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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학교 '사통공감' 변신, 인기 좋아요
도전이 즐거운 학교, 율전중학교를 가다
2013-05-15 07:39:59최종 업데이트 : 2013-05-15 07:39:5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지난 13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스승의 날(15일)을 앞두고 도내 모든 교원들에게 보낸 '선생님 힘내세요, 함께 하겠습니다'의 편지가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교육자의 길은 숭고하고, 첨단공학의 교육환경도 선생님의 체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젊은 패기 넘치는 선생님의 열정은 지지되어야하고, 오랜 세월 사도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신 선생님의 경륜은 존경 받아야합니다"면서 신뢰와 협력의 문화가 살아있는 학교야말로 새 교육의 요람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김 교육감은 "교육의 답은 학교에 있고, 그 열쇠는 바로 교사들"이라며 존경과 존중이 일상화된 학교가 되기 위해 새로운 교권의 확립과 새로운 학교문화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단군 이래 교권이 이처럼 나락으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이러다간 교원들이 3D직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우습지 않다. 그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김 교육감의 편지가 그래서 더 감동이다.

 

변두리학교 '사통공감' 변신, 인기 좋아요_1
'도전이 아름답다'는 슬로건으로 공교육의 모범으로 자리한 '율전중학교' 전경

14일,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교와 지역사회 모두가 공감하는 '혁신학교'로 무한 변신을 꾀하며 공교육의 표본으로 자리한 '율전중학교'를 찾았다. 
사실, 이 학교는 서수원이라는 지리적 특성 등 여러 이유로 변두리 기피학교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혁신학교 예비지정에 이어 9월.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도내(道內)에선 '괜찮은 학교'로 자리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그 비결이 무엇인지 시민기자가 찾아가 봤다.

이 무대는 뭐지?

1999년 문을 연 율전중학교(교장· 이영관)는 그리 긴 역사를 품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서두에서 밝혔듯,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지정한 '혁신거점학교' 이외도, 교육부지정 '창의경영학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학교의 위상을 단박에 끌어 올린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달라도 달랐다. 물론 연혁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 학교의 외적 미관이 정갈하고 참 예쁘다.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나태주 시인의 아름다운 글귀와 함께 드넓은 운동장에서 활발하게 수업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 만나면서 잘 어우러진 교육 현장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정작 놀라움을 다른 곳에서 만났다. 교실로의 진입과정에서 만나는 현관 로비다. 
동그란 탁자와 색색의 의자, 그리고 바로 앞에 '도전은 즐겁다'라는 표어 아래 고정으로 설치되어있는 공간무대와 마주하면서 "이건 뭐지?"라는 호기심이 폭발한다. 여타의 학교가 학교의 역사 즉, 연혁으로 채운 공간이었다면 이곳은 민주적인 자치공동체의 공간이란 이미지를 풍겼다.

"우리학교는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이 되면 현관로비가 학생들로 꽉 들어찬답니다. 수업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문화를 이끌어가는 공연들이 펼쳐지거든요. 춤의 무대가 되기도 하고, 노래나 마술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기도 하지요. 매번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줌으로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즐거움으로 초대한답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학교 자랑에 나선 조순이 교무부장 선생님, 그의 자긍심은 높아 보였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꼭 경어를 써요. 아이들에게 권위가 아닌 배려와 존중을 가르치기 위함이죠. 또한 인사하기와 칭찬하기 등 인성교육에 열정을 다하다보니 아이들도 차츰차츰 변하더라고요."

변두리학교 '사통공감' 변신, 인기 좋아요_4
교정에 창의력이 돋보이는 풍경, 그리고 안내를 해 주신 조순이 선생님, 그의 미소는 예쁘다

교육을 디자인하다

'학생이 교사로부터 존중받는 학교, 학부모들이 학교운영에 즐겁게 참여하는 학교, 학생이 가고 싶고 배우고 싶은 그래서 행복한 학교, 배움 중심 협동학습 창의 지성 교육이 실현되는 학교, 나눔과 협력이 이루어지며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학교.....'
공교육 혁신 모델 학교로서 율전중학교가 추구하는 이념이자, 경기도교육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과거에 학교가 교사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학교와 교사, 학생과 지역사회 모두가 '행복한 학교'로 조성되는 것에 중점과제를 두고 있다. 

