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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媤)월드와 친하고파? '명절을 이용하라'
2014-01-29 11:14:21최종 업데이트 : 2014-01-29 11:14:2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고부(姑婦)간의 관계 즉,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관계는 한마디로 불편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겠다. 살아가면서 깰 수는 없고 영원히 함께 가야하는 처지이니 참이나 껄끄러운 관계다. 오죽하면 '시'자가 들어가는 시금치만 생각해도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린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리겠는가. 

시(媤)월드와 친하고파? '명절을 이용하라'_1
시(媤)월드와 친하고파? '명절을 이용하라'_1

낼 모레로 다가온 최대 명절인 설날처럼 온가족이 모이는 명절이나 조상을 모시는 제사가 있는 날이면 이른바 '시(媤)월드'의 전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집집마다 시어머니, 며느리, 시누이 간의 크고 작은 다툼과 신경전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는 것이 우리 사회 일상사가 된지 오래다. 
그럴 수밖에! 집안마다 성장 배경이 다르고 문화가 달라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 투성이다 보니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하여 혼인 후 갈등이 심화되어 결국 이혼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일일 연속극의 테마로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부들이여! 방법이 있다. 
'아가야 우리 집안은 이렇게 하는데...'라는 식으로 시댁에서 삶의 방식을 강요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의 방식을 통하게 하는 법이 있다. 사전에 포석을 깔아 시댁 식구들의 마음을 훔치는 방법이다. 혼인 20년 생활에 터득한 나만의 방식이랄까. 
어쨌든, 난 지금 시댁에 사랑을 흠뻑 받고 있으니 아직까지는 잘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바이다. 나만의 비결 공개한다.

잘하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난 무늬만 가정주부이지 음식을 잘 하지는 못한다. 오직 잘하는 것이 있다면 남편 아침상 차려주기와 청소하기다. 물론 찬은 없고 밥과 국(혹은 찌개) 그리고 따뜻한 물만 있다. 마른 반찬이나 나물을 대신한 싱싱한 채소들을 항상 준비해 밥상이 가난하게 보이지 않도록 내놓는다.

비록 반찬이 부실해도 매일 아침밥과 따뜻한 숭늉을 챙겨준다는 것은 남편을 지극히 챙긴다는 것을 의미하니 시댁에선 곧 당신의 아들을 극진히 모신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니 며느리를 미워할 수가 없다. 따라서 부족한 것이 많더라도 이것저것 잘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전화, 그리고 선물을 때때로 챙겨라

결혼생활이 항상 행복하지는 않다. 때로는 다투고, 다투고 나면 남편이 밉고 시댁도 챙기기 싫어진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니 누구나 이와 같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럴 때일수록 친정을 챙기듯 시댁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당신 아들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지만 우리 어머니 아버님 사랑 덕분에 힘이 솟는다!'며 전화를 드려 위안을 받는다. 단 강도가 너무 세면 아들 욕을 한다고 생각해 오히려 역효과를 보니 살살해야 한다는 것.

기왕지사 기분이 설령 나쁘더라도 꾹 참고 '어머님~ 용돈 부쳤으니 노인정 가셔서 한턱 쏘세요!'라든가 '거위 털 패딩 보냈으니 마실가실 때 아끼지 마시고 막 입고 다니세요!'라며 선물을 하는 거다. 
시댁 챙기기는 '줄탁동시(달걀이 부화하려 할 때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동시에 껍질을 쪼아 깨트리는 것)'의 원리와 같은 것이라 가정의 장기적인 행복을 위해 참 좋은 방법이다. 물론 선물은 형편에 맞게 해야 한다(너무 비싼 선물은 당신 아들 고생하여 번 돈 흥청망청 쓴다고 생각하기 쉬우니!).

시(媤)월드와 친하고파? '명절을 이용하라'_2
시(媤)월드와 친하고파? '명절을 이용하라'_2

절호의 기회 명절, 그리고 제사

우리네 세시풍속은 흩어져 살던 가족이 모이는 시간이다. 또한 조상을 모시는 제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때가 절호의 시간이다. 한동안 소홀했던 가족 간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랄까. 친밀한 대화법을 통해 마음까지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함으로서 돈독한 유대감을 쌓을 수 있겠다.

전을 붙이고 나물을 다듬고, 고기를 삶고, 떡을 만들고... 혼인한 주부들은 제사나 명절이 다가오면 몇날 며칠 일에서 헤어나지 못해 죽을 맛이다. 
그러나 주부들이여! 역으로 생각하라. '이때 아니면 언제 가족이 모이며 사촌들 간의 얼굴을 익히겠는가. 정성을 들이면 조상님이 복을 내려줄 것이고, 자식들의 정서에도 좋아 성장배경 추억으로 이만한 때도 없다.' 이런 생각을 하며 즐겁게 상을 차리자. 동서들 간에 우의도 쌓고, 시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길이기도 하니 축제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바꾸면 힘이 훨씬 덜 든다.

시(媤)월드와 친하고파? '명절을 이용하라'_3
시(媤)월드와 친하고파? '명절을 이용하라'_3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지금 이 시간 거실에 둘러앉아 설맞이 떡국을 위한 떡을 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은 어제 4년 전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신 시아버님 기일을 맞이하여 아침부터 며느리들이 모여 제사상을 위한 음식을 장만했다. 물론 시어머님도 함께. 
일 잘하는 큰 며느리는 음식을 만들고 난 주로 옆에서 돕는 도우미 역할을, 넷째는 잡다한 여타의 일들을 해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있듯 서로가 덕담을 주고받으면서.

며느리들은 서로가 잘하는 일을 맡아 충실히 실천하면서 '시(媤)'자와 친해지려 노력했다. 
모두가 바쁜 현대인들이라 이런 시간을 갖기란 좀처럼 힘들다. 그럼에도 조상을 기리며 공동체 의식을 되살리는 것이 가족의 책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를 버리고 가족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 가족 공동체라는 물이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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