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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값진 상장을 받아온 동생
학력상 보다도 훨씬 좋은 올스타상!
2013-12-08 10:05:31최종 업데이트 : 2013-12-08 10:05:31 작성자 : 시민기자   이수진

"엄마, 나 상장 받아왔어!" 
동생이 가방에서 신이 난 듯이 종이 한장을 부랴부랴 꺼냈다. 나는 웬일이지?라는 생각부터 머릿 속에 들어왔다. 개인적인 자랑을 잠시 하자면, 나는 중학생 때까지 상을 무척이나 많이 받아 오는 아이였다. 학력상을 비롯한 독후감 상, 방학 과제물 최우수상, 그림 대회상 등 종류도 다양했는데, 내가 하도 많이 받아서 아버지가 검은 색 파일에 내가 받아 온 상장을 스크랩 해놓으셨다. 

굵다란 파일이 한 권 빼곡하게 다 채워질 정도로 많이 받아와서 어쩌면 내가 학교에서 받아오는 상장은 희소가치가 적었던 것 같다. 그런데 띠 동갑 차이가 나는 동생은 상장을 받아 온 적이 많진 않다. 뭐 꼭 상장이라는 것을 획득해야 좋은 학생이 아닌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래도 이왕이면 상장을 받아 오는 날은 우리 집이 들썩이는 날이 되기도 한다. 이왕이면 학력이 우수한 사람들에게 주는 학력상을 받아 오면 더욱 더 그 상장의 가치는 높아지게 된다.

 

가장 값진 상장을 받아온 동생_1
가장 값진 상장을 받아온 동생_1

그런데 동생이 보여 준 상장에는 '올 스타상'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뭐 대충 상장의 타이틀을 보아하니 공부와 관련된 것은 아님을 알았고, 뭐 교우들 간에 인기가 많은 사람에게 대표로 주는 상인가?하는 예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의 기를 살려 주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제작하신 상장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상장 아래에는 교장 선생님의 도장도 찍힌 공식적인 상장이었다. 

'위 학생은 교우 관계가 돈독하고 모든 일에 희생과 봉사정신을 발휘하여 타의 모범이 되므로 이 상장을 드립니다' 천천히 읽어 내려 가는데, 왠지 모를 기분 좋은 바람이 내 마음 속에 불어왔다.
나는 아직 아이들을 키워 보진 못했지만, 모든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이 있다. 바로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영위 할 수 있는 울타리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시점에서, 과연 다른 아이들과 융합이 되어 아무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을지를 걱정하게 된다. 

안 그래도 예전부터 사회문제로 대두 되어 오던 '왕따'문제를 비롯해서 자신의 아이가 왕따를 당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부모님들이 많으실 거라 예상이 되는데, 그만큼 아이들의 원만한 교우 관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나도 어린 동생이 학교를 입학 할 때 걱정을 했었다. 

혹여나 반마다 몇 명 씩 꼭 있는 나쁜심보의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과, 마음이 다른 또래 아이들 보다 많이 여린 동생인지라 상처를 쉽게 받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는데 이렇게 초등학교 6년을 잘 보내고 중학교 3학년까지 잘 보낸 동생이 너무나도 기특하고 대견 스럽다. 

특히 중학교 배정을 받을 때 친한 친구들과 모두 떨어지고 집에서 가장 먼 중학교가 걸려서, 동생이 얼마나 대성통곡을 하며 몇 날 며칠을 울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피식하고 웃음이 나올 정도이다. 왜냐하면 초등학생 때의 친했던 친구들과 모조리 떨어지고 혼자 먼 곳의 학교에 가서 잘 지낼 수 있을지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멀고도 낯선 중학교 생활을 시작했고 이제는 졸업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는 동생이 교우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고 그들과 돈독한 우정을 증명해주는 값진 상장을 받아와서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아버지는 상장을 찍어서 카카오 스토리(이 곳에 사진을 올리면, 친구관계를 맺은 여러 사람들과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에 올려서 자랑을 하고 싶다고 말씀 하기까지 하신다. 
국어 우등생 상장 보다 올스타상이 나는 더 값어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와 같은 상장을 제작해서 학생들의 기를 살려주는 학교 측의 방침에 대해서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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