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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별곡Ⅱ ‘산성유감’ 사진전에서 산성의 의미를 찾다
오는 31일, 이상곤 사진 작가의 '산성유감' 사진전 열려
2023-03-23 13:12:50최종 업데이트 : 2023-03-23 13:12:47 작성자 : 시민기자   김낭자

고양 북한산성을 뒤로 하고

고양 북한산성을 뒤로 하고



이상곤 사직작가의 <미완별곡Ⅱ '산성유감'> 사진전이 오는 31일까지 예술공간 아름에서 열린다. 
 

사진작가 이상곤은 분단된 나라에서 태어났다. 금강을 막고 들어선 대청댐으로 인해 고향에서 쫓겨난 수몰민이다. 단절은 그의 작업의 화두이다.
 

한반도는 성곽의 나라다. 외침이 많았기 때문이다. 산성이 많다. 아무리 성곽이 많아도 남쪽에 있는 것만 찍는다. 그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에서 이 사진전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 작가는 "산성을 딱히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산성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래서 전시 제목을 '산성유감'이라고 했다. 산성이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산성을 찍은 것은 아니고 산성에 올라가 내 생각을 찍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국에 있는 산성들을 찾아봤다. 그중에 일부를 성곽이 있는 수원에서 전시를 한다.
 

담양 금성산성의 석양

담양 금성산성의 석양


사진 작업도 쉽진 않은데 작품 일부를 선택해 전시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사진을 가까이하고 작업을 해서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은 작가로서 기쁨이다. "카메라를 들고 있을 때에는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사진을 찍기 위해 피사체에 다가가면 흥분이 된다. 그 자체가 너무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며 욕심이 생긴다. 앞으로도 계속 사진 작업을 할 계획이다. 사진에 관심을 가진 것은 90년대부터였다. 사진 작업을 시작하기는 10년 정도 됐다."라고 그는 말한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많다다양한 관심으로 꽃을 찍는 사람, 노동자들을 찍는 사람, 성곽을 찍는 사람 등 다양하다. "옛날 사진과 오늘날 사진의 변화 과정을 보면 90년대에는 필름으로 작업을 해서 오래 걸리고 피곤하긴 해도 재미가 있었다. 현상하고 인화하여 사진으로 떠 올릴 때 오는 느낌은 느리지만 참 좋았다. 요즘은 디지털로 찍어 버리니까 다소 정감 같은 것은 덜하다."
라고 작가는 말했다.
 

상주 견훤산성

상주 견훤산성


작가는 미완별곡 시리즈를 3편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1편으로 지난해 '사람이 하늘이다'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했고 이번이 2편 '산성유감'이다. 내년에 3편을 전시할 계획이다. 산성을 찍었지만 산성사진이라기 보다는 그 배경을 찍은 모습이다. 남한의 산성을 찍었는데 붉은색뿐이다. 나무밖에 없다. 북한의 산성을 지금 촬영할 수 없다. 그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이 배어 있는 사진전이다. 성곽이라는데 각도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전시회장에 들어서는데 마주한 첫 번째 사진은 강화도에 있는 강화산성이었다. "몽고족의 날카로운 창끝도 피해나가고 외침도 잘 버티었는데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대에게 함락되다니 견딜 수 없었던가? 안타깝다"라고 작가는 말했다.
 

두 번째 사진이다. 고양에 있는 북한산성이다. "바위가 험하다. 빈 몸으로 올라가는데도 숨이 턱에 차는데 저 암벽위에 성을 쌓기 위해 큰 돌을 쌓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공주 공산에 있는 공산성

공주 공산에 있는 공산성


위 작품은 공주에 있는 공산성이다. "흐르는 금강과 가파른 경사를 이룬 공산이 난공불락이라 했는데 천해의 요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백제의 패망은 막지 못하였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라도 담양에 있는 석양 사진이 이렇게 아름다운 금성산성이다. 동학농민군들이 최후의 항쟁을 했던 곳이다. 동학농민군들이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한 산성이다.
 

