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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불편함을 참아야 하나
2013-12-29 11:55:00최종 업데이트 : 2013-12-29 11:55:00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2013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따뜻해야할 연말연시 대화와 타협이 전혀 보이지 않은 불통의 현장이 있다. 철도노사다.
철도파업 20일째, 이번파업의 발단이자 가장 큰 쟁점은 '수서발 KTX법인' 설립이다.
정부와 코레일은 '수서발 KTX법인 자회사로 내부경쟁을 유도하고 적자구조를 개선하겠다.' 반면 철도노동조합은 '새로운 KTX법인은 사실상 민영화의 첫 단추다. 다시 말해 민영화가 아니다.'서로의 주장만 20일째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코레일은 수서발 KTX법인 타협은 없다고 주장하며, 수서발 KTX법인 면허를 발급했다. 또한 기관사·승무원 660명을 신규 채용공고와 노동조합에 민·형사상 책임과 함께 손해배상에 따른 구상권 청구계획을 밝히는 등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철도노동조합은 수서발 KTX 법인 면허발급을 중단하고 철도 발전방안에 대해 사회적 논의에 나서겠다면 파업을 중단할 수 있다고 하지만, 코레일은 이를 거부했다.

언제까지 불편함을 참아야 하나_1
수원역 대합실 열차표를 예매하기위해 기다다리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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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불편함을 참아야 하나_2
오매불망 기다렸던 열차에 탑승하는 시민들

열차이용 너무 불편합니다

코레일 노사의 팽팽한 대치로 철도 파업이 하루하루 최장기 기록을 경신하면서 산업계를 비롯해 국민들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수도권전철과  KTX와 새마을 등 열차 감축운행으로 국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자가 28일 중학교동창 송년회 참석하기위해 수원에서 대구까지 열차를 이용했다.
주말 열차운행률은 파업여파로 평소 대비 KTX 73%, 새마을호 56%, 무궁화 61%로 떨어져 운행하고 있다.
수원역 대합실 열차표를 예매하기위해 시민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있다. 열차번호와 행선지, 좌석여부가 표시된 전광판에 전 열차 입석이란 글씨가 선명하게 보인다.

"좌석이 없는걸 알고 기다리고 계신 거죠?"라고 열차표 예매를 위해 기다리는 시민 몇 분에게 질문했다. "알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잖습니까? 열차도 자주 오지 않는데 입석이라도 타고 가야합니다." 또 다른 분은 "이게 뭡니까? 돈 많은 양반들이야 부산이나 광주 등으로 비행기타고 가면되지만, 우리 같은 서면층은 정시에 도착하는 열차가 유일한데...벌써 며칠째 입니까? 이건 아니잖아요?"짜증스럽게 노사 쌍방에게 화살을 돌렸다.
     
힘들게 입석표를 예매한 시민들의 긴 한숨은 열차 안에서도 이어졌다.
몇 시간을 서서가야 하는 승객들은 객실 간 통로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이동했다. 그분들에게 "힘드시죠, 어디까지 가지나요?"하자 "부산까지 갑니다. 열차가 이렇게 많이 줄어든 상황을 몰랐습니다. 관심 없이 나온 저의 잘못이 우선이겠지만, 저는 정부에 묻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이 불편함을 참아야 하는지..."며 답답해했다.

기자가 않은 뒷좌석에 50대 중반의 남성 두 분이 앉았다. 두 분의 주제는 철도파업이다. "법을 무시하고 파업을 하는 노동조합이 잘못되었다. 악법도 법이라는 말이 있다. 법은 무조건 지켜야한다."는 분과 "일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나는 민영화에 관심 없다. 단, 지금 세상에 이렇게 밀어 붙이는 것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며 친구사이인 두 분의 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팽팽한 찬반논쟁의 중에 공통적인점이 있다. 하루빨리 파업사태가 마무리되어 열차이용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불편함을 참아야 하나_3
입석이라도 가야지요, 하루 빨리 노사가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건강한 법치국가는 '대화와 타협'

연말연시 국민들의 불편에 대해 코레일와 철도노동조합은 안중에 없다. 오직 각자의 길만 갈뿐이다. 조정자역할을 해야 할 정부도 조정기능을 상실해버렸다.
종교계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파업중재를 시도했지만, 정부와 코레일, 노동조합측은 기존의 각자입장을 되풀이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다. 다시 말해 법을 위반하는 그 어떤 것도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사회 모든 것이 법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법치국가는 법적용보다, 서로의 주장을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일방적인 한쪽의 승리보다 양쪽 모두 만족하는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2013년도 앞으로 이틀 남았다. 각자의 주장에서 벗어나 상대의 주장을 듣고, 타협하기에 이틀이며 충분한 시간이다. 철도문제가 일방적인 힘의 논리가 아닌 대화로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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