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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에 빠져 성안으로 이사온 그녀
수원시평생학습관 공정여행가 양성과정서 만난 이영란씨
2013-05-18 15:09:43최종 업데이트 : 2013-05-18 15:09:4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그녀를 만난 건 2012년 6월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던 어느 날이었다. 
제주 올레길의 창시자 서명숙 이사장이 수원포럼 강의를 위해 우리시를 찾았는데, 오후 강의에 앞서 수원시장과 시민들과 함께 하는 수원화성 투어가 잡혀 있었다. 
시민기자는 이때 취재차 동행하게 되었다가 그를 알게 되었다. 남들과는 다른 다소 튀는 차림새가 눈에 띄기도 했지만, 투어 구간마다 선두에 서서 시장님은 물론 주변사람들에게 수원화성에 관한 역사적 사실들을 알리는데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던 터라 그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수원화성에 빠져 성안으로 이사온 그녀_1
왼쪽이 이영란씨, 동료와 지역사랑에 대한 토론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그의 외모와 수원화성에 대한 사랑이 지독하다는 느낌을 받은 후 만남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딱히 연은 맺지 못했다. 그러다가 올해 5월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준비한 공정여행가 양성과정에서 다시 만났다. 놀라움 속에서 당시 인연을 잇지 못한 아쉬움과 궁금증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수원화성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수동으로 이사를 강행하다

그의 이름은 이영란, 5살 남자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올해 만 33살이다. 그렇지만 처음 그를 만나본 사람이라면 미혼(未婚)으로 의심할 정도로 젊어 보인다. 게다가 행동거지까지 천진난만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서두에 화성에 통달했다고 했지만 그는 문화관광해설사처럼 전문적인 공부를 한 사람은 아니다. 오직 순수 독학으로 화성을 공부했다.

이유인즉, 몇 년 전 수원화성전문가이자 문화유적 답사가로 유명한 염상균 선생님으로부터 현장 답사강좌를 듣게 되면서 그때부터 수원화성사랑에 폭 빠졌다.

"본래부터 역사학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 생물학과 역사를 복수전공 했지요. 그런데 졸업 후 직장을 다니다보니 그 좋아하던 역사학이 차츰차츰 나의 몸속에서 사라지는 거예요."
머릿속에서 사라진 역사와의 조우는 결혼 후 아이 낳고 육아에만 전념하다가 수원화성투어를 하면서 다시금 꿈틀대기 시작했다.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2006년 수원에 정착한 이후, 본격적으로 화성공부에 매달리다 보니 이젠 아예 성안으로 들어와 수원화성을 눈 안에 넣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이사다. 그런데, 남편이 "성안이사는 결코 할 수 없다"면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설득을 위한 이런저런 고민 끝에 묘안 한 가지가 떠올랐다. 그는 아이를 데리고 행궁동으로 갔다. 그날 아이를 시립어린이집에 털컥 입학시켜 버렸다. 그리고 입학허가가 떨어지자 결사반대를 했던 남편도 어쩔 수 없이 성안이사에 합의하고 말았다. 그게 작년 10월일이다.

수원화성 이야기에 온도 2도씩 올라가

엄마의 손을 잡고 집밖을 나온 아들은 수원천을 비롯해 화성박물관은 물론이요, 성곽까지 틈만 나면 돈다. 
"올해 아이가 5살인데요, 수원화성이 완전 우리 둘의 놀이터예요. 누가 물어보면 방화수류정이며 창룡문 등 어지간한 건축물 이름은 술술 말한다니까요. 얼마나 귀여운데요."
수원화성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자랑에 이어 친구이야기로 이어진다. 조금 전의 목소리보다도 훨씬 커진 목소리로.

"염상균 선생님이 수원화성을 가르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선생님도 수원화성사랑에 빠져 친구 2명을 꼬드겨 수원으로 이사를 시켜다는 거예요. 당시엔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제가 나중에 그렇게 되더라고요. 결국 내 친구 한명도 수원 자랑을 무지하게 한 결과 이사를 왔어요. 정말이랍니다."

수원화성에 빠져 성안으로 이사온 그녀_2
멋진 포즈를 취해달라는 시민기자의 요청에 처음에는 쑥스러워 하더니, 이내 자세를 취하는 이영란씨

그는 수원화성의 축성 이야기는 물론이요, 역사적· 문화적 배경 등 화성의 전체적인 맥락을 줄줄이 소개했다. 그는 화성이야기가 시작되자 온도가 2도씩 올라가듯 열정을 분출시켰다. 
듣고 보니 그의 수원사랑은 이뿐만이 아니다. 수원시에서 고쳐야 할 것은 무엇인지, 교통문제에 따른 버스 노선은 정상인지 등등 시정 곳곳 모니터링까지 열정이 흘러 넘쳤다. 근자에 수원 홀릭에 이처럼 빠진 사람은 처음이다. 그러니 더 그가 매력으로 다가올 수밖에.

현재, 성균관대학에서 주 3일 파트타임 이외의 시간은 최대한 쪼개서 자신의 열정을 다스리는 데에 집중한다. 주말엔 국궁으로 몸을 다스리고, 주중에는 수원화성 공부 등에 투자한다. 
그에게 일주일이란 참 짧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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