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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전 제자들과의 행복한 산행
2013-05-13 11:29:31최종 업데이트 : 2013-05-13 11:29:31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산행목표가 북한산인데 모이는 장소가 쌍문역이다. 익숙하지 않아 방향감각이 없다. 스승의 날을 3일 앞둔 일요일 산을 좋아하는 교장 3명이 북한산의 신록을 즐기기로 했다. 올 1월과 2월 북한산의 겨울은 세 차례 보았지만 봄풍경은 처음이다.

산행 안내는 최승화 교장(낙원중 근무)의 초등학교 제자 3명. 1978년 여주 신북초교 5학년 3반 학생들이다. 지금은 47세의 성인이다. 35년전 제자들이 당시 담임의 산행 가이드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산 오봉을 배경으로 올려놓은 스마트폰 사진이 연결고리가 되었다고 한다.

35년전 제자들과의 행복한 산행_1
산벚꽃 아래 제자들과 산행을 하는 모습이 정겹다.

35년전 제자들과의 행복한 산행_2
우이암 능선에서 제자들과 기념사진 한 장

북한산 인근인 도봉구 쌍문동에 거주하는 여 제자가 안내에 앞장을 선 것이다. 동네이기에 지리에 밝아 좋은 코스로 안내하려는 것, 초교 남자 친구 2명을 대동하고서다. 제자들 직업을 보니 건설회사원, 경찰공무원, 주부다. 얼굴을 보니 그 동안 인생을 선하게 살아온 표시가 역력하다.

마을버스를 타고 신방학초교에서 하차하여 곧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초등학교 교정 삼면이 신록에 쌓여 있다. 10시 20분 출발인데 산행시간을 3시간 30분에서 4시간으로 잡았다. 산행 후 점심식사 시간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곳 지리에 익숙한 지 자세한 산행 안내가 이어진다.

제자들의 스승을 위한 배려를 보니 흐믓하다. 50대 후반 교장들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한 것이다. 우선 경사가 심하지 않고, 계단이 많지 않으며 암릉노선을 피했다. 신록 그늘아래 마사토 길을 밟으며 오르락과 평지가 반복되는 코스를 택한 것이다.

방학능선을 지나 우이암을 500미터 앞두고 거리가 먼 비정규 탐방로를 택한다. 짧은 거리지만 경사가 심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이 탐방로는 가을 단풍이 일품이라고 여제자는 알려준다. 가을산행 안내 기회를 달라고 부탁한다. 이어 원통사를 거쳐 무수골, 장수천, 정의공주묘로 이어지는데 환상적인 코스다. 

35년전 제자들과의 행복한 산행_3
계곡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스승과 제자들은 이야기꽃을 피운다.

35년전 제자들과의 행복한 산행_4
연산군묘 앞에서는 최 교장이 안내를 맡았다.

아마도 이 지역 주민들이 애용하는 코스 같다. 타지역에서 북한산을 찾을 때는 주로 전철역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길을 택한다. 자연히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이렇게 마을 버스 한 번 타고 학교옆길로 이어지니 사람들이 많지 않다. 산행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5월의 북한산은 산철쭉과 병꽃나무, 팝배나무꽃이 한창이다. 진달래꽃은 낙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원통사 인근에서는 노랑제비꽃과 흰색의 괴불주머니를 보았다.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먹는 간식을 꿀맛이다. 군고구마, 빵, 방울토마토와 참외, 포도, 커피를 준비했다.

하산후 식당에서 이른 저녁 식사를 대접 받았다. 사전예약에 미리 사전 답사를 한 듯 메뉴는 보쌈과 보리비빔밥이다. 이후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830년된 은행나무와 연산군묘를 둘러보았는데 역사 지식에 해박한 최 교장의 설명을 듣는 제자들을 보니 마치 35년전 시절로 되돌아간 듯하다. 

맞춤형 산행 안내를 해 준 최교장의 제자들이 고맙다. 산행을 하면서 그 당시 초교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스승과 제자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산행이 즐거움이 배가된다. 또다른 아름다운 산행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최 교장의 좋은 제자들 덕분에 북한산 5월의 신록에 취했다. 오늘 산행을 안내한 제자들은 최 교장의 미미지를 '인자하신 미소' '잘 생긴 얼굴' '때린 적이 없는 선생님'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스승의 날이 있는 5월, 산행이 어려우면 은사님께 안부 전화라도 드렸으면 한다. 스승은 제자를 가르치는 보람을 먹고 산다.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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