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사색하기 좋은 길, 혜령공원
2013-05-17 20:09:42최종 업데이트 : 2013-05-17 20:09:4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사색하기 좋은 길, 혜령공원 _1
사색하기 좋은 길, 혜령공원 _1
 
아주대 뒤편으로 올라가면 야트막한 작은 야산이 있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광교 호수공원 (구 원천유원지)이고,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경기대를 거쳐서 광교산까지 넘어갈 수 있다. 혜령공원으로 이름붙여진 길은 수원 한가운데 도심속에서 흙길을 밟을 수 있는 편안한 산책길이다. 

혜령공원이란 이름은 최근에야 붙은 것 같다. 예전에는 아주대 뒤편 야산을 '여우골'로 불렸다고 한다. 여우골 산책로로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던 곳이다. 수원에 15년 가까이 거주해왔지만 구석구석 잘 찾아보지 않았기에 집 근처만 왔다갔다 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오늘 시간을 내어 원천 저수지를 새롭게 만든 광교 호수공원을 한 바퀴 다 돌아보았다. 넓으면서도 중간중간 쉼터나 물놀이장, 벤치 등의 공간이 있어서 많은 시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광교 호수공원보다 오늘 찾은 매력적인 장소는 바로 '혜령공원'이다. 

효성사거리(월드컵경기장 사거리)에서 동수원 톨게이트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편에 SK주유소가 하나 나온다. 그 옆에 주차공간이 있는데 차를 세우고 야트막한 언덕길을 오르면 복잡한 도시 속의 비경이 펼쳐진다.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는 한적한 길이다. 
'아니 세상에 이런 곳이 수원시 한복판에!' 라고 마음속으로 외칠만큼 괜찮은 곳이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쭈욱 걸어가보았다. 나무가 그늘이 충분히 져서 한여름 같이 더운 날씨에도 걷기에 무리없이 시원하다. 그리고 딱딱한 시멘트 도로에 지친 다리를 편히 내디딜 수 있는 흙길이다. 거기다가 광교호수공원처럼 사람들이 북적대지도 않고, 산책하는 몇몇의 사람 제외하고는 한산하다. 

사색하기 좋은 길, 혜령공원 _2
사색하기 좋은 길, 혜령공원 _2

정자가 하나 있길래 올라가 보니 바람이 사방팔방 통하여 시원하다. 여름날 낮잠 자기에도 딱인 장소다. 봉녕사길로 이어지기도 하고, 광교산까지 갈 수 있다고 하니 언제 한 번 시간을 내어 꼭 걸어보고 싶다. 수원에서도 걷기 좋은 길이 꽤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하루였다. 

혜령공원이라는 이름에 또 호기심이 생겼다. 혜령군은 세종의 이복동생이었다. 광패한 행동을 벌인 적도 있었으나 세종 20년에 명나라에 가서 황제의 칙서를 받아오는 공을 세웠다고 한다. 
34살에 요절하였고 원래 묘소는 수원 동문 인근에 있었다. 혜령군이 죽은지 3년 뒤 세종의 장인 심온선생이 억울하게 죽어 세종의 명으로 현재 영통구 이의동에 위치한 곳에 옮겼다고 한다. 

혜령군과 심온선생의 묘 일대를 광교역사공원으로 조성하였고, 앞으로 광교역사 박물관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한다. 혜령군의 이름을 딴 혜령공원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걸어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광교 신도시 역시 조선의 역사와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곳임을 알게 되었다. 

수원시에 있는 공원은 전체 58개라고 한다.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공원을 찾아보길 원하시는 분들은 '수원시 푸른 녹지 사업소' 홈페이지를 방문해본면 좋을 것 같다. 
생명을 잃어가는 도시 속에서 자연, 숲은 매우 소중한 공간이다. 혜령공원은 아직까지 산뜻하고 인위적으로 조성되지 않은 공간이라서 더더욱 매력적이다. 인공적이지 않은 공원길을 걷고 싶은 분들에게 딱이라고나 할까. 어디, 이참에 수원시의 58개 공원을 모두 탐사해보면 어떨까 생각도 든다. 

사색하기 좋은 길, 혜령공원 _3
사색하기 좋은 길, 혜령공원 _3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