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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적인 전통시장 좋아
2013-07-29 10:14:04최종 업데이트 : 2013-07-29 10:14:04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지루한 장마와 후덥지근한 날씨에 끼니를 밖에서 때울 때가 많다. 더욱이 식욕이 왕성한 아이들의 세끼 꼬박 집에서 챙겨주는 것이 애꿎은 날씨 탓에 쉬운 일이 아니다. 일주일간의 길지 않은 방학이지만 끼니 챙겨주는 것이 매일 매일 큰 숙제가 되었다.

큰아이가 입대를 하고 작은 아이는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10시에 귀가하기 때문에 평소 집안은 조용하고 주부인 나를 성가시게 하는 식구들이 없었는데 방학하자마자 먹을 것에 대한 작은 아이의 요구사항이 끝이 없이 이어진다.

손이 많이 가는 요리부터 자잘한 분식까지 더운 날씨에 불 앞에서 일해야 하는 주부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하면 너무 큰 욕심일까. 궁여지책으로 묘안을 낸 것이 집과 가까이 있는 전통시장에서 한 끼니씩 때우는 것이었다.

집과 가까이 전통시장이 있다는 것은 주부로서 매우 편리하다. 전통시장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하게 먹기에 효용가치가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 더욱이 오래도록 다니던 단골이라면 덤이 주문량 비슷하게 넘치도록 나와 먹은 사람은 가격대비 대 만족이다.

작은아이가 각종 튀김을 떡볶이 양념에 섞어서 먹는 버무리를 먹고 싶다고 했다. 시장 갈 때마다 들렀던 족발 가게를 마주한 분식집을 찾았다. 작은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함께 시장 왔다가 버무리 먹으러 오기도 하고 오후 느지막 아이들 친구 동네 엄마들과 함께 찬거리를 사러 왔다가 들렀던 추억이 담겨 있는 분식집이다.

아주 오랫동안 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 주인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각종 튀김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지만 작은 아이는 김말이 튀김, 고추튀김, 오징어튀김을 떡볶이와 섞어 달라는 주문과 함께 한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떡볶이 버무리는 예전과 다름없이 접시에 넘칠 정도로 푸짐하게 나왔다. 삼천원 가격에 비하여 양이 곱빼기다. 떡볶이를 주문하면 떡의 숫자를 세어서 주는 인심 야박한 분식집도 많은데 이만하면 뒤로 넘어갈 양이다.

위생적인 전통시장 좋아_1
위생적인 전통시장 좋아_1

그런데 버무리를 먹으면서 음식을 만드는 조리 도구를 보니 많이 노후하였다. 튀김을 진열한 곳까지 기름때가 심하게 눌러 붙어서 맛있게 먹고 있던 버무리에 대한 식욕이 확 떨어졌다. 자세히 보니 튀김 바구니에 파리들이 날아다녔고 파리를 잡은 테이블도 파리채로 대충 파리 흔적만 없애고 닦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팔을 걸치고 있던 테이블에서 끈적끈적한 기름때가 멍처럼 달라붙는다. 물수건으로 닦아도 기름때는 밀리기만 하고 지워지지 않는다. 그때서야 분식가게 내부를 자세히 보니 천정에는 거미줄과 구서구석마다 쌓아 올린 짐 때문에 창고를 방불케 했다. 정리되지 않고 깨끗하지 못하다. 환경이 그러한 곳에서 위생적인 음식이 나올리 만무이다.

분식집을 나와서 떡집으로 향했다. 이곳 또한 오래도록 단골집으로 정하고 다니는 곳이다. 저녁때라 그런지 진열대의 남아있는 떡은 몇 가지 없었다. 다행이 작은 아이가 좋아하는 쑥 반죽에 견과류 넣어 빚은 떡이 있어 두 팩을 집었다. 그런데 팩 안에 작은 생물체가 파르르 떨고 있다. 자세히 불빛에서 보니 포장 팩 안에 초파리가 들어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주인아저씨가 초파리를 털어내고 계면쩍게 여름이라 초파리가 많다며 떡을 주었지만 초파리가 들어가 있지 않던 것 하나만 샀다.

여름이라 조금만 방심해도 초파리가 날아다니고 진열해둔 음식에 파리들이 날아다닌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 달리 냉방은 고사하고 한 낮에는 찜통을 방불케 한다. 불편한 주차시설과 위생적이지 못한 시설에 여름철에는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보다 시설 좋고 시원한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린다.

지루한 장마철과 휴가철이 겹쳐서 매출이 뚝 떨어지는 시기이다. 이때 전통시장의 매출을 올리고 대형마트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설은 물론이고 고객의 편에서 먼저 생각하는 상인들의 프로의식과 위생에 대한 문제 인식이 중요하다.

비위생적인 음식 모르고 한번은 먹겠지만 두 번 먹고 싶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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