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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활습관은 이대로 좋은가
올바른 태도는 내 아이의 미래
2014-01-29 16:14:09최종 업데이트 : 2014-01-29 16:14:09 작성자 : 시민기자   안효정

나의 생활습관은 이대로 좋은가_2
잘못된 습관은 낭비를 불러온다

"엄마!, 손에 비누를 칠할 때는 물을 끄는 거예요"
5살 딸아이가 내게 하는 말이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와 화장실에서 딸아이의 손을 닦아 주던 중 딸아이가 건넨 말이었다.
"아~ 나희한테 갑자기 찬물이 나올까봐~" 라며 대충 얼버무려 버렸지만,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같은 실수는 또다시 반복 되었다. 딸아이 친구 집에서 크리스마스이브 파티를 하기로 하였다. 많은 아이들이 모였고, 나는 그 아이들의 손을 씻겨주는 일을 하게 되었다. 차례로 줄을 선 아이들이 손을 씻으러 드나들고 있었다. 여기서도 나의 물을 잠궈두지 않는 습관은 그대로 드러났다.
순서도 되지 않은 녀석이 갑자기 화장실로 들어서더니 손을 닦이고 있는 날 한번 쳐다보고는 손을 뻣어 물을 잠구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다른 엄마들에겐 말 하지 못했지만, 그날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나의 좋지 않은 습관은 우리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도 알고 지키고 있는 어렵지 않은 일인데, 내가 그것조차 하지 않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즐겁지만은 않은 파티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난 늘 그랬다. 손을 닦거나 이를 닦을 때 물은 늘 틀어 놓은 채였고, 설거지를 할 때도 트리오를 사용하는 동안 잠궈 두어도 될 물을 하릴없이 흘려보내곤 했다. 뿐만 아니라 샤워를 하거나 머리를 감을 때도 우리집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쉬지 않았다. 

비단, 물 뿐만이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대기전력 낭비가 무척이나 심하다고 한다. 대기전력으로 인한 낭비가 연간 4억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보통 서민의 입장에서 4억원이라는 비용의 체감은 더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 속에 내가 있었다. 나는 집안의 전기 가전제품의 코드를 잘 뽑지 않는 편이다. 아침에 머리를 말리던 드라이기는 외출 후 돌아와도 그대로 꽂혀 있고, 전기포트는 물을 끓이는 일을 하지 않아도 늘 같은 자리에 꽂혀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노트북이다. 노트북은 사용을 하지 않으면서도 코드뿐 아니라 전원을 켜 놓은 채 하룻밤을 보내기도 했다. 

게다가 하루종일 외출 후 돌아와 문을 열고 들어선 집에는 누군가 있는 듯 환하게 불이 켜져 있고, 심지어 라디오는 계속 흘러나오고 있을 때도 종종 있었으니 4억원의 낭비에 내가 큰 힘을 보태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생활 속에 그대로 녹아있는 나의 나쁜 습관은 바로 고쳐지지 않았다. 

오늘도 하원하여 집으로 들어서는 딸아이의 입에서는 "엄마~ 또 불 켜고 나간거야?"라며 신발을 벗는다. 따라 들어오던 둘째 아들놈도 능숙하지 않은 말솜씨로 누나 말을 따라한다. "불 켰어?"할 말이 없어진 나는 "얼른 신발 벗고 들어와 손 씻자."라는 말고 답변을 대신한다. 

어느 날, 나는 딸아이의 생활을 자세히 살펴 보았다.
손을 닦으면서 비누칠을 할때는 중간에 반드시 물을 잠궈 두는가 하면, 사용하지 않는 방에서 나올 때는 불을 끄고 나오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파란불이 되자마자 다급하게 건너려는 나와는 달리 좌우를 살피더니 오른손을 들고 건넌다.
물론 학습의 효과가 무척이나 클 것이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올바른 습관들을 하나 둘 익혀가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놀랍기도 하고 반성되기도 했다. 

나의 생활습관은 이대로 좋은가_1
올바른 태도를 가진 아이로 자라길 원한다면 나의 태도를 돌아봐야한다

딸아이의 말과 행동에서 나는 새해부터 몇 가지만 지켜보기로 한다.
첫째, 비누나 샴푸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물을 잠궈 줄 것
둘째, 외출 시, 혹은 사용하지 않는 방의 불은 반드시 끌 것
셋째, 사용이 끝난 가전제품의 플러그는 쉴 수 있도록 뽑아 둘 것
처음부터 지킬 수 없는 많은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생활에서 힘들이지 않고 지킬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그것은 오히려 가정 경제에도 지속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습관이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생활을 말한다. 흔히들 말하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은 분명 다른 뜻이지만, 늘 항상 반복된다는 동일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아이들은 내가 책을 보면 책을 꺼내 온다. 그것이 비록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요리 책이더라도, 내가 힘들다고 잠깐 눕기라도 하면 금세 따라 내 팔을 베고 눕는다.
가끔은 모방의 천재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내가 하는 행동까지 똑같이 따라 하는걸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때론 나의 행동이 부끄러울 때도 있다.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앞으로 TV를 볼 때도 주의 해야겠어"
"왜?"
"나희랑 태희가 나처럼 누워서 TV를 보고 있더라구. 깜짝 놀랐어. 그 모습을 보는데 완전 내가 거기 누워 있더라고.."
"애들이랑 있는 시간에는 가능하면 TV좀 줄이고 놀아줘, 잠든 후에 보고.."
우리 부부는 같은 대화를 그 이후에도 여러번 한 것으로 기억한다. 나뿐만 아니라 남편도 몸에 베어있는 습관을 단번에 바꾸는 것이 어려웠고, 매일 회사일에 치여 바쁜 일상을 보낸 그에게 잠시나마 방해받지 않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자리한 탓이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했다. 나의 습관과 행동, 말투 등 모든 것을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아이들에게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지 내 아이의 거울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로부터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태도'를 배운다고 했다. 생활습관은 어찌보면 그 사람의 태도다. 

책 속에서 태도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등장한다. 또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태도'를 바르게 해야 한다는 내용도 적지 않게 나온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내 아이가 훗날 어떤 아이가 되길 바라는지. 그 아이를 위해서 나의 '태도'는 무엇을 수정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고, 작은 것부터 바꾸는 노력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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