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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화성박물관에서는 영화 상영도 해요
2013-05-18 09:20:14최종 업데이트 : 2013-05-18 09:20:14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내 달력의 매달 셋째주 금요일에는 화성박물관 영화상영이라는 일정이 적혀있다. 
화성행궁 옆에 있는 수원화성박물관 에서 한달에 한번씩 영화를 상영하는데 일반적으로 흥행에 성공해서 많이 알려진 영화보다는 작품성위주의 영화를 선정해서 상영한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우루과이 영화를 접해보기도 했으며 영화상영후 서로 영화의 느낌을 나누는 자리에선 다른 관객들이 같은 영화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도 알수있어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_1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_1

오늘 상영한 영화는 영국 출신의 켄로치 감독이 만든 영화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라는 영화다. 
영화 제목이 매우 서정적이라 아름다운 봄을 노래한 영화일거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기대하며 불이 꺼지기를 기다린다. 
영화는 1920년대 영국의 식민지인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헐링경기를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아일랜드인들의 집회를 금지하는 영국군은 그곳에 모여있던 사람들을 탄압하는중, 자신의 이름을 그들의 자국어로 끝까지 말하는 17세의 소년 미하일을 죽이게 된다. 이름을 영어로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젊은이들 중에는 영국 런던에서 의사로 일하는 데미언도 있다. 함께  독립운동을 하자고 권유하는 친구들의 부탁에도 자신의 삶을 위해 런던으로 떠나기 위해 기차역에 나온 데미안은 또 하나의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기차를 타려는 한 무리의 영국 군인들과 끝까지 영국군을 기차에 태워주지 않는 기관사를 만나면서 학대받는 아일랜드인의 모습과 무기를 든 영국군을 기차에 태우지 않는것으로 영국군에 저항하는 기관사의 모습을 보면서 런던행대신 아일랜드 독립군에 가담하게 된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라는 제목 처럼 영화속의 배경은 요즘같은 늦은봄, 세상이 초록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전개된다.
자신의 동족을 영국군에 밀고하는 부유한 농장주, 영국군의 협박에 동료들이 있는곳을 알려주고마는 어린동료.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를 배신자로 처형하면서 데미언은 이렇게 말한다.
" 조국이라는게 정말 이렇게 할 가치가 있는거겠죠"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_2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_2

개인의 사사로운 정까지 끊어내며 지켜내고 되찾은 조국 아일랜드. 이제는 기쁨만이 함께할줄 알았는데 또 다시 자유당과 공화당으로 나뉘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면서 결국 형 테디에의해 처형 당하는 데미언. 
일제의 식민통치 에서 벗어나 해방의 감격을 누림과 동시에 남,북으로 갈라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어 참 많이 안타까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들은 비슷한가 보다.  신사의 나라 영국. 지구상의 수많은 나라를 식민지로 통치하며 다스리던 나라. 그래서' 해 가 지지 않는 나라' 라고 일컬어지던 대영제국. 그 대영제국의 영광은 영화에서 처럼 식민지하의 국민들을 무력으로 탄압하고 손톱을 뽑아내는 고문도 서슴치 않는 잔인함으로 이룩한 제국이었을까? 

영국인 켄로치 감독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세상에 속죄하고 싶었나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요즘의 일본을 이끌어가는 정치세력들과 비교가 되는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을것 같다. 영화속에 이런 노래가 나온다. 
우리를 묶은 침략의 족쇄는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지. 그곳으로 부드러운 미풍이 불어와 황금빛 보리를 흔들어 놓았네.  우리의 아픈 역사와 많이 닮아있어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수원화성박물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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