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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을 통해 본 수원 관광의 미래는?
평생학습관 실습, 미래의 공정여행가 대전을 가다
2013-05-20 08:32:35최종 업데이트 : 2013-05-20 08:32:3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세월에 흐름에 사람의 주름살만이 느는 것이 아니다. 지난한 세월 사람들과 동고동락 해온 도시(혹은 농촌)의 건물도 늙기는 매한가지다. 
그것을 지배하던 사람들은 개발이란 명목으로 오늘도 부수고 삐까번쩍 신 모델 건축물로 그야말로 순식간에 대체한다. 그래서 오래된 것들, 한자리에 오랜 세월 자리하며 정겨움을 주었던 것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구잡이식 개발로 소중한 것들이 사라져 간다는 것을. 그에 대한 반발로서 이제는 개발이 아닌 보존, 도시재생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오직 새로운 것만이 최고라고 하던 가치에서, 사람과 문화의 흐름을 품고 있던 오래된 건축물을 재활용함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불러오고 있다.

수원의 가치, 수원화성 뿐일까

공정여행을 통해 본 수원 관광의 미래는?_1
공정여행을 통해 본 수원 관광의 미래는?_1

지난 16일과 17일, 수원시평생학습관 '공정여행가 양성과정'팀이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로 불황을 딛고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는 '대전 대흥동 공정여행'에 다녀왔다. 
물론 학습관의 플랜처럼 과연 공정여행이란 무엇인지, 그렇다면 공정 여행가들이 어떤 방향으로 목적과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등의 경험을 쌓기 위한 실습과정으로서 '공정여행'의 표본으로 자리한 청년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의 프로그램에 따른 여정이었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시민기자는 대흥동과 은행동 등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보면서 수원 관광산업의 미래를 생각해 봤다. 
과연 수원에는 수원화성이란 상품만 존재하는 것인지. 언제까지 세계문화유산이란 자부심 하나만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인지. 여타 다른 대안들과 접목시킨다면, 시너지 효과는 훨씬 크지 않을까? 등등 대전 공정여행을 통해 '더 넓은 수원'을 그려봤다.

잘나가던 대흥동의 침몰, 수원 성안과 닮았다

공정여행을 통해 본 수원 관광의 미래는?_2
공정여행을 통해 본 수원 관광의 미래는?_2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은 경부선 철도가 부설되면서 도심의 중심지로서 80년대 말까지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거렸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30년대에 들어선 충청남도청사를 비롯해 인근 충청남도 도지사 공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구)산업은행 대전지점 등 기관들이 밀집한 덕분에 상업의 발달을 가져왔다.

그렇지만 '크게 흥한다'는 대흥동 이름과는 달리 관공서들이 하나 둘 서구 둔산동으로 이사를 가면서 번화하던 상권도 서서히 퇴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상인들 역시 우후죽순 떠나면서 도심의 공동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졌다.

수원시도 일제시대 침탈의 일환으로 지어진 수원역을 기점으로 번화하던 상권은 이후, 교동과 팔달문으로 옮겨왔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팔달문 주변은 수원 상권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우 영화로웠다. 적어도 인계동과 영통, 수원역으로 상권이 분할되기 전까지만 해도.

도시 재생이냐, 개발이냐

'재생'과 '개발'은 완전 다르다. 전자가 건축물의 아우라를 보존하고 내부만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건물 그 자체를 무너트리고 새로운 모델을 세우는 것이다. 
쇠락의 길을 걷던 대흥동은 전자를 택했다. 물론 마을의 코앞까지 개발이란 명목으로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현재 남아있는 골목길만이라도 재생을 통해 고유한 가치를 함께 공유하기로 했다.

다행이도 대흥동 주변은 근대건축물이란 상품이 존재했다. 이를 활용한 원도심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더불어 길 정비사업도 벌이면서 대흥동이란 큰 공간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고 그간 대기업과 다국적기업들이 가져가는 수익 구조에 반하는 변화를 추구해 나갔다.

