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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은 아파트 알뜰장 가는 날!
20년 가까이 열리고 있는 알뜰살뜰한 장터
2023-03-30 10:05:51최종 업데이트 : 2023-03-30 08:31:14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매주 수요일, 아파트에 알뜰장이 들어서면 마을에 활기가 느껴진다.

매주 수요일, 하나둘씩 장이 열리면 조용한 마을에 활기가 느껴진다.


지난달 공동주택현황 자료 조사에 따르면 수원시 전체 359, 171호 중에서 아파트는 291, 125호로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출처 : 공동주택과, 2023년 2월 말 기준). 수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가 된 아파트에 살기 시작하면서 온기가 사라진 건 사실이다. 

집집마다 사는 이야기로 가득했던 동네 풍경은 이제 윗집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 모를 정도로 변해버리게 되었는데… 친구가 사는 영통동에 갔다가 북적이는 아파트 알뜰 장터를 만났다. 어느 전통시장 못지않은 색다른 풍경에 놀라움마저 느꼈달까. 매주 수요일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열린다는 시장에는 단절이 아닌 소통만이 가득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20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는 벽산골 영통 아파트 알뜰 시장

20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는 벽산골 아파트 알뜰시장은 영통구의 숨은 명소다.


망포역 8번 출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벽산골 영통 아파트는 2001년에 만들어진 꽤 오래된 아파트다. 우연히 수요일에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때마침 장이 열리고 있었던 것. 이런 걸 보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말하는 거냐면서 친구와 우스갯 소릴 나누기도 했다. 우리에겐 좋은 의미가 있는 뜻밖의 행운이 된 셈이다. 그러고 보니 카트를 끌고 길 건너, 옆 동네에서 오는 어르신의 모습도 익숙해 보인다. 

수많은 텐트 속에서 꼭 필요한 걸 발견할 때! 시장 구경의 재미를 느낀다.

수많은 텐트 속에서 꼭 필요한 걸 발견할 때면 시장 구경의 재미를 느낀다.


맛있는 냄새를 폴폴 풍기는 음식 코너를 지나 본격적으로 장이 시작된다. 양말이나 속옷, 잠옷, 봄옷 등 가볍게 장만하기 좋은 것들이다. 집에서 입기 좋은 티셔츠나 바지는 5천 원이라서 부담 없는 가격이다. 양말은 천 원, 속옷도 천 원에서 이천 원, 꽃망울처럼 앙증맞은 머리핀은 이천 원 대다. 시장 인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수원팔색길과 어린이공원이 있어 나들이길에 꼭 가볼 만한 곳이기도.

수원팔색길과 어린이공원이 있어 나들이길에 꼭 한 번 가볼 만한 곳이기도!


이웃 아파트에서도 놀러 올 만큼 이곳 아파트 알뜰장은 주변에서 인기인 모양이다. 엄마 손을 잡고 끌고 가는 아이들이 모두 어디로 가나 보았더니, 바로 옆에 '한울 어린이공원'과 '솔찬 어린이공원'이 있다. 또한 수원팔색길이 지나는 길이기도 해 걷기 여행 중에도 들러볼 만하겠다. 

장터 옆 나무 의자에는 동네 주민들이 나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아파트의 활기를 더한다. 사실 우리 아파트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라 어린 시절 향수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땐 이웃사촌이란 말이 익숙했기 때문이리라. 인근 주민들에게 슬며시 부러움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골라골라 무조건 2,000원이라고 적힌 식물 코너는 새로운 계절 봄을 맞이해 인기 만점!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골라골라 무조건 2,000원이라고 적힌 걸 보니 절로 행복해진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 식물 코너는 북적북적 인기 만점이다.과일은 제주도에서 넘어온 한라봉부터 딸기, 사과 등 다양하게 볼 수 있는데 이르게 등장한 수박과 참외도 눈에 띈다.한바구니 그득하게 담아주는데 단돈 만원! 제주도에서 넘어온 한라봉부터 딸기, 사과 등 다양하게 볼 수 있는데 이르게 등장한 수박과 참외도 눈에 띈다.냄새부터 벌써 맛있는 포장마차 코너에는 떡볶이 순대 튀김! 분식 삼총사가 있고, 갓 튀긴 치킨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냄새부터 맛있는 포장마차 코너에는 떡볶이 순대 튀김 분식 삼총사가 있고, 이제 갓 튀겨놓은 빛깔 좋은 치킨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즉석에서 펑펑 터져 나오는 뻥튀기, 수제로 만드는 나무 도마 같은 경우에도 현장에서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즉석에서 터져 나오는 뻥튀기, 큰솥에 펄펄 끓이고 있는 여러 가지 국, 수제 나무 도마 또한 현장에서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갖가지 반찬은 땡초, 양념고추, 더덕, 장아찌, 깻잎 등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게 많아서 좋다. 김부각이나 고추부각은 만들어 먹기 번거로운 건데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겠다.

갖가지 반찬은 땡초, 양념고추, 더덕, 장아찌, 깻잎 등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게 많아서 좋다. 김부각이나 고추부각은 만들어 먹기 번거로운 건데 간편하게 사먹을 수 있겠다.


역시 시장 구경의 재미는 먹는 게 남는 것! 먹거리 가짓수가 대단히 많다. 요즘 꼬막 철인데 벌교에서 온 꼬막이 어쩐지 반갑다. 완도산 활전복, 생물 낙지, 주꾸미, 국내산 바지락살, 자연산 햇 감태 등 멀리 수산 시장까지 가지 않더라도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를 수 다는 것이 아파트 장터의 장점이다. 

코로나 시기에도 몇 번을 제외하고는 꾸준하게 시장이 열려 마을 주민들의 소통창구가 되었다.

코로나 시기에도 몇 번을 제외하고는 꾸준하게 시장이 열려 마을 주민들의 소통창구가 되었다.


알뜰장터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아파트 소장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을 물었다. "과일하고 야채상이 유명해요. 산지에서 직접 물건을 가지고 오기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싸거든요. 사과 만 원어치만 사도 10개씩 주고 해서 저렴하고요. 야채는 종류가 많아서 우리 주민들이 굳이 마트 가서 장을 보는 게 아니고 여기서 삽니다. 이것 두 가지가 주류 상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앞으로 알뜰 장터 운영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가정의 달 5월에는 17일 수요일, 알뜰장이 열린 그다음 날 18일, 19일에 <알뜰장 야시장>을 운영합니다"라며 그때 오면 좀 더 재미난 나들이가 될 거라는 말을 전했다. 매주 수요일은 영통 아파트에 장이 들어서는 날! 마을이 북적이는 즐거운 장날을 기억해 뒀다가 한 번씩 들러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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