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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 수원 11호 느티나무 보호수의 봄날을 찾아서
단오어린이공원에 있는 24그루의 나무 이야기
2023-03-31 09:57:39최종 업데이트 : 2023-03-31 09:58:08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영통 수원 11호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는 곳 '단오어린이공원'

영통 수원 11호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는 곳 '단오어린이공원'


지난해 6월, 단오어린이공원에 갔다가 '영통 수원 - 11호 느티나무 보호수'를 만난 일이 있었다. 500살이 훌쩍 넘은 나무가 장맛비에 부러진 건 2018년 6월, 비바람에 네 가지가 몽땅 부러졌었는데… 이 나무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 시기는 2019년 3월이다. 

3m 정도만 남아있는 나무 밑동이지만 여기서 발생한 맹아, 새로 돋아 나오는 싹을 이용해서 복원 작업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9년 3월로부터 어느 사이 4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쯤이면 또 얼마나 자랐을까? 궁금한 마음에 느티나무 보호수를 찾아가 보았다.

봄꽃이 활짝 피어나 가만가만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기도 하다.

봄꽃이 활짝 피어나 가만가만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기도 하다.


영통 수원 11호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는 곳의 정확한 위치는? 영통동 느티나무 사거리에 있는 단오어린이공원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수인 분당선 청명역 3번 출구에서 3분 거리에 있어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도 좋다. 거의 일 년 만에 다시 만나러 가는 길이라 작은 설렘이 느껴졌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한낮은 완연한 봄날이다. 느티나무 또한 겨울을 잘 보냈는지 안부가 궁금했다. 

보호수와 어린 나무들의 모습을 보니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보호수와 어린 나무들의 모습을 보니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드디어 마주한 나무들은 가슴을 활짝 펴고 두 팔 벌려 봄을 반기는 듯하다. 매번 커다란 느티나무의 모습만 보다가 어린 나무를 보니 기분이 색다르다. 이곳에서 복원되고 있는 나무는 맹아 4주, 실생묘 20주, 총 24그루다. 가운데 있는 기존 나무 주변으로 새로운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것.

밑동에서 자라는 걸 맹아라고 보면 되는데 "보호수를 관리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안내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문득 현재 복원 상태가 궁금해졌다.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녹지경관과에 전화로 문의해 보았다. 

맹아 4주, 실생묘 20주가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맹아 4주, 실생묘 20주가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관계자는 "나무가 쓰러지면서 날아온 씨앗들과 그 나무에서 자라는 맹아를 같이 관리하고 있다"며 "주변에 자라고 있는 것을 '실생묘'라고 부르는데 실생묘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매년 유지관리 사업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공간에 있기에는 나무가 좀 많은 건 아니냐는 질문에는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떼어내거나 다른 작업을 하게 되면 성장에 무리가 있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서로 경합하고 있는 과정이다"라며 7~8년 정도 여유롭게 지켜보면서 관리하고 있음을 알렸다. 시기별로 하고 있는 작업 내용이 있을 때면 그때마다 가서 지켜보고, 중간에 나무병원이 또 한 번 진단을 하면서 수시로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뉴스에 날 정도로 큰 사건이었지만 새로운 방법을 찾아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노력 또한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뉴스에 날 정도로 큰 사건이었지만 새로운 방법을 찾아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노력 또한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500년의 세월을 되돌아가고 있는 느티나무를 지켜보며 겨울 지나 봄을 맞은 우리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언제나 좋은 일만 있지 않듯 늘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다시 일어서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은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배움도 얻게 되었다.

느티나무 사거리에서 영통구 보건소 방향으로 가면 3분 거리에 있는 '영통도서관'

느티나무 사거리에서 보건소 방향으로 가면 3분 거리에 있는 '영통도서관'


영통 수원 11호 느티나무 보호수는 <영통청명단오제>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요즘 같은 시대에도 마을의 전통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니! 많은 이들의 노력이 담겨있을 그간 마을 이야기가 궁금하다. 단오어린이공원은 '수원시립 영통도서관'과도 거리가 가깝다.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에서 좀 더 자료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 수원시와 수원문화원이 함께 만든 책, <수원의 마을굿>

출처 : 수원시와 수원문화원이 함께 만든 책, <수원의 마을굿>


영통도서관 2층 일반 자료실에는 향토 자료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주민들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는 영통청명단오제 행사는 1994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잠시 중단되었다가 2005년부터 다시 이어져 오고 있다.

이곳과 가까운 청명산은 예로부터 풍년을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청명산 중턱 약수터에서는 마을의 안녕을 비는 '산신제'를 올리고, 이곳 느티나무 아래에서 옛 모습을 재현하는 제례 의식으로 '당신제'를 지내고 있는 것. 이것을 기점으로 단오제 행사가 열리게 됐다는 자료를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봄꽃이 앞다투어 피어나고 있다. 꽃을 보며 힐링하기 좋은 계절이다.

봄꽃이 앞다투어 피어나 꽃을 보며 힐링하기 좋은 계절이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나무의 싹이 트고 꽃이 피어 오르고 있다. 느티나무 보호수가 무럭무럭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기운을 얻었달까. 다가오는 6월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영통청명단오제가 열릴 것이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제 길을 찾아가듯 나의 시간도 차곡차곡 잘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단오어린이공원>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청명역 3번 출구에서 359m

<수원시립 영통도서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청명로 151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31-228-4758
안선영님의 네임카드

수원공원, 단오어린이공원, 느티나무보호수, 영통청명단오제, 산신제, 당신제, 영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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