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망하지 않는 가게, 오래도록 단골이 되고 싶어요
2013-12-08 16:30:35최종 업데이트 : 2013-12-08 16:30:3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늘 다니던 길에 건물 하나가 뚝딱 지어지는 것을 보면서 '저기에는 무엇이 들어올까?' 약간의 호기심이 생긴 곳이 있었다.
그 건물 뒤쪽에는 주위에서 많이 찾는 식당이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장사를 하고 있어 늘 주차장에는 차들로 붐비는 모습을 항상 보아오던 터이었다.

또 다시 그 길을 지나던 어느 날 건물은 드디어 완성이 되어있었고 커다란 간판에는 설렁탕집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괜히 걱정이 되어졌다. '저 곳에서 설렁탕만으로 장사가 될 수 있을까?' 가까운 곳에서 같은 메뉴를 가진 문 닫는 식당을 보아 왔던 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건물마다 새로운 식당이 들어설 때면 유독 관심도 가고 오지랖 넓게 걱정도 되곤 한다.

망하지 않는 가게, 오래도록 단골이 되고 싶어요_1
꽃 차가 서비스로 나오는 식당이네요.

망하지 않는 가게, 오래도록 단골이 되고 싶어요_2
식당에서 서비스로 골라 마시는 차가 준비되어 있네요.

대구에서 식당을 하는 손위 동서는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장사가 안돼서 걱정이라며 종업원들과 함께 턱 받치고 앉아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으려면 정말 속에서 열불이 난다고 표현을 한다. 그래서 요즘 장사하는 사람들이 힘든 모양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한다.

나의 걱정이 현실로 나타났다. 새로 생긴 건물에 설렁탕 간판을 단지 한 두 달 지난 뒤에 또다시 건물 외관에 손을 보더니 또 다른 간판으로 바뀌었다. 이번에는 주꾸미 볶음 가게였다.
내가 사는 동네 옆이다 보니 자주 그 길을 오고 가면서 보게 되는 가게이고 원래 볶음 종류를 좋아하기도 하고 미식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곳이 생기면 한번쯤은 가보고 음식 맛을 보고 싶은 심리도 작용해서 그곳을 찾아가 보았다.

새로 차린 식당답게 안과 밖이 깨끗하고 깔끔해 보였다. 주된 메뉴는 간판에서 알 수 있듯이 주꾸미 정식이었다. 주문하고 나니 투명유리주전자에 꽃차를 담아서 가지고 나온다.
그윽한 꽃향기가 눈으로 보여 지고 입으로 음미해보면서 따뜻함이 온 몸에 퍼지듯 포근해진다.
이미 분위기로는 합격점이다. 정식답게 몇 가지 사이드메뉴와 함께 나온 쭈꾸미 볶음은 침이 고일정도로 정열적인 색감에 윤기까지 흐르고 있었다. 맛은 매콤하고 달콤했다. 입맛 없을 때 먹으면 딱 입맛 돌아오게 할 정도로 약간은 얼얼한 입안의 느낌이다.

이 집만의 또 하나 서비스로는 식사를 끝내고 계산한 영수증을 지참하고 식당 옆으로 옮기면 아담사이즈의 간이 커피숍을 만날 수 있다. 영수증을 보여주면 그곳에 있는 메뉴 4가지 중에서 골라 주문하고 그곳에서 직접 만들어서 준다. 자판기 커피보다 기계에서 내리는 원두커피보다 왠지 사람이 직접 해주다보니 제대로 대접 받는다는 그런 기분이 든다.

워낙 가게들이 많이 생기고 또 없어지고 하다 보니 우스개 소리로 들리는 말로 요즘 장사가 제일 잘되는 업종이 간판가게라는 소리이다.
아는 사람 중 한 사람은 가게를 내놓은 지 2년 만에 가게가 나갔다고 한다. 인수받은 분은 50대의 아저씨로 퇴직 후 무언가 하기 위해서 발품을 팔다가 이곳에서 식당을 열기로 하고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이다. 

이렇듯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문을 닫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그런 상황들을 볼 때 장사라는 것이 정말 어렵고도 힘든 일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것들을 원하고 찾는다. 이제는 자신의 가게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 소비자들을 끌어당겨야 하는 것이다.

특별한 맛도 될 수 있고, 청결하고 깔끔한 분위기일 수 있고, 또 다른 서비스로 요즘같이 장사하기 힘든 때에 나만의 단골 고객을 만들 수 있다면 오래도록 장사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게들이 자주 망하지 않아서 오래도록 단골이 되는 그런 마을안의 가게를 꿈꾸어 본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