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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막막증'·'폰아일체증후군'…학생 고민 유쾌한 진단명 화제
경기 수원교육지원청, 상담의 날 맞아 초중고 대상 '마음약방' 운영
2021-11-05 16:41:14최종 업데이트 : 2021-10-30 11:33:00 작성자 :   연합뉴스

'미래막막증'·'폰아일체증후군'…학생 고민 유쾌한 진단명 화제
경기 수원교육지원청, 상담의 날 맞아 초중고 대상 '마음약방' 운영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내 꿈이 뭔지 모르겠어요"(미래막막증), "갑자기 화가 나요"(감정롤러코스터), "휴대전화 없이 못살아요"(폰아일체증후군)
다양한 고민에 빠진 중고생들에게 재치 있는 진단명과 처방전으로 웃음 바이러스를 퍼트린 경기 수원교육지원청의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화제다.

지난 27일 경기 수원여고에는 이름부터 생소한 '마음약방'이 문을 열었다.
마음약방에선 학생들의 심리상태와 고민을 듣고 그에 적합한 '병명'을 진단해주고 '약'을 처방해주는데, 약 봉투를 받아 든 학생들의 표정은 심각하거나 걱정스럽기는커녕 웃음꽃으로 활짝 피었다.
약 봉투에는 쓰디쓴 약 대신 달콤한 초콜릿과 비타민이 이틀 치 포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진로를 정하지 못해 걱정이라는 학생에겐 '미래막막증'이란 진단명을 내려주고 초콜릿 약과 함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3번 외치기, '인턴'·'국가대표'·'야구소녀' 등 영화 보기, 풍경 감상하기와 같은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심리 처방전도 함께 줬다.

교우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겐 '사람관계 멀미증'을 해소하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영화와 책을 소개하는 처방전을, 핸드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폰아일체증후군'을 겪는 학생들에겐 눈의 피로를 줄이는 인공눈물과 미술·운동 처방법을 안내했다.
이런 식으로 ▲ 감정롤러코스터 ▲ 다좋아증 ▲ 습관성만성피로 등 총 6가지 진단명과 그에 해당하는 처방전이 준비됐다.
약 봉투와 처방전은 또래 상담 동아리 소속 '학생 약사'들이 건네줬다.
학생 약사들은 "식후 30분 후 복용하라"거나 "약을 먹고도 나아지지 않으면 꼭 상담실을 찾아달라"는 주의사항도 잊지 않았다.

김미숙 수원여고 상담교사는 "이번 이벤트는 상담의 날을 맞아 수원교육지원청 위(Wee)센터 주관으로 마련된 이벤트성 행사"라며 "그동안 코로나로 축제나 이렇다 할 행사를 못 했는데, 처방전과 약을 받은 학생들이 환호성을 부르며 모처럼 좋아했다"고 말했다.
김 상담교사는 "고민을 가진 학생들이 보통 '나에게만 이런 문제가 있을 거야'라며 마음속에 담아두고, 그것이 쌓여서 문제가 깊어지는데 이런 체험 행사를 통해 고민을 자연스럽게 털어놓을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수원교육지원청 위센터는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진행되는 '상담의 날' 주간을 맞아 도내 54개 초중고교 2만여명 학생에게 마음약방을 비롯한 에니어그램 성격검사 등 심리검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올해로 3회를 맞이한 '상담의 날' 주간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축제 기간으로,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체 체험 부스를 운영하는 대신 각급 학교 사정에 맞춰 개별적으로 진행됐다.
김영신 수원교육지원청 위센터 실장은 "코로나로 학생들의 지친 마음이 작게나마 위로해주려는 취지에서 행사를 준비했다"며 "작은 행사였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고민을 쉽게 털어내 마음의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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