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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뺏긴 유커>③ "저가경쟁 한계…지역관광·특산품 키워야"
2016-01-27 06:00:02최종 업데이트 : 2016-01-27 06:00:02 작성자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오예진·이도연 기자 = 유커(중국인 여행객·遊客)의 한국 재방문율은 고작 20% 수준에 불과하다. 방한 중국인 5명 중 1명만 한국을 다시 찾는다는 얘기다.

이들이 두 번째 한국행에 고개를 젖는 가장 큰 이유는 저질·저가 관광과 빈약한 관광 콘텐츠 때문이다.

유커 관광 수요를 완전히 일본 등 경쟁국에 뺏지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정부, 관광업계,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구시대적 관행을 깨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저질·저가 관광 경쟁 정부가 제재해야"

한국 여행이 질 낮은 숙박·음식·관광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1차적 원인은 여행업계의 하향평준화 경쟁 탓이다.

김홍주 한국관광협회장은 27일 "중국 전담 여행사들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여행객에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며 "이렇게 적은 돈을 받고도 흑자를 내려다보니 상상도 못할 낮은 비용으로 저질 유커 관광이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탄식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런 문제에 대해 "저가 비중이 높은 여행사를 제재하거나 전담여행사 자격을 2년마다 갱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저가관광 비중이 높은 여행사를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중국 현지 여행사들의 관광객 송출 자료를 축적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에 뺏긴 유커>③
많은 짐을 든 중국인 관광객이 명동 지하도의 계단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모습.<<연합뉴스TV 자료 사진>>

고질적 택시 바가지요금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바가지 택시 삼진아웃제를 시행하고 인천공항은 현장 단속을 강화하는 등 지자체, 기관 등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만큼 여행업계 스스로의 자정 노력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회장은 "정부에서 시스템상으로 개선하려고 하지만 업체들이 자성을 안 하면 방법이 없다"면서 "이제는 결심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변정우 경희대 교수는 "일본은 조금 비싸도 사람들이 인정을 하고 가는 체계가 안정적으로 잡혀있다"면서 "우리 업계도 저가 여행에서 벗어나 질로서 승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하상 전경련 교수는 "똑같은 시골 식당의 생선탕이라도 프랑스에서는 종업원이 깨끗하고 단정한 유니폼을 입고 깍듯하게 상을 차려주지만 한국은 몸빼바지를 두른 아주머니가 나와 수저통에 대충 꽂혀 있는 젓가락을 골라 준다"면서 저질 관광 탈피를 위한 자발적 서비스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본에 뺏긴 유커>③

◇ "서울 벗어나 지역 관광상품·특산품 키워야"

쇼핑을 제외하면 볼 게 없다고 평가되는 국내 관광의 콘텐츠 부족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재방문이 이뤄지려면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서 지역만을 방문할 수도 있도록 지역 관광을 활성화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속초나 양양의 항구와 공항을 이용한 평창 권역, 광주·무안공항 중심의 전라도 권역, 대전이나 전주 등 내륙 권역 등을 개발해 이 중 한 군데만 다녀가도 충분히 관광욕구를 채울 수 있게 한다면 5∼6번 한국에 올 수 있는 매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방의 특색있는 콘텐츠를 활용해 여행 상품화를 하고, 해당 여행사에 대해 2년 이상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크루즈 시장 확대를 위해 2020년까지 제주도와 부산을 포함해 전국 9개 항만시설에다 전용 부두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 특산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 교수는 "한국은 제주도 한라산에 가도, 지리산 사찰에 가도 모두 효자손을 팔고 강원도에서도 서울 마장동 고기를 떼다 파는 등 특색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반면 일본은 어느 특정 지역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물건이나 음식들이 대부분"이라면서 "같은 지역이라도 업자들마다 개성을 가지고 직접 만드는 방식이라 일방적으로 공장에서 받아오는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원재료의 가격이 비슷해도 서비스의 질에서 오는 차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ohyes@yna.co.kr, dy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1/27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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