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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그리움 느끼는 향기로운 공원산책
머내생태공원 – 매화공원 – 매여울공원
2012-05-11 14:13:18최종 업데이트 : 2012-05-11 14:13:18 작성자 :   e수원뉴스

뜨거운 아스팔트로 뒤덮인 회색으로 물든 도시의 복판에도 푸르른 생명은 움터나는 법이다. 회색으로 가득 차 있는 도시에 조금 염증을 느낀다면, 원천리천 인근에 있는 공원들로 발길을 돌려보는 것은 어떤가.

머내생태공원

회색으로 가득한 도시의 푸름을 머금고 있는 곳이 있다. 그 곳은 머내생태공원이다.
왜 머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일까?머내는 멀리 있는 개천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멀리 있기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일까?
수원화성행궁에서 머내생태공원까지 걸어서 약 1시간 내외이니 이름이 붙었을 당시를 생각해본다면 그런 이름이 붙은 것도 이해가 된다.

편안한 그리움 느끼는 향기로운 공원산책_1
머내생태공원

도심 속 생태공원은 잃어버리고 있는 자연을 만나게 한다. 생태, 자연, 환경…….
머내생태공원은 우리가 잊어가고, 잃어버리는 것들을 만나는 공간이다. 결국 공원에서 우리는 잃어버린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머내생태공원에 들어서면 산 속 숲길이 나온다. 그리고 나무로 된 표지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공원에서 처음 만나게 될 곳은 흙에 대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채소원이다.
빨간색 토마토, 초록색 호박, 보라색 가지. 알록달록한 채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자라는 곳.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채소들이 어떻게 자라는지를 직접 만져보고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이곳은 공원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시골을 동경한다. 그것은 땅을 밟고 흙을 만지고 싶어 하는 흙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머내생태공원에서는 흙을 만지고, 직접 체험해봄으로서 가슴속에 품고 있는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

흙을 통해 자연을 느꼈다면, 채소원 뒤쪽 돌길을 따라서 생태연못으로 이동해 물과 어릴 때 가졌던 커다란 꿈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가장 인기가 좋은 이곳은 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탐방로를 걸으며 붕어, 잉어 등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과 수중식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과 바다와는 다른 연못의 생활이 답답하지는 않을까?
아마 이 연못의 물고기들은 강과 호수를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먼 세계에 대한 동경, 그리움을 우리는 가슴에 안고 있지만 그것을 그저 바라만 볼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못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어릴적 가졌던 커다랬던 꿈을 생각하며 잠시 추억에 잠기게 된다. 물고기들과 아쉬운 인사를 뒤로하고 야생화원으로 걸어가면 알록달록한 꽃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금낭화나 비비추 등과 같은 우리 야생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꽃들은 저마다의 꽃말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모두 아름다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특히 비비추는 머내생태공원의 테마와 잘 어울린다.

신라시대에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모습이 단정하고 아름다운 설녀라는 여자가 있었다. 그런 설녀에게는 늙고 병든 아버지가 게셨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변방을 지키는 군인으로 가게 되었다.
설녀는 늙고 병든 아버지를 차마 멀리 보낼 수가 없었기에 근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 때, 설녀를 마음에 두고 있던 '가놈'이란 청년이 설녀를 찾아와 말했다.
"불초한 몸이지만 아버님의 병역을 대신하려 합니다."
설녀는 기뻐하였고, 아버지도 그 소식을 듣고 기뻐하였다.
그리고 무사히 병역을 마치고 돌아오면 혼인하기로 언약을 했다.
그러나 가놈은 6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했고, 아버지는 딸을 다른 곳으로 시집보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설녀는 굳게 거절하고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다짐하였다.
그렇게 기다리던 설녀의 집 앞마당에 그윽한 향을 풍기는 보라색 비비추 꽃이 피어났다. 설녀는 애절한 마음으로 그 비비추 꽃을 가꾸며 여러 날을 보냈고 결국 극적으로 가놈이 돌아왔다.

이러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비비추의 꽃말은 그리움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대신해서 전쟁터에 나간 가놈을 기다리는 설녀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을 테마로 하고 있는 머내생태공원에서 비비추는 너무도 잘 어울리지 않는가?

그렇게 여러 가지 사연들을 담은 야생화원을 빠져나와 원천리천을 걸으면 강줄기를 따라 각양각색의 장승들이 전시되어 있다. 왜 강줄기를 따라 장승들이 세워져 있는 것일까?
장승은 마을 입구를 나타내는 표지로 사용된다.
그래서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이 마을로 돌아올 때, 입구의 장승을 보며 행복해하기도 하고, 여행중 다른 마을의 장승을 보며 자신의 마을을 그리워 하기도 한다.

