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이제 완연한 겨울인가보다, 하지만 추워도 웃는다
내 마음 바로잡고 사는 겨울 되시길
2013-11-26 19:14:58최종 업데이트 : 2013-11-26 19:14:58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첫눈이 우리의 바람대로 내리진 않았다. 우리의 바람보다도 더 을씨년스런 초겨울 분위기가 지구촌을 엄습하고 있다. 이상기후에 재난이 그것이다. 어제는 장마처럼 겨울비가 내렸다. 
여름날 같으면 밤새 사색에 젖어들기 좋았을 비다. 계절 따라 천지자연의 이치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똑 같은 비건마는 여름에 내리는 비와 겨울에 내리는 비는 감정도 다르니 말이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눈이 제 격이다. 얼마쯤 지나서 눈답게 겨울눈이 내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도 수원에는 함박눈이 잠시 내렸다. 30분 정도 시간에 내린 함박눈이지만 기분은 매우 상쾌하게 했다. 
요즘 아침 날씨는 매우 춥다. 그런 가운데 마지막 잎새를 빗자루로 쓸어 담는 손길도 있고 그 잎새를 밟으며 사색에 젖는 사람들도 있다. 
시민기자가 일하는 아파트 단지에도 오색이 아직 아쉽다고 남아 있다. 그래서 청소하는 어르신은 아침이면 낙엽을 쓸어내느라 바쁘다.

이제 완연한 겨울인가보다, 하지만 추워도 웃는다_1
수원월드컵경기장 주변의 원형 육교에서 본 아침 해

이제 완연한 겨울인가보다, 하지만 추워도 웃는다_2
경기경찰청 인근의 한 버스정류장 옆의 게시대에는 지나간 행사 펼침막이 더 많았다.

고생하십니다. 인사를 건넸더니 어르신께서는 깊은 사색의 골짝에서 묻어날법한 선문답 같은 명언을 인사에 덤으로 얹어주신다. 나의 머리 속이 밝아진다. 
"가을날 낙엽을 쓸어내는 일은 그림자를 쓸어내는 일처럼 허망한 일이다." 
나는 그 순간 그렇다. 그렇구나! 어쩌면 우리는 일상에서 쌓인 번뇌가 자신을 살게 하는 길인 줄도 모르고 그 번뇌를 씻어 말리려 한다.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고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퇴근길에 경기경찰청 옆을 지났다. 이제 지나간 일인데 아직 한 달이 지난 펼침막이 남아 있다. 행사를 중심으로 펼쳐진 홍보 펼침막들인데 새로운 일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새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저 펼침막의 게시대를 이용할 줄 몰라서일까? 연말인데 더 많은 소식들이 있을 법하다. 지나간 행사보다 다가올 일들로 채워지기를 기대해본다. 

이제 완연한 겨울인가보다, 하지만 추워도 웃는다_3
월드컵경기장 원형 기둥에 줄을 매달아 배드민턴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아침이 활기차다.

이제 완연한 겨울인가보다, 하지만 추워도 웃는다_4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낙엽을 쓸어담아 놓은 비닐 자루

오늘 아침 퇴근길에 한 아저씨가 내게 묻는다. 오는 말이 곱다. 어설프게 맞습니다 하고 안내를 했다. 잠시 후 반말로 다시 묻는다. 답을 하면서도 이 아저씨 왜 그러시나? 순간 반감이 생긴다. 
잠시 후 다시 또 다시 질문을 한다. 예, 하고 전보다 더 정성스럽게 길을 안내해주었다. 적어도 칠순은 되신 어르신인데 내리시면서 매우 공손하게 고맙다 인사를 전한다. 
오는 말 곱고 밉고 떠나 내 할 일 다 한다고 정성을 다해서 답을 드렸더니 마침내 고운 말로 기분좋은 아침 인사를 듣는가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조금 모자란 인사라도 우선 내 할 일, 내 도리가 우선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깊고 깊던 가을이 어느 순간 안녕을 고했고 찰나처럼 겨울이 왔다. 추운 마음에 내 할 일, 내 마음 다하면 덥고 따뜻한 향기가 우리네 삶의 반려가 될 것이란 기대로 푸근한 함박눈이 오는 날에 아름다운 시간을 기다린다. 

김장도 끝났으리라. 대부분이 함께 추위를 실감하는 날이다. 하지만 모두 행복한 겨울맞이 하시길 기대해본다. 추운 겨울이라도 일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웃는 날이 이어지시길......,

겨울, 펼침막, 단상, 김형효, 겨울, 첫눈, 함박눈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