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이 사는 부부가 행복한 부부
결혼의 성패는 나의 관점에 달려있다
2013-08-12 17:43:09최종 업데이트 : 2013-08-12 17:43:09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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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랑 결혼 잘 한 거 같아?" 결혼이 과자 한봉지 하나 사는 것처럼 쉬운 거라면 맛없을 때 버리면 그만이지만 그게 아닌 이상 주어진대로 맛나게 음미해보는 건 어떨까? 문득 과연 우리 부부는 어떤 부부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언젠가 티비에서 한 남자가 '집'이 자신에게 어떤 곳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자신과 먼 존재들이며, 아내는 항상 돈타령만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어디에서도 자신의 고뇌와 슬픔을 토로할 수 없어서 집이 더 이상 안식처가 되지 않은 지 오래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 방송을 보면서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자기는 어때? 자기도 집에 감옥 같아?"하고 물었었다. 적어도 나는 내 남편이 힘들 때 가장 먼저 그 힘듦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남편이 힘듦을 토로하면 언제나 깊이 공감하고 경청하려고 애써왔다. 물론, 남편은 나에게 그런 행동을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남편이 한마디 하면 그랬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음은 그런 노력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남편은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즐기는 걸 보면 나와의 대화가 그에게 힐링의 하나임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사실, 연애시절의 설렘이나 서로에 대한 정성과 관심은 부부로 살면서 많은 부분이 삭감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것이 때로는 마음 한 켠에 섭섭함이나 아쉬움으로 남을 때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힘들 때 토닥여주고, 기쁠 때 한번 얼굴 마주하며 웃을 수 있으면 그로써 그 부부는 행복한 부부, 별일 없이 사는 평탄한 부부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카카오스토리에 괌으로 해외여행 떠난 친구 사진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이럴 때는 화가 좀 난다. 남들은 다 나보다 더 좋은 남편 만나서 멋들어지게, 폼 나게 살고 있는 거 아닌가 싶고 조바심도 나고 나도 뭔가를 마구 자랑하고 싶은데 너무 평범해서 말이다. 그렇다. 때때로 내 팔자는 왜 이 모양이냐?하는 물음으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사는 게 인생 아닌가? 남편이 있어 내 사랑하는 아이들이 생겨났고, 아이들이 있어 나 역시 엄마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으니 힘들지만 감사할 수밖에. 이제 나는 이 별일 없이 사는 우리 부부 사이를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덧씌워보려 한다. 너무나 온화한 시부모님을 만난 것, 언제 모여도 즐거운 남편의 형제들과 평생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지를 레이더를 켜고 바로 간파해낼 수 있는 남편을 만난 것에 대해서 말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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