진과 장안문에서 보초를 서노 있는 군인들의 사진을 보면 그 당시 얼마나 치열한 전투가 있었는지 두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수원시민들의 피해도 컸다. 수원 외곽에서 연합군 군사경찰과 한국인 아이 라는 사진과 수원의 학도 의용대 제 1기 훈련생 기념사진을 보면 그 당시 전쟁의 상처는 어른 아이를 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수원의 학도 의용대 기념사진에 찍힌 아직은 앳된 얼굴들을 보고 있자면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가슴이 뭉클해 진다.
 

수원 학도 의용대 기념사진

수원 학도 의용대 기념사진


2층으로 올라가면 전쟁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졌는지 가늠할 수 있는 전시가 준비되어 있다.

망포동 고대감집 손녀 고숙자의 눈에 비친 한국 전쟁이라는 주제의 전시에는 고숙자씨의 사진과 증언을 볼 수 있었는데 전쟁을 피해 서울에서 수원 할아버지댁으로 피난 온 이야기, 북한군의 점령 당시 북한군에게 집을 빼앗긴 이야기, 전쟁 중 겁탈을 피하기 위해 방공호에 숨어 지낸 이야기 등 그 당시의 생생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망포동 고대감집 손녀 고숙자씨

망포동 고대감집 손녀 고숙자씨


이 밖에도 '이낙수가 겪은 전쟁과 이산', '살아남고 살려 주며 겪어낸 이봉균의 한국 전쟁' 등 여러 인물들의 전쟁 당시의 기억과 사진을 확인 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6월 30일까지 구부국원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올해는 한국전쟁 휴전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70년의 세월은 전쟁의 상흔을 한겨울의 함박눈 같이전부 덮어버렸다. 하지만 눈을 조금 돌려 처마 아래나 잔잔한 호수 위를 보면 하얀 눈이 덮지 못한 곳이 있듯 시간이 전쟁의 상처를 전부 지울 수는 없다. 아직 전쟁을 겪은 세대가 살아 있고 전쟁의 상대방과 얇은 철책선을 두고 살아가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시간이 덮은 상처를 다시 꺼내 다시는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기억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부국원, 한국전쟁, 기억의 파편, 전시

연관 뉴스


추천 1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