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당수동 시민농장을 좋아하는 이유
2014-07-17 20:36:42최종 업데이트 : 2014-07-17 20:36:4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어디 한 번 나갔다올까? 머릿속에서 장소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퍼뜩 떠오르는 곳이 있다. 청 보리밭이 넘실대었던 그 곳, 원 없이 드넓은 장소를 한 군데 알고 있다. 바로 그 곳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나니 힘찬 발걸음이 빨라진다. 목적지가 정해졌으니 열심히 그곳을 향해 나아가면 되는 것 아닌가

당수동쪽으로 길을 들어섰다. 전에 도심지에서 펼쳐진 보리밭의 광경에 "멋지다"를 연발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잠시 추억의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 당수동 시민농장이라는 팻말이 보이면서 목적지에 다다랐음을 알려준다.
멀리서 보이는 원두막이 이 여름날 제일 멋진 장소인양 운치를 더하면서 차가운 계곡물에 담가놓은 수박 한 통 잘라서 먹는다면 끝내주겠지 하는 생각에 어느덧 상상만으로도 더위가 잠시 가시는 듯하다.

당수동 시민농장을 좋아하는 이유 _1
당수동 시민농장 포토존의 한 모습

당수동 시민농장을 좋아하는 이유 _2
당수동 시민농장 입구 들어가는 길목이 운치있다.

입구에 커다란 나무들이 하늘만큼 키가 쑥쑥 자라서 벤치위에 큰 그늘이 되어 주고 있고, 살랑살랑 불어주는 바람의 제스처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수많은 나뭇잎들이 어느새 똑같은 몸짓으로 흔들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이곳에서는 재미가 있다.

가슴이 탁 트인다는 표현이 이곳에 오면 느낄 수가 있다. 내 땅 한 뼘 없지만 이곳에서는 눈으로 보여 지고 마음으로 느껴지는 드넓은 땅과 풍경을 감상할 때는 내 것으로 상상해도 좋다.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있겠는가 말이다. 
당수동 시민농장 포토 존이 눈에 들어온다. 다가가 벽에 그려진 그림을 보니 미소가 살포시 피어난다. 이래서 추억은 아름답다 하는가 보다.

옛날 할아버지가 상고머리에 까만 고무신을 신고 코까지 질질 흘리던 여자아이를 소달구지에 태워서 시골길을 누비던 생각과 마주하게 된다. 그곳에서 어떤 행복한 일들이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더듬어보게 되고 유년의 추억을 만난 듯 유독 반갑다. 커다란 누런 소가 이끄는 소달구지의 모습이 유년시절에 함께 했던 모습 같아 너무나 정겹고 정겨워서 발걸음을 오래 동안 머물게 한다. 

또 다른 벽면에는 동물농장처럼 소, 돼지, 엄마 닭을 뒤쫓아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는 노란 솜털이 달린 병아리의 몸짓이 앙증맞아 보인다. 손이라도 내밀어 쓰다듬어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드니 말이다.

당수동 시민농장을 좋아하는 이유 _3
연꽃이 한창 피어나는 모습을 즐길 수 있어요.

텃밭에 자라는 초록의 작물들이 또 한 가득 벽면을 메우고 있다. 함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이렇게 마련된 곳에서 사진으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예전에 있던 보리밭과 메밀꽃밭은 이제 시기적으로 다 추수를 했다. 이곳에서는 노란 코스모스 일명 황화코스모스를 만날 수 있고, 연못에 연꽃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모습에 눈길이 쏠린다. 올해 조성된 연꽃은 곳곳에 하얀 순백의 연꽃이 자리를 하고 키 작은 붉은 계통의 연꽃도 활짝 피어있어 연못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가질 수 있어 좋다.
비닐하우스 안을 기웃거려보니 한 색깔이 아닌 여러 색깔의 연꽃이 '나 좀 봐주세요.' 하는 양 앞 다투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원두막에서 다리품 팔지 않고 바라보아도 좋고, 산책을 하고 싶다면 곳곳을 둘러보아도 좋다. 챙 넓은 모자 하나 눌러쓰고 운동화 끈 조이고 슬슬 나서볼까? 하면 순식간에 눈에 들어오는 것 마다 사랑스럽다. 오기를 잘했네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텃밭을 분양받은 사람들의 텃밭 구경도 은근 재미가 있다.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밭이 눈에 들어오고 제일키가 큰 작물인 옥수수도 한 켠에 심어져 있다.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찰 토마토가 땅 가까이에 몸이 쏠리는 모습도 방울토마토가 어쩜 이리도 조자리가 졌는지 줄기가 잘 버티고 있는 것이 장해 보이기까지 하다.

벌레가 숭숭 나 있는 열무를 뽑는 도시농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저녁식탁엔 열무겉절이가 건강한 밥상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키웠다는 건강키워드라는 흔적이 아닐까?
보리밭과 메밀밭에는 새싹들이 나오고 있다. 어떤 꽃이 피어날지 궁금하다. 또 다시 이곳에 들러서 새싹이 자라고 봉우리 맺는 모습을 보러 찾아오게 되겠지.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