오산 독산성(세마대)

오산 독산성(세마대)


오산에 있는 독산성은 권률장군이 주둔한 곳이다. 새마대라고 흰말을 흰쌀로 씻기는 기만전술로 왜병들을 물리쳤던 권률장군의 기지이다. 전설이 있는 산성도 세월을 이길 수 없는 모습이다. 

상주에 있는 견훤산성도 눈에 띈다. 작가는 "저 앞에 속리산 고봉들의 웅장한 파노라마이다. 후백제 견원의 낡고 쇠락한 성벽의 잔해가 얼마나 대조적인가? 견훤의 흉내를 좀 내보았다."라고 설명했다. 
 

남원 교롱산성

남원 교롱산성


남원에 있는 교륭산성도 보였다. 동학을 창시한 최재우 선생이 은적암에서 교리를 완성했다. 동학의 결의가 완성된 후에 동학도들이 이곳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인가. 이 사진에서 나무는 현실이고 그림자는 허상이다. 비슷한 형상이지만 서로 다르다. 이 사진이 가장 맘에 든다. 
 

부산앞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금정산성

부산앞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금정산성


위 작품은 부산에 있는 금정산성이다. 산위에 있는데 부산 앞 바다가 보인다. "그날도 소나무들은 핏빛 울음을 토해 냈을까?" 작가는 왜구들이 침입했을 때를 생각하며 찍었다고 말한다. 
 

철원에 있는 동주산성 사진도 있다. 성곽은 다 부서졌다. 다 없어지고 자취만 남아있다. 그래서 그 터에 올라가서 찍었다고 한다. 
 

김포 문수산성

김포 문수산성


김포에 있는 문수산성은 북한 임진강하고 한강이 만나는 곳이다. 조강(강의 조상)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왕래가 가능했으니까 남북한 사람들이 고기를 잡으러 오가는 활성화되었던 곳이란다. 물고기는 왔다 갔다 하는데 사람은 못한다. 이곳에는 숭어가 많다. 소금이 흐르는 강 '염하'라고도 한단다. 프랑스 함대의 포격으로 성문이 붕괴되었던 산성 성루에는 이제 사람들이 강 건너 북녘 땅 분단된 산하를 말없이 바라보는 일만 할 뿐이다.
 

서울 아차산성

서울 아차산성


서울에 있는 아차산성 사진도 있다.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하려는 한강유역 삼국시대부터 전쟁터로 심했는데 요즘은 전의 전쟁이 심하게 벌어지는 곳이 되었다.
 

원주 영원산성

원주 영원산성


강원도 치악산 꼭대기에는 영원산성이 있다. "단풍을 임진왜란 때 죽은 병사들의 피라고 찍었다. 왜병과 맞서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병사들의 원한이 맺혀 핏빛 단풍으로 물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여주 파사성이다. "삼국시대부터 자리를 지켜온 성벽아 너는 4대강을 개발하면서 망친 남한강의 능욕을 말없이 지켜보았느냐?"라는 전시회의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보은 삼년산성

보은 삼년산성

 

보은에 있는 삼년산성 사진도 눈에 들어온다. 149승 1패의 수성 기록을 가진 난공불락의 요새이다. 성을 3년 만에 쌓았다는 얘기다. '짧은 시간에 쌓느라고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고 생각했다. 삼국시대 산성으로 지금까지 유지되는 것이 대단하다.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이다. 전시회에는 "병자호란 때 얼음이 서극거리는 북문을 나가 삼전도에서 굴욕을 당하는 왕의 거동을 너는 기억하는가?"문구가 적혀 있다.  
 
조형기 사진작가는 "우리나라 성은 글자 그대로 기록이고 역사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성이 많은 나라다. 성을 쌓느라고 수많은 민초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역사의 흔적이 묻어있는 것을 볼수 있다. 힘든 작업인데 그것을 잘 다스렸다. 모든것이 현장에 답이 있다" 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돌을 잘다스린다. 민초들의 한이 서려있는 성이 쓸모가 없어지고 제기능을 못하게 된다"고 회한을 말한다.   

예술공간 아름(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4, 2층)은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낭자님의 네임카드

예술공간 아름, 화성행궁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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