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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베르디 오페라 갈라콘서트
수원시립합창단 제146회 정기 연주회
2013-12-11 01:26:27최종 업데이트 : 2013-12-11 01:26:27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클래식 음악 연주회에 간다는 것은 음악에 대한 지식이 있고 없음을 가름하지 않는다. 
느끼는 것! 온 마음으로 느끼고 카타르시스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중심에 수원시 시립합창단이 있었다. 

수원시립합창단의 제146회 정기연주회는 작곡가 베르디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베르디 오페라 갈라콘서트'를 12월 10일 늦은 7시 30분에 경기도 문화의 전당 행복한 대극장에서 펼쳐졌다.

'원더풀'  베르디 오페라 갈라콘서트_1
'원더풀' 베르디 오페라 갈라콘서트_1

공연장 1층 로비와 2층 휴게실을 비롯하여 연인과 가족 등 삼삼오오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1층 로비에 장식 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는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 될 시간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하여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공연장의 로비 장식들이 평소에도 부드럽고 온기를 주는 북카페 같은 편안한 분위기였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이 더하니 정말 연말 파티장에 온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마다 멈추지 않는 미소, 떠들고 차를 마시는 모습에서 행복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았다.

영통에서 온 중년의 장모씨는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크리스마트 장식이 있어서 그런가 파티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영화 속에서 보던 음악회에 온 백작부인 정도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훨씬 더 좋아지는데요"라고 한다. "오늘은 밤 12시를 넘기면 안 되겠다. 호박마차가 변하기 전에 들어가야지"라고 하면서 동행이 농담을 한다.

수원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지휘자 민인기님의 싸인으로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선율이 흘러나오고 고딕양식의 무대가 펼쳐진다. 저마다 한껏 뽐내고 차려입은 여성들의 화려한 드레스, 신사들이 파티장인 살롱에 가득하다. 즐겁고 유쾌하게 술잔을 부딪치고 파티장의 모습은 더 없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고 있었다.

사이사이 해설을 첨가해주는 콘서트 가이드 강성범님의 위트 있는 진행이 클래식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싹 가시게 했다. 

시립합창단의 공연은 관람 할 때마다 기대이상이었다. 지휘자 민인기님의 친절한 해설을 들으며 분위기 좋은 찻집에서 편안하게 듣는 로맨틱 음악을 연상케 하는 휴먼콘서트가 있었고 단원들이 뮤지컬, 마당극, 오페라, 등 파트를 나누어 배틀이라도 하는 것처럼 생동감 있고 힘이 나는 공연들이 있었다. 관람객들에게 합창단이라는 고정관념의 틀을 과감하게 깰 수 있게 한 공연들이었다.

장중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베르디를 오페라 작곡가로 태어나게 한 불멸의 오페라 걸작 '축배의 노래'에 관객들도 함께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유태인들의 시련과 신앙의 승리를 중심으로 사랑과 결투, 복수, 권력에 대한 야심, 등 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해설과 함께하여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공연의 또 다른 특징은 장엄하고 약간은 무겁고 처질 수 있는 음악을 무용수들과 함께 연출하여 지루 할 틈을 주지 않았다. 클래식에서 볼 수 없었던, 춤이라기보다 곡예에 가까운 율동은 기존의 '투우사의 합창'과는 확실하게 차별성 있게 생기발랄함을 보여 주었다.

오늘의 공연에 아주 뜨겁거나 열광적인 10대적인 반응은 없었지만 성숙한 관객들의 신사적인 분위기였다. 항상 짧게 느껴지는 공연을 관람할 때마다 매순간들이 소름이 돋도록 행복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삶에 지친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시발점의 선상에 선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공연 도중 휴대폰을 열어보는 관람객들이 많아서 빛 때문에 공연을 집중하여 관람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객석의 빈자리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공연에 대한 관심은 높았지만 그 관심에 비하여 공연 관람 에티켓은 따라가지 못했다. 성숙한 공연관람 에티켓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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