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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녀의 봄 나들이
국립극장, 정오의 음악회
2013-05-16 00:24:58최종 업데이트 : 2013-05-16 00:24:58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우리 엄마는 아직도 소녀 같은 감성을 가지고 계신다. 각종 공연을 즐겨보시고 아직은 노인정 대신 문화센터나 복지회관에서 무엇인가를 배우는걸 더 행복해 하신다. 
그래서 화창한 오월에 남산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정오의 음악회를 감상하기위해 엄마와 나, 여동생 세 모녀가 모처럼만에 나들이를 했다. 

세 모녀의 봄 나들이_1
세 모녀의 봄 나들이_1

브런치음악회로 따뜻한 떡 한조각과 음료수까지 제공되는 정오의 음악회는 우리의 전통국악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수 있도록 해설을 곁들여서 전통국악연주, 무용, 판소리등을 한꼭지씩 소개하고 또 우리에게 익숙한 서양의  음악들을 편곡해서 우리 국악기로 연주하는 노력도 열심인 공연이다.
국악을 연주하는 중간에는 행여 관객들이 익숙하지 않은 국악 공연에 지루할까봐 대중적인 스타도 한분씩 초대해서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 알찬 프로그램이다. 

국립 국악관현악단 지휘자의 해설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태평소의 연주로 시작해서 캣츠와 맘마미아 등을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로 감상한후 국립무용단의 태평무가 공연 되었다. 

제목은 '천상화'. 지휘자의 해설에 따르면 우리가 흔하게 보는 하얀꽃에 노란 꽃술이 달린 구절초를 천상화라 하는데 이 구절초의 유래는 옥황상제를 보필하던 선녀가 죄를 지어 지상으로 쫒겨나 나뭇꾼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던중. 
그 고을의 사또가 나뭇꾼의 아내인 선녀를 탐했지만 선녀는 끝까지 절개를 지키다 결국은 죽어서 피어난 꽃이 바로 구절초라고 한단다. 

다시 조명이 켜진 무대위에는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듯한 선녀들이 있었다. 동작 하나하나가 얼마나 섬세하고 우아한지, 꽃인지 사람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숨이 멎을 것 같은 아름다움이 무대위에서 펼쳐진다. 이렇게 아름답고 황홀한 장면들을 눈으로만 담아야 하는게 정말로 아쉽고 안타깝다.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맞는걸까 아니면 꽃으로 분장한 사람이 아름다운거니, 꽃이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걸까.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빠져들었던 무용이 끝났다, 

세 모녀의 봄 나들이_3
세 모녀의 봄 나들이_3
다음 공연은 '스타와 함께' 코너인데 가수 정훈희가 화려하면서도 귀여운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하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카메라 불빛이 번쩍거리고 더불어 사진찍는걸 제지시키는 스텝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무대를 휘어잡는 정훈희의 노련함으로 객석의 반응은 용광로를 방불케한다.

앞자리의 나이 지긋한 아저씨는 노래 부르는 내내 팔을 좌우로 흔들며 최고의 반응을 보여준다. 정훈희가 노래 3곡을 부르는동안 1천석 규모의 객석을 몇 명의 스텝들이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차라리 포토타임을 주는편이 공연에 방해가 덜 될것같은 생각이 들정도였으니 역시 아직은 우리에게 국악보다는 대중가요가 더 익숙한건 어쩔수 없는 사실인것 같다. 

흥겹고 신나는 공연을 마치고 우리 세 모녀는 남산길을 오르기로 한다. 이제는 꽃 대신 싱그러운 초록의 세상인 숲길을 엄마와 동생과 함께 걸으니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지 가슴이 따뜻하다. 계절의 여왕 오월에 우리 세 모녀도 여왕 같은 호사를 누리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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