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죄스러운 노인들
자식들에게 짐 될까 전전긍긍하는 노년의 삶
2013-08-22 14:58:21최종 업데이트 : 2013-08-22 14:58:21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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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내가 거기 아들 집에 일주일 있었더니 금세 치매가 오겠더라고요." 노년의 삶은 결코 시든 것이 아닌 뿌리를 내리고 싹이 나면서 새로운 인생의 꽃을 피운 시기가 아닐까 그런 할머니들의 대화를 들으며, 눈앞에 뛰어 노는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 '나도 언젠가 저 아이들에게 짐스런 존재가 될 날이 오겠지? 나도 언젠가 저 아이들의 눈치를 보며 살날이 오겠지?' 지금은 마치, 그날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살고 있지만, 지금 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세월을 보면 그 날도 머지않음을 알 수 있다. 이미 나의 부모 역시 벌써 저런 고민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고, 내가 어떻게 아들이랑 같이 사냐? 며느리랑 맞추면서 나는 못 살아야!!" 친정엄마가 늘 하는 말씀이다. 가끔은 그런 이야기조차도 귀찮고 지겨워질 때가 있다. 그냥 두 분이 알아서 노년의 삶을 잘 개척해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말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대부분 자식의 눈치를 보고 자식에게 의지하게 된다고 한다. 젊어서는 아이들에게 세상 누구보다 든든한 버팀목이던 부모는 나이가 들어서는 자녀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 된다. 노인의 거짓말 중에 1순위가 '빨리 죽고 싶다.'라고 한다. 실상은 더 오래 살고 싶고, 죽음이 두려우면서도 주변에, 특히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지레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얼마 전에 남동생이 아버지께 한 질문이다. "아버지, 아버지는 몇 살까지 살고 싶으세요?" 그 말을 들은 친정아버지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서울에 일이 있어서 올라오신 외삼촌이 옆에서 들으시고는 크게 화를 내셨다. "이 놈아, 아버지께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라고 말씀 드려야지 몇 살까지 살고 싶으세요?가 뭐냐? 일찍 돌아가시라는 소리도 아니고, 그런 질문을 어떻게 답을 한다냐!!" 그 말을 들은 동생은 그저 아버지가 얼마나 삶을 살고 싶은지 궁금했을 따름이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렇다. 어쩌면 노년에 접어든 사람에게 가장 실례가 되는 질문이 "몇 살까지 살고 싶으세요?"일지도 모른다. 비록 나이가 들어 연로한 하루하루의 삶일지라도, 젊은이에게건 노인에게건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으며 죽음은 생각만해도 두려움 그 자체일 테니 말이다. "나는 딱 80까지만 살란다!!" 올해 65세이신 친정아버지가 앞으로 15년만 건강히 살다가 하늘나라에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기독교인이신 친정아버지는 신앙심이 두터워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다. 그에 반해, 엄마는 몇 살까지만 살겠다는 말은 회피한 채, "나는 아빠 하늘나라 가서 혼자되면 시골 내려가서 살 거니까 걱정 하지 마라."하신다. 아이와 노인이 행복한 나라가 진짜 행복한 나라라고 했다. 지금 이 시대, 특히 우리나라는 과연 노인이 행복한 삶을 살수 있는 곳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점점 노령인구가 늘어나는 지금 이제는 노인들이 누구나 행복한 삶을 누릴 자유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새 시대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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