곳곳에 오래된 운치 있는 작은 집들이 카페나 화실, 문화놀이터로 변했다. 큰 건물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갤러리나 소극장 아트홀로 변신을 꾀했다. 똑같은 외형이 아닌 독창적인 공간으로 나름의 매력을 간직한 문화예술의 마을로 변모했다. 
뾰족집, 성당 등과 함께 남아있는 30년대 근대유산 건축물들 또한 재생을 통해 모던한 이미지(대전시립미술관, 근현대사 박물관 등)를 보존함으로서 대전의 상징물로 자리했다. 

원도심 관광상품으로 으뜸

공감만세 '원도심 공정여행'에는 이 모든 것이 담겨있다. 사회적 자본을 활용한 원도심 여행인 것이다. 사실 거리로 따져본다면 그리 크지 않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풋풋한 문화와 예술이 꿈틀거리는 기록들로 가득하다. 
오랜세월 골목을 지키는 칼국수 집이 그렇고, 여행자들을 위한 카페나, 토마토 북 카페 겸 잡지를 만드는 공간이나, 프랑스문화원이나 다문화음식점, 공공미술 레지던스나, 한 결 같이 공공의 가치아래 협업으로, 각각의 독립적인 공간으로서 색다른 매력을 풀풀 날린다.

공정여행을 통해 본 수원 관광의 미래는?_3
공정여행을 통해 본 수원 관광의 미래는?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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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여행을 통해 본 수원 관광의 미래는?_4
공정여행을 통해 본 수원 관광의 미래는?_4

예전 관광이 유명관광지를 찾아가 아무런 생각 없이 먹고 놀고 소비하는 것이 다였다면, 이제는 지역민들의 생활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체험하고 즐김으로서 지역발전에 공헌하는 공정여행으로 전환한 것이다. 
대전의 문화와 역사가 오롯이 묻어있는 원도심 체험을 통해 대전만의 속살을 드러냄으로서 그 어떤 관광보다도 흥미롭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준다.

수원 공정여행은 어떤 콘셉트로?

공정여행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머무를 수 있는 콘셉트로서 이야기가 있는 프로그램들로 짜야한다. 
그런 면에서 대전 대흥동 공정여행 프로그램은 매우 알차다. 물론 공감만세처럼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네트워크 협업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공공미술 볼거리와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진솔하여 사람의 마음을 더 사로잡는다. 
또한 시장 안 스카이로드 설치나, 은행동 LED 거리조성, 목척교 등 거대자본의 아낌없는 투자가 이어져 '익사이팅 대전'으로서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킨다.

이제는 냉정한 시선으로 수원의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짜보자. 시의 대표 관광 상품이 '수원화성'이니 제일 위에 놓고 그 다음 로드맵은? 혹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정조의 도시 수원은 수원화성과 행궁만 보는데 반나절이면 족하다고!"
그렇다면 이들을 하루 이틀 머무르게 하려면. 대안은 무궁무진하다. 

팔부자거리, 만석거, 축만제 등 정조시대의 이야기, 성안 전통가옥 이야기, 근대유산이 남아있는 농촌진흥청 등 서둔동 이야기, 행궁동과 지동의 벽화거리이야기, 수원역에서 교동에 걸쳐있는 일제시대 건축물과 옛길 이야기 등 오히려 대흥동거리보다 보물 같은 곳이 한둘이 아니다. 문제는 건물 재생을 통한 우리만의 이야기이되 지역특성을 살린 이야기라야 통한다는 것. 

대흥동은 근대유산이란 상품과 도시재생으로 탄생된 문화·예술의 거리, 그리고 성심당 이라는 지역 간판 빵집과 다문화 음식점까지 서로 차별화된 공간을 한데 묶어 공정여행 루트를 완성 시켰다. 
지역활성화에 아직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주진 못했지만 여타의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향후 반응은 월등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시 또한 용주사와 융건릉이 있는 화성시와 독산산성.궐리사가 있는 오산시를 한 박스로 본다면 반나절 관광이 아닌 1박2일 아니 3박4일도 가능한 여행지다. 
이것을 어떻게 짜는 가는 미래의 우리들, 공정여행가들의 몫이다. 우리지역을 우리만큼 잘 아는 사람들은 없으니, 원석을 찾는 심정으로 수원 깊이알기에 더 진력해야할 터이다. 
이번 대전 공정여행은 그래서 더 값지다. 수원시민으로서 우리시를 깊숙하게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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