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을 준비하는 사촌오빠를 바라보며
세상에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2014-02-10 23:53:18최종 업데이트 : 2014-02-10 23:53:18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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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촌오빠가 5년 만에 한국에 아내와 함께 들어왔다. 어릴 때부터 줄곧 같은 동네에서 자란 나보다 두 살 많은 오빠는 다른 사촌들과 달리 유독 친근한 느낌이 있다. 모든 생명은 키우는 사람을 성장시킨다 세월의 흐름따라 순조롭게 잘 자라주고 있는 아이를 볼때마다 감사함을 느낀다 오랜만에 사촌오빠 내외를 만난다는 핑계로 아이 둘을 떼어놓고 나간 주말나들이였다. 그 반가운 만남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얽히고 얽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렁이고 있었다. "여보, 아이들을 낳고 기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우리 잊지 말자." 뜬금없는 나의 이야기에 자신은 늘 우리 애들만 봐도 배부르다며 당신은 그렇지 않았냐고 반문하는 남편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TV를 켰는데 쌍둥이 자매의 입양이야기가 나왔다. 언니는 미국으로 입양 가서 자라고 동생은 한국의 본래 부모 밑에서 자라 현재 각자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과연 그들이 같은 사주를 타고 났는데 같은 운명으로 동일한 삶을 살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언니는 미국에서 심리학 교수가 되어 있었고, 동생은 한국에서 무당이 되었다. 언니는 미국의 풍요로운 가정에서 물질적이고 정서적 지원을 아낌없이 받으며 자신의 삶은 자기 스스로가 선택하고 바꿔갈 수 있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동생은 한국의 가난한 가정에서 부모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가운데 7년 동안 시름시름 앓다가 신내림을 받아 자신의 운명은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아니라는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있다. 문득,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촌오빠 가정에 오게 될 아이와 그 아이의 성장이 궁금해졌다. 사촌오빠와 언니의 성품으로 보아 충분히 멋진 아이로 성장시킬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버려지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선택되지 못한 생명, 어쩌면 그들이 특별한 선택을 받은 생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 있겠는가, 잠시나마 '입양'에 대해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나 자신을 반성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로 인해 버려졌다고 해서 생명의 가치가 하향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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