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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동 ‘삼익지하보도’ 문화예술 옷 입고 활짝 웃네
2014-01-06 14:46:53최종 업데이트 : 2014-01-06 14:46:5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과거 지하보도는 음산한 기운에 걷는 동안 영 기분이 좋지 못했다. 짧은 거리에도 불구하고 한번 숨을 크게 들이쉰 후 지상으로 탈출이라도 감행하듯 재빠르게 벗어나곤 했다. 특히 어린이나 여자들은 해가 떨어진 후에는 아예 지나칠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우범지대란 인식이 강했다.

그렇지만 지자체 여기저기서 주민들과 함께 문화와 예술의 옷을 입혀 한층 밝아짐으로써 예전의 어두운 이미지를 탈피해 나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 가까이에도 우리 마을의 이야기와 역사, 더 나아가 수원의 옛 풍경까지 전시하며 마을에 사는 자긍심을 한껏 길러주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과 수원의 경계선인 지지대고개를 지나 경수대로 인근에 위치한 파장동이다.

파장동 '삼익지하보도' 문화예술 옷 입고 활짝 웃네_1
파장동 '삼익지하보도' 문화예술 옷 입고 활짝 웃네_1

6일 오전 11시, 푸근한 날씨에 어깨를 한껏 피고 이른바 '삼익지하보도'라 불리는 곳으로 현장탐방에 나섰다. 이곳은 수원시마을만들기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파장동마을만들기 협의회와 주민들이 협업하여 만든 공간이라고 얼마 전에 들은 터라 과연 어떤 방식으로 꾸며져 있을까, 상상하며 찾아갔다. 
버스로 이동한다면 대략 세정거장 정도의 거리쯤 되었을까, 대로 반대편으로 파장시장이라고 쓰인 입간판이 보였다. 
"오호라, 저기구나. 온 김에 지하보도 구경 후 시장도 들러보자!"

'삼익지하보도'란 푯말을 뒤로하고 입구로 들어서는데 여느 지하도와는 확연히 다른 차이점을 발견했다. 바로 불편한 계단이 아니라 폐타이어(?)인 듯 보이는 물질로 푹신푹신하게 사선으로 쭉 깔아 놓았다. 고령 어르신들과 어린이들,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음이라. 그 순간 마음 한편이 온기로 따듯해졌다.

세상에나! 밑으로 내려가니 더욱 놀랍다. 보도와 마주하는 순간 환한 광채가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한쪽 벽면은 온통 사계절 눈꽃이 화려하게 피어있고, 그 위부분엔 수원화성의 옛 모습이 오(伍)를 갖추고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엔 주민과 함께하는 갤러리와 파장동의 역사, 주민자치센터의 사업 등과 함께 2012년부터 올해 진행되는 마을만들기의 과거와 현재가 일목요연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파장동 '삼익지하보도' 문화예술 옷 입고 활짝 웃네_2
파장동 '삼익지하보도' 문화예술 옷 입고 활짝 웃네_2

벽면 공간, 주민창작, 아트사업이 삼위일체가 되어 전시함으로서 '현재 파장동의 모습은 이래요' 라며 안내하는 듯했다. 파장동 인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의 그림이 걸리고, 마을만들기 협의회에서 추진한 '아이 좋은 파장'의 사업들이 자랑스럽게 소개되어 있다. 
동주민자치센터에 방문해서 우리 동네 소식지를 굳이 받아보지 않아도 여기서 잠시만 시간을 가진다면 미래의 마을 상(像)까지 예측이 가능할 만큼 짜임새가 돋보였다.

파장동 '삼익지하보도' 문화예술 옷 입고 활짝 웃네_3
파장동 '삼익지하보도' 문화예술 옷 입고 활짝 웃네_3

음침하고 싸늘했던 지하보도에 반짝반짝 빛나는 마을의 이력을 담음으로써 파장동의 전체를 빛나게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살기좋은 마을만들기는 굳이 거창한 사업이 필요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소소한 주거환경의 개선이 주민들의 활력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전시 내용에 따르면 파장동은 인근 해우재와 함께하는 배나무골을 조성하고, 파장천 맛고을 사업도 펼친다. 또한 노송골 효사랑 실천사업도 펼치고 지난해에 이어 아이사랑 프로젝트도 이어진다. 

파장동 '삼익지하보도' 문화예술 옷 입고 활짝 웃네_4
파장동 '삼익지하보도' 문화예술 옷 입고 활짝 웃네_4

지하도에서 마을의 역사를 한눈에 담고 한참을 거닐다 파장시장 안내판을 따라 나왔다. 마을의 시장치고는 꽤나 넓고 깊었다. 아직 이른 시간인가.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이 떡볶기와 튀김집에 몰려있는 풍경 빼고는 인적이 없는 도로가 널널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후가 되면 사람들의 냄새를 찾아 장터는 붐빌 것이다. 예까지 왔으니 저녁 찬거리며 아이들 먹을거리도 사자는 심정으로 시장 통을 누비다 보니 어느새 양손엔 봉지가 주렁주렁 들렸다. 집까지 가려면 꽤나 손가락이 아프겠지만 마을의 훈풍을 함께 담아 집으로 향했다. 

머지않아 봄의 소리와 함께 '2014 수원시마을만들기'가 시작된다. 40여개 동에서 저마다 차별화된 사업들을 들고 박차를 가할 것이다. 파장동 역시, 작년과는 다른 변화된 마을을 꿈꿀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사업들을 살펴본 바로는 그리 욕심 부리지 않는 스타일이니 겉모습은 그리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면 어떠랴. 마을만들기의 궁극적 의도인 우리 마을이 행복하면 그만인 것을! 
주민이 행복해야 마을의 단합이 잘되고, 더불어 나라도 부강해진다. 단발성으로 끝나는 사업보다는 작지만 멀리 가는 사업들이 옹골차다는 것을 파장마을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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