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에어컨이 있는데도 틀지 않는다고 궁시렁 거리는 딸에게 "그래, 틀어 봐" 했더니 에어컨에서 표시되는 우리집 실내 온도가 '31'라고 적혀있다. 깜짝 놀랐다. 우리가족 여름 잘 보내기_1 여름음식을 꼭 월남 쌈으로 하는 이유가 있다. 일단 쌀 종이에 싸서 먹으니깐 간편하다. 두 번째는 제철과일과 채소를 이용하니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지난번 토마토구입과 마트에 저렴하게 내 놓은 채소들, 파프리카는 전날 상품이라고 4개에 천원주고 구입했다. 셋째는 따로 비타민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음식으로 먹는 비타민이야말로 최고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 딸인데 매일 아침을 월남 쌈을 먹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우리 어른들은 건강을 위해 먹기 싫어도 먹게 되지만 딸은 인스턴트 음식에 습관화된 입맛과 나름의 식감이 있기 때문에 아침에 매일 똑같은 음식을 주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은 굳이 억지로 아침밥을 고집하지 말고 월남 쌈 남은 재료들을 채썰어 샐러드를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 샌드위치 속에다 넣고 보니 재활용도 되고 참 좋았다. 급하게 아침 겸 점심을 먹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도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이 아침을 굶고 나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하루 한 개씩 배달되는 우유 또한 딸의 몫이다. 평소 우유 마시는 것을 게을리 해서 조금 비싸더라도 '그것만이라도...' 하는 심정으로 빨대 꽂아 함께 두면 샌드위치도 먹고 우유도 마시니 조금은 엄마로서는 안도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아침을 거르게 되면 가면서라도 마시게 건네주기 좋다. 어제 내 딸은 "이제 키는 다 자란 것 같다 그래서 매일 저녁 줄넘기를 해서라도 키를 키워 보려고 한다"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포기하는 듯한 부정적인 단어는 듣는 나도 싫었는데 다행이었다. 길가다가 두 모녀가 걸어 가는데 엄마보다 키가 큰 딸도 있고 엄마보다 키가 작은 딸도 있다. 그런데 이왕이면 내딸은 나보다 컸으면 하는 것이 엄마의 바람이지만 감사하게도 내딸은 나보다는 크다. 키는 유전보다 후천적인 요인도 많다고 하니 자신의 키와 건강을 위해 매일 저녁 줄넘기를 통해서라도 노력하는 것은 참으로 가상한 것 같다. 줄넘기 또한 처음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습관이 되지 못하면 무슨 일이든지 마찬가지다. 월남쌈으로 아침식사 준비한 지가 벌써 세달 째 접어든다. 매일 먹어 싫증도 날 만한데 남편은 꼭 챙겨먹고 딸도 가끔은 먹는다. 그렇다고 고기를 전혀 안 먹는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고기를 먹으면 그 다음날 우리 가족은 별로 속이 안 좋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채식위주로 간다. 우리가족 여름 잘 보내기_2 그리고 어느 날부터 딸 얼굴에 자라고 있던 여드름 같은 것도 차츰 사라져서 없어진 것이다. 나또한 몸이 가벼워지고 또 과식하는 버릇이 사라져서 참 좋다. 여름음료로 그렇게 마시던 탄산음료들은 이미 우리 집 냉장실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올 봄에 만든 쑥 효소로 만든 쑥냉차를 마시는 즐거움 또한 탄산음료수를 딱끊게 만든 요인 같기도 하다. 이전에는 탄산음료를 많이 먹는다고 걱정했지만 이 또한 습관적으로 냉장실에 있으면 마시게 되는 것 같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냉장실에는 쑥 효소만 있다. 혹여나 밖에서 사먹는 것 까지는 말릴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월남쌈과 쑥효소 마시고 줄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내 딸이 올 여름은 참 잘 보내는 것 같다. 습관, 월남쌈, 쑥효소, 줄넘기, 여름잘나기, 딸, 시민기자 김성희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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