장승의 그 투박한 표정을 바라보면, 멀리 계시는 부모님이나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다른 것들이 그리워진다.
머내 생태공원의 테마가 그리움인 것처럼 공원을 거닐다보면 그동안 내가 무엇을 놓치고 살았었는지를 느끼게 된다.

매화공원

그리움을 가득 느낀 머내생태공원을 빠져나오면, 바로 옆쪽에 있는 매화공원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지척에 머내생태공원이 있는데, 왜 이곳은 매화공원이라고 부르는 걸까?
매화는 버릴 것이 없다. 사군자에 들어갈 정도로 기품 있는 꽃과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그 열매인 매실까지 너무도 소중한 식물이다.
이러한 매화는 선비를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눈 속에서도 피어나 향기로움을 느끼게 하는 매화. 이 것은 고난이 닥쳐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기개와 절개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리움을 느끼고 향수에 젖어사는 것이 아니라 느낀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매화처럼 정말 필요한 사람임을 잊지 않기 위해서 지척에 있는 다른 이름을 가진 또 다른 공원이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매화공원은 쉬면서 편안하게 자연을 느낄 수 있다. 걷기 좋게 잘 닦아진 길 주변으로 정자와 벤치가 드문드문 놓여있어서 쉬엄쉬엄 걸을 수 있다.
우리는 종종 향기를 맡고 싶을 때가 있다. 눈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상과 타협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곳에 앉아서 매화를 떠올리고, 그 향기를 맡아보면 어떨까?
향기와 분위기에 취해 쉬엄쉬엄 걷다보면, 매화 공원의 작은 광장이 하나 나온다. 그 광장을 지나면 암벽등반을 할 수 있는 인공암벽장이 있다.

인공암벽장이 왜 있는 것일까?
암벽을 할 때는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아야하고, 장비도 모두 갖춰야 한다. 그렇게 해도 오를 때 다리가 후들거리고, 땀이 난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이 암벽에 매달리는 것과 같다. 이렇게 힘든 것과 매화의 향기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지만, 사실 연관이 깊다. 하루 일을 끝내고 나서, 잠깐의 시간을 내서 매화의 향기를 떠올려 보자. 지치고 힘든 삶 속에서 하나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매화의 향기마저 없다면, 우리의 인생은 고난과 힘듦, 땀과 긴장뿐이지 않겠는가.

봄과 여름이 되면 특히 매화공원은 꽃나무 향기가 절정을 이룬다. 꽃나무 향기를 맡으며 조금은 천천히 자연을 느끼며 매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매여울공원

자연도 좋지만 조금은 아늑함이 필요하다. 혹시 아늑하고 편안함을 찾고 있나? 그런 사람에게는 매여울공원을 추천한다.
매화공원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매여울공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크기가 앞선 두 공원보다는 작지만, 감싸 안은 듯 포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공원 입구를 들어서면 귀여운 요정 조각상이 사람들을 반긴다. 파란 백합을 들고 서있는 요정의 모습이 매여울 공원의 아기자기함을 보여준다.
요정 조각상을 만나 걷다보면, 공원의 중앙 광장 분수대가 나온다. 중앙광장 분수대를 중심으로 여러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분수대를 중심으로 그늘막이 되어 있는 벤치들이 있어 아이들이 분수대에서 놀고 있을 때, 엄마들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조금은 쉴 수 있다.

편안한 그리움 느끼는 향기로운 공원산책_2
매여울공원

분수대에서 더위가 조금 가셨다면 뒤쪽으로 돌아 천천히 벽들을 구경해보는 것은 어떨까. 매여울공원 분수대 뒤쪽 벽들에는 여러 가지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그 벽들이 그냥 쭉 일자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병풍의 모양으로 전시되어 있어 그림도 보고, 벽들의 모습도 구경할 수 있다.
병풍 속에는 건강과 장수를 의미하는 여러 가지 그림들이 담겨져 있어 보는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또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병풍 모양의 벽들을 구경하고 돌아서면, 공원 곳곳에 있는 여러 조각상들을 볼 수 있다. 머내생태공원에서 본 듯한 금낭화를 닮은 조각상이나 나비모양의 조각상들은 그곳에서 느꼈던 그리움을 조금은 편안하게 떠올리게 만든다.
햇빛 좋은 날엔, 하루쯤 나와 함께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러 생명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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