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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주노동자와 화성 산책
우리에겐 명절,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연휴
2014-01-31 00:57:56최종 업데이트 : 2014-01-31 00:57:5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네팔인 노동자이며 기자에게 화성과 행궁동을 안내

시민기자와 알고 지내는 네팔인들에게 최대한 수원의 명물을 제대로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연휴를 맞아 삼겹살집에서 막걸리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한 후, 장안공원에서부터 길을 걸어 화서문으로 향했다. 을씨년스런 찬바람이 불어 조금은 춥다는 느낌이 드는 밤이었다. 아내와 네팔인 두 사람이 함께였다. 

서북공심돈과 화서문의 운치는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늦겨울에서 봄을 향하는 한풀 꺾인 추위쯤은 거뜬히 견뎌내게 할만큼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수원 화성의 밤이다. 장안문에서 화서문을 걷고 다시 행궁동 길로 굽었다. 행궁동을 세세히 소개하고 싶었으나 급한 발걸음을 재촉하는 지인의 전화가 걸려왔다. 네팔인이다. 집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더욱 급한 걸음으로 행궁동을 바람처럼 굽이돌며 둘러보았다.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화성 산책_1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앞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화성의 야경을 보며 한국의 역사를 배우는 시간을 흥미로워했다. 한 사람은 아내, 한 사람은 네팔인 약사이며 한국에 이주노동자이며 한 사람은 이주노동자이며 네팔 시민활동가이다.

매우 잘 정리된 간판들과 집과 집 사이에 소소한 것들까지 운치를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길은 그 누구에게라도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경치가 되었다. 훗날 산이나 폭포, 강이나 바닷가의 풍경만이 지역의 명소로 팔경, 칠경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만큼 행궁인근의 길은 수원의 신팔경을 꼽아 본다면 충분히 그 자리를 차지할 것 같다. 시민기자는 나름의 수원 팔경을 마음속에 하나 둘 새겨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행궁길이다. 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동시장 길도 마찬가지고 지동벽화 길도 마찬가지다. 급하게 몇 군데를 손꼽아버렸다. 남은 수원의 신팔경을 주제로 언젠가 다시 기사를 작성해보고 싶다. 몸이 머무는 곳을 마음으로 간직하며 곱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민기자의 생각으로 현대인은 머무는 곳 어느 곳도 모두 떠나기 위해 마련된 베이스캠프다. 하지만 여전히 머무는 자리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자랑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란 생각이다. 그런 행복을 주는 수원의 거리들을 소개하는 일이 네팔인들에게 새로운 네팔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달밤에 체조하듯 짧은 시간 불빛도 한결 밝아진 행궁동 길을 걸으며 다시 그들에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안내를 한다. 물론 오래된 고려, 조선, 삼국시대의 이야기까지 역사를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들과 만남을 가진 이유는 걱정스런 일 때문이다.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화성 산책_2
행궁동 길을 걸으며 골목을 자세히 설명듣고 거리에 화려한 그리고 말끔한 공간에 아늑함을 만끽했다.

아픈 환자에게 희망을

사실 며칠 전 네팔의 한 여성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급하게 치료를 요하는 병증이 있어 네팔인 기자인 민 쁘라까스 우쁘레띠 씨와 상의가 있었다. 그래서 함께 남은 이야기들을 하느라 저녁에 식사 모임을 겸해 만났다.

누군지 잘 모르고 성의껏 안내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네팔에 있는 시민기자와 가까운 사람의 동생 부인이었다. 모르고 성의를 다했는데 알고 보니 전혀 낯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시민기자는 안내를 하고도 병원에는 함께 가지 못했으나 다행히 아내가 병원을 찾아 함께 안내를 해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네팔에 살고 있는 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도움을 요청한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미 안내를 마친 이야기였다.

1천만원의 치료비가 든다고 하는데 어찌해야할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아직 치료를 받지 못했으나 외국 이주노동자들 후원 단체에서 협조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은 설날이다. 때맞춰 네팔인 이주노동자들도 모두 연휴를 맞았다. 연휴동안 그들에게 새로운 꿈이 익는 날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연휴 동안의 휴식이 걱정으로 보내는 날이 아니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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