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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 탑돌이 “도세 도세 108번을 도세!”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 수원사에 가다
2013-05-18 12:26:51최종 업데이트 : 2013-05-18 12:26:5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불(佛)! 법(法)! 승(僧)!"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대한불교조계종 수원사 주지 성관스님의 우렁찬 선창에 따라 사부대중들도 함께 불· 법· 승을 외쳤다. 
외침과 동시에 수원사 도량에 걸려있던 수많은 연등에 불이 일시에 켜졌다. 불기(佛紀) 255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점등식이 거행되면서 경내를 꽉 메운 대중들의 환호성과 함께 탑돌이가 시작됐다.
"도세 도세 빙빙도세 백팔 번을 도세/ 도세 도세 빙빙도세 백팔 번을 도세"

한반도에 불교가 전래된 지 1천600여 년, 고대국가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낳은 삼국시대를 거쳐 불심으로 나라의 재난을 막아내려 한 고려시대, 그리고 다소 침체를 겪은 조선시대에 이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불교는 다종교의 범람 속에서도 한민족 전통 문화이자 사상으로 굳건히 자리했다. 

석가탄신일 탑돌이
석가탄신일 탑돌이 "도세 도세 108번을 도세!"_1

17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수원의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한 '수원사'를 찾았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봉축행사가 저녁 7시 탑돌이로 끝날 때까지 경내는 수많은 불자들과 일반인들의 발길로 북적거렸다. 불자는 아니지만 깨달음의 불빛이 환히 비친 경내입구를 따라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수원사 경내, 불교신자들 염원 이어져

나도 불보살의 마음으로 수원사를 찾은 것일까. 입구부터 느낌이 남다르다. 불자이든 아니든 겉모습으론 판단이 서지 않지만, 다양한 염주와 웰빙 식품, 불교서적을 파는 곳에 들러 보시 아닌 보시를 한다.
염주 두 개를 샀다. 
열린 도량에서 산 것이라면 아무래도 속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것이란 속된 생각이 앞서지만 아무렴 어떠하랴! 부처님이 오신날이니 염주하나쯤은 팔목에 껴야 할 터이다.

부처님의 공덕, 베품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 경내에 임시로 차려진 불단과 고타마 싯타르타가 보리수 나무아래서 열반하신 모습을 형상화한 곳, 그리고 부처님을 모신 전각 곳곳에서 참배를 한다.
임시불단에 나아간 나이 지긋하신 보살과 아들내외가 함께 무릎을 꿇는다. 이어 젊은 엄마와 중학생 아들이 익숙한 몸놀림으로 부처님에 대한 예를 공손히 올린다. 
남학생의 아름다운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누가 보면 이상하게 생각되겠지만 순간 눈시울이 짠하다.

수원사 본당 왼편엔 속인들의 염원을 담은 축대도 섰다. 다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염원은 모두 다르다. 그렇지만 추측컨대 광명정대(光明正大)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널리 퍼지기를 축원했을 것이다.  

한마음 봉축 음악회 열다

석가탄신일 탑돌이
석가탄신일 탑돌이 "도세 도세 108번을 도세!"_2

봉축 법요식에 이어 준비된 봉축음악회는 또 다른 볼거리로서 수원사를 찾은 사람들을 흥겹게 했다. 불교문화원 3층 만불보전에서 약 2시간동안 벌어진 축제였는데, 딱딱한 불교문화와 예술에 한정된 레퍼토리가 아닌 색다른 춤과 노래 갈라쇼와 함께한 대중음악이었다. 
일반인을 위한 축제의 장을 제공하면서 석가탄신일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불교가 좀 더 대중적인 종교로 다가가기 위해선 이처럼 친근함을 함께 버무려야 할 터이다.

음악회가 열린 만불보전이 한정된 공간이라 미쳐 그곳으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함인지 주최 측은 경내에 임시로 세운 스크린을 통해 공연을 볼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경내사람들은 그들만의 인연공덕을 맺으며 붓다 자비의 뜻을 공유해 나갔다.

비빔밥 공양 하루 종일 이어져

산채비빔밥과 열무김치가 준비된 공양간. 평화의 불씨가 하루 종일 켜지는 날이기 때문일까. 점심공양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당일 공양주들에 의해 끊임없이 제공되었다. 
식당으로 향하는 줄이 줄지 않아 슬쩍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인파로 가득하다. 그러나 시끌벅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건하기까지 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행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옴에 따라 가람은 따사로운 햇살과 더불어 더욱 빛이 났다. 스스로를 괴롭히던 번뇌가 일시에 타파된 듯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은 공양을 마치고도 떠나지 않았다. 비록 크지 않은 절집이지만 잠시 의지처가 되어주기를 바라면서 경내를 돌고 또 돌고 있었다.

경건한 탑돌이, 무병장수를 빌다

"도세 도세 백팔 번을 도세!/ 도세 도세 백팔 번을 도세! 부처님은 성중의 성 중생들의 자부시고/ 하늘 중의 하늘이며 온누리에 빛이시어라...."
주지스님이 부처님의 공덕을 칭송하며 탑돌이 시작을 알리자 승려들과 함께 한 수원시 염태영 시장님 그리고 신도들과 일반인들도 뒤를 이었다.

석가탄신일 탑돌이
석가탄신일 탑돌이 "도세 도세 108번을 도세!"_3

올 한 해도 대한민국 평안하게 해주시고, 모두가 무병장수하게 해 달라고 기원하면서 탑돌이 뒤를 따랐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한 바퀴도 돌기도 전에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연등을 건넸다. 
바로 앞에서 두 손을 합장한 채 간절하게 비는 모습에서 나만의 욕심을 앞세울 수가 없었기에. 
'세상에 희망을, 마음에 행복을' 바라는 꿈은 각자의 욕심을 내려놓음에서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점등식 신호와 함께 일시에 켜진 연등이 황홀하게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가운데 축제의 절정은 한동안 이어졌다. 하늘은 이미 어둑해졌고 사람들의 형체도 흐려졌다. 그 안의 사람들과 늦도록 함께 하면서 '날마다 좋은 날'이기를 바라는 말없는 눈빛을 교환했다. 
'대자대비 석가모니불 나무 관세음보살!' 밤이 깊을 수록 몸과 마음이 맑아졌다. 

석가탄신일 탑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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