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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한 청년 사업가인 줄 알았는데…투자사기의 말로
가짜 이력 내세워 투자금 330억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
2017-06-13 16:27:45최종 업데이트 : 2017-06-13 16:27:45 작성자 :   연합뉴스
유망한 청년 사업가인 줄 알았는데…투자사기의 말로_1

유망한 청년 사업가인 줄 알았는데…투자사기의 말로
가짜 이력 내세워 투자금 330억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13일 검찰이 구속기소한 한독투자자문 대표 김모(29)씨의 알려진 이력은 화려하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제도권 투자자문회사를 인수하는가 하면 연예기획사를 설립해 탤런트 J씨와 Y씨 등 유명 남녀 연예인들과 잇따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유명 증권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면서 주식투자로 큰돈을 벌어 이렇듯 성공 가도를 달린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날 검찰이 밝힌 김씨에 대한 수사 결과는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달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주식투자에 뛰어든 이른바 개미 투자자였다.
주식투자로 재미를 못 보던 김씨는 후순위 투자자에게서 받은 돈을 선순위 투자자에게 원금이나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로 투자금을 받아 가로채는 수법의 범죄 보도를 접하고선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불법 유사수신 업체를 만들어 주식투자를 통한 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믿음을 얻으려면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지방의 한 대학에 입학했지만 이내 학교를 그만두고 사기 행각에 전념했다.
금융감독원의 무등록 유사수신 업체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김씨는 범행을 중단하기는커녕 더욱 대담한 계획을 세웠다.
그는 제도권 투자자문회사를 통해 범행을 이어가기로 하고 올해 초 기존 투자자들에게서 받은 돈 21억여원으로 금감원에 등록된 한 투자자문회사를 인수했다.
이어 이름을 한독투자자문으로 바꾸고 보험설계사를 영업직원으로 대거 영입, 이들의 보험고객들을 상대로 투자금을 받기 시작했다.
작년 11월에는 연예기획사를 설립하고 연예인들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며 한독투자자문이 문화콘텐츠 영역으로 진출했다고 널리 알리기도 했다.
자신의 범행을 숨기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김씨의 눈속임은 계속됐다.
한독투자자문의 본사를 지방에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로 이전하고 연예인을 홍보모델로 내세우는가 하면 투자 설명회도 개최했다. 또 경찰과 함께 유사수신 척결과 금융사기 방지 교육을 한 것처럼 거짓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자신은 서울의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유명 증권사 2곳에서 근무했으며 각종 주식 관련 자격증을 보유했다고 한독투자자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렸다. 이력에 대한 의심을 피하고자 나이도 10살 많은 30대인 것으로 속였다.
이에 안전하고 번듯한 제도권 투자자문회사라고 믿은 투자자 1천12명은 주식 투자에 따른 연 12∼72%의 고수익 지급을 약속한 김씨에게 투자금 330억원을 건넸다.
검찰은 김씨가 설립한 연예기획사에 한독투자자문 자금이 흘러들어 간 정황을 포착하고 김씨가 투자 유치 등의 목적으로 연예기획사를 설립한 것으로 판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검찰에서 "최종적으로 1천억원의 투자금을 받아서 증권사를 설립하려고 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zorb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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