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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지동골목길을 따라
2013-10-24 21:29:20최종 업데이트 : 2018-03-09 10:27:1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수원에 벽화그림으로 이루어진 골목길과 마을이 있는데 발걸음은 늘 갔던 곳을 가게 된다.
금보여인숙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북수동 벽화마을과 행궁동 벽화마을은 몇 번씩 발걸음을 하면서 가본 곳이다. 근처에 일을 보러 나왔다가도 잠깐씩 들려보기도 하고 일부러 찾아와 둘러보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가보지 않았던 지동골목 벽화그림이 궁금해졌다. 가을볕을 친구삼아 느릿느릿 골목길을 기웃거려보기로 했다.

 
그림이 있는 지동골목길을 따라_1
골목길에서 만난 시 한 편
 
그림이 있는 지동골목길을 따라_2
담쟁이 넝쿨이 어우러져서 벽면의 그림과 조화를 이루다.

그림이 있는 지동 골목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이곳에서부터 골목 안 구경에 나서보기로 했다.
햇살이 조명등처럼 내리비치는 하얀 벽면에 한 편의 시가 얌전히 놓여 있고 가을날 낯선 골목길을 찾은 이방인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가을 분위기에 만난 시 한편이라. 이게 웬 횡재란 말인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가 벽면 한 가득 차지하고 있었다.
학창시절이 떠올라진다. 감수성 예민했던 누구나 다 문학소녀였던 그 시절 모든 시들을 외우고 연애편지에 인용하면서 시인인양 의기양양했던 학창시절이 이 한 편의 시를 보면서 떠올라졌다.
 
그림이 있는 지동골목길을 따라_3
쉬었다 갈 수 있게 마련된 의자도 보이네요.
 
그림이 있는 지동골목길을 따라_4
정겨운 글과 그림이 벽면을 메우다.

나뭇잎이 그려진 벽화 사이로 담을 타고 담쟁이 넝쿨이 내려 앉아 벽화에 매달린 그림에 생기를 주면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무지개 색깔로 알록달록 벽면을 수놓은 어느 집 담장에는 쉬고 갈 수 있는 곡선의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이 골목에 사시는 할머니 두 분이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계시다가 낯선 방문객이 다가가자 자리를 내어주신다.

"벽화그림으로 인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혹시 소란스럽거나 불편하시지 않은지요?" 라고 여쭈어 보자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기는 하지. 특히 주말에는 말이야. 하지만 불편하고 말고 할 것은 없어. 구경만 하고 지나가는데 뭐가 어때서"
말을 마치자마자 골목길 밖에 있는 화단에 풀을 뽑고 청소를 하신다.  얼마 전까지 꽃이 만발해서 참 예뻤는데 지금은 지고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꽃밭에 정성을 기울이시는 할머니이시다.

인사를 건네고 다시금 골목을 기웃거려본다. 물을 뿜어대는 고래를 담고 있는 벽화 위로 황토 빛 염색을 한 천이 너울너울 바람 따라 흔들리는 모습의 정겨움에 한참을 쳐다보았다.
되살림 발전소라는 팻말을 지나 가다보니 벽면이 온통 반짝 반짝인다. 가까이 다가가니 모습이 비친다. 거울 역할도 하고 벽면 장식도 해주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돋보인다. 

또 다른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그림은 티 없이 밝은 웃음을 짓는 허수아비 그림 옆으로 글이 적혀있다.
'세상사 허수아비처럼 말없이 남을 위해 산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 마음은 더 아름답겠지요. 그림을 그리도록 벽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내 마음까지 물들인다.

골목길을 지나다가 발견한 아쉬움...오래된 골목이다 보니 하수구를 통해 나오는 냄새가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덮개를 이용하든지 필요한 방법이 생겨서 냄새 문제가 해결된다면 훨씬 쾌적하게 구경할 수 있겠다.
또 하나 개인적인 생각은 벽화골목마다 테마를 정해서 벽화 그림이 그려진다면 특색과 포인트가 있는 벽화골목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수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벽화골목길에 오래도록 사람들의 관심과 발걸음이 오고가기를 바라본다. 

참, 26일 토요일 오후 2시엔 시립지동어린이집 옆 골목길에 수원시인들이 친필로 쓰는 시골목이 만들어진다니 기대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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