올해로 교직생활 24년째이지만 율전중학교에 부임한지는 5년, 교무부장을 맡은 지는 3년째라는 조순이 선생님은 이를 일명 '사통공감'이라 불렀다. 
"기존 수업의 틀부터 확 바꾸었어요. 역발상을 통해 학생들이 진정 즐거운 학교로 변환시킨 것이죠. 수업 전 아침 '독서시간'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길러주고, 수업이 시작되면 일방적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참여형 모둠수업으로 진행합니다. 그러니 선생님들도 매일 연구하느라 바쁘답니다. 질 높은 교육 현장 조성을 위해 서로 공유하고 협력하면서 다음날 수업을 준비하거든요."

'학습자 배움 중심'으로 교육방식을 꾸준히 디자인하니 학교 분위기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당연히 학생과 선생님의 공감도가 높아지고, 덩달아 부모의 교육활동 참여 또한 적극적으로 변했다. 

변두리학교 '사통공감' 변신, 인기 좋아요_3
자유로움 가운데 혁신교육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계신 선생님들

교육은 재미다

배움은 학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수련회나 수학여행 등 교외활동도 학습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자연스럽게 이끌어 나갔다.
최근에 사회문제로서 최대 골칫거리로 떠오른 학생들의 왕따 문제, 폭력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교장· 교감을 위시해 선생님들은 머리를 맞대고 작은 아이디어라도 모으는데 애를 썼다.

"물론 의도적 수업방식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현장학습 등 야외활동을 가면 대부분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기 때문에 뒤로 쳐지(?)는 학생들이 발생해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현장 미션'입니다. 눈에 띄거나, 감동을 준 일화나, 역사성을 지닌 건축물이나 등등 각자의 생각을 담은 사진 인증샷을 찍어와 '반 사진 모음집'을 만드는 거예요. 그러니 다함께 해야 하는 것이죠. 현장미션에 따라 내용들이 다르지만, 이젠 그것들이 기록으로 남고 작품이 되고 감동까지 줍니다." 

"이번 어버이날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만든 작품을 가족에게 전달하는 사진을 보내라고 했어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달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함이었죠. 그런데 아이들이 보내준 사진에서 감동적인 순간들이 전달되는 거예요. 사진을 보면서 막 눈물을 쏟았답니다."

학생들에게 '나누기', '자기 표현하기'등을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의 재미를 불어넣으니 그들도 거부감 없이 스스로 따라왔다. 매사 열과 성을 다한다는 교육자의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님을 교정 곳곳에서 만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선생님에 대한 예절에서 느낄 수 있었다.

"교직 초년생이었을 때는 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일방적 교육에서 끝난 것 같아요. 그런데 나이를 먹어보니 그런 것이 아니란 나름의 철학이 생기더라고요. 현재 교장 선생님도 '나를 따르라'가 아닌 '늘 함께'를 강조하시듯, 부모와 자식, 친구와 친구, 교사와 학생 등 '관계'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교육'이란 생각으로 바뀌었어요. 단절이 아닌 관계 회복 속에서 사회의 균형이 생기고 배려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죠."

변두리학교 '사통공감' 변신, 인기 좋아요_2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는 야외수업

친절한 학교에서 친절한 학생들이 배출된다. 일차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가정과 더불어 우리사회가 영원히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이 '학교' 교육이다. 교육만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부르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에만 창조경제가 있는 것은 아닐 터, 우리 공교육의 창조교육을 실천하는 혁신학교가 그래서 더 반갑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변하는 교육정책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교육의 순기능을 위해 애쓰고 계신 대한민국 모든 교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오늘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 알림
'사통공감' 혁신학교 박람회
2013. 6.14~15일
경기도복지센터
* 수원 초· 중· 고 16개 혁신학교 운영 사례· 자료집을 서로 공유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박람회라고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수업준비로 바쁘신 와중에도 흔쾌히 안내해 주신 조순이 선생님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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