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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소원은 부모님의 건강
보건소에서 하는 치매검사를 받아 본 부모님
2013-11-20 21:47:52최종 업데이트 : 2013-11-20 21:47: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직장을 다니는 언니와 평일 하루 쉬는 날을 택해서 친정집을 다녀오기로 했다. 어느덧 가을은 안녕이란 손짓을 하면서 우리 곁을 떠나려는 제스처를 내보인다.

천안쯤 가다보니 눈발이 제법 뿌려댄다. 내가 보는 첫눈인 셈이다. 바람결에 눈은 사방팔방에 흩뿌리면서 온통 시야를 가리고 만다. 눈을 돌려 보니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에는 제법 쌓인 눈으로 눈꽃이 만발한 산이 되어있었다.
겨울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이제 되었나보다.

자식들 소원은 부모님의 건강_1
검사의 일종으로 따라해보이시는 아버지의 모습

자식들 소원은 부모님의 건강_2
그림을 따라 그려보이는 것도 검사의 하나

친정집에 도착하니 부모님 두 분만 계시는 집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두 손을 마주 잡고 따스한 온기를 느끼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기운이 빠지고 검버섯이 얼굴을 점령해가는 모습에 안타까움과 슬픔이 교차한다.

점심은 두 분을 모시고 나가서 먹기로 했다. 집에서 맛있는 것으로 만들어 대접해드려도 되지만 늘 집에만 계셔서 답답해하시는 부모님께는 바람쐬러갈 수 있는 구실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적당하게 드라이브를 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식당을 선택해서 그곳으로 가서 좋아하시는 음식을 주문해 드시도록 했다.
연신 "고맙다. 너희들이 오니 정말 좋다." 두 분이 번갈아 가면서 말씀을 하신다. 가까이 산다면 자주 들여다보면서 외로움과 답답함을 좀 풀어드릴 수도 있으련만 안타깝기 그지없다.

식사를 하면서 슬그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친정 엄마와 아빠께서 연세가 드셔서인지 했던 이야기를 몇 번씩 반복하시고 금방 했던 말도 당신은 한 적이 없거나 기억이 없다고 하신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우리 자식들 뿐만 아니라 주위 분들도 걱정이 된다고 하신다. 그래서 언니와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일차로 보건소에 가서 치매검사를 해보기로 하고 친정집에 내려간 것이다.

어떻게 얘기를 해야 마음 상하지 않고 가신다고 할까 생각을 하다가 솔직하게 말하자는 언니의 말에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다. 그러자 별다른 거부감 없이 따라서 가신다고 한다.
면사무소 옆에 있는 보건소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온 목적을 이야기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보건소에서 하는 치매검사는 묻고 답하는 설문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검사하시는 분이 몇 가지 단어를 하면서 따라 하시라고 하고 조금 시간이 지난 다음에 그 단어를 해보게 하는 것도 있고 숫자 계산하는 것도 있었다. 속담의 뜻풀이를 하는 것도 있고 물건에 대한 인지도를 알아보는 것과 두세 가지 행동을 할 수 있는 질문도 하고 똑같이 그림을 따라 그려보게 하는 것도 있었다.

검사가 끝이 나고 조금 지나니 점수가 나왔음을 알려준다.
30점 만점에 26점, 24점이 나왔다고 한다. 검사하시는 분 말씀으로는 이 정도로 나온 것은 연세에 비해 기억력이 좋으신 편이니 치매걱정은 지금은 안하셔도 좋지 않을까 한다.

보건소에 와서 일차적 검사를 하고 점수가 낮게 나와서 치매가 우려된다고 하면 병원에서 검사할 때 지원금이 8만 원 정도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약을 처방해야할 경우에도 3만 원 정도의 보조금도 있다고 한다.
주위의 어떤 분은 바로 종합병원으로 가서 치매검사를 하는데 몇 십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했다는 말도 들었다. 물론 설문으로 하는 검사와 뇌파검사가 들어 있어서 보건소와 차이는 있겠지만 일차적으로 보건소를 거쳐서 병원을 갈 경우에는 혜택이 있다는 사실이다.

주로 노부부들이 오는 경우보다는 자식들이 모시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선은 간단하게나마 치매검사를 해보고 결과를 들으니 마음 한 편으로는 조금 안심이 되고 마음이 편해진 것도 사실이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 없다는 말이 자연적 순리이겠지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이제는 빈 그루터기만 남은 우리네 부모님을 위해 자식으로써 우리는 어떤 모습을 가져야할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에 잠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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