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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인정인가? 바가지 인가?
재래시장에도 상품 가격정찰제가 정착되었으면
2013-05-14 00:27:01최종 업데이트 : 2013-05-14 00:27:01 작성자 : 시민기자   심현자

재래시장하면 먼저 구수한 입담이 흘러넘치고 한 줌 더 집어 주는 인정이 넘치는 곳으로 인정되어 왔다. 옛날 시골에 5일 장이 열리면 장이 열리면 동네사람은 물론 인근에서 사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장터에는 알록달록한 예쁜 옷가지와 신발, 등 공장에서 만들어진 물건들이 자연을 친구삼아 살아가던 시골의 어린소녀의 눈에는 환상 그 자체였다. 
시장 한 귀퉁이에는 동동 구루모를 파는 화장품 장사 아저씨의 공연은 현대사회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뮤지컬 공연보다 더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저씨는 만담을 썩어가면서 웃기는 소릴 하면 아저씨를 둘러싸고 구경에 여념이 없던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질러대곤 했다. 

5일 장은 장을 돌아다니면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만의 장터는 아니었다. 장이 열리는 인근의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키운 마을, 양파, 고구마 등 저장할 수 있는 농산물을 내다 팔기도 하고 싱싱함이 생명인 상추, 쪽파, 열무 등을 가지고 나와 팔았다. 이는 생산자가 직접 상인이 되고 도시공장에서 만든 물건을 가지고 팔고 있던 사람들이 농산물을 구입함으로 상인과 소비자가 구별이 없었다. 

무엇보다 시골에서 돈을 만들 수 있는 물건은 우리국민의 주식인 쌀이다. 쌀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큰 돈 벌이 수단이었다. 요즘은 비닐하우스에서 과일 등 특 작물을 생산하고 외국 농산물에 밀려 쌀농사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지만 보리 고개를 이야기 하던 시절에는 쌀 만큼 소중한 농사는 없었다. 

쌀이나 마늘, 양파는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날에 팔지 못하면 다시 집으로 가지고 가는 수고는 해도 다음에 팔수가 있다. 그렇지만 그날 팔지 못하면 시들어 상품 가치를 잃는 채소류는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 그날 다 팔아야 하기 때문에 사려고 하는 사람이 조금 더 달라고 하면 인심 좋게 덤을 주곤 했다. 농산물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농민으로 구입 가격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덤을 주어도 손해 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인심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인심 좋은 시장인심이라는 말들이 생겨났을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인심이 좋아도 구입가격 이하로 물건을 팔게 되면 아무리 재산일 많은 천석군 만석군이라고 빼겨 내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재래시장에 가면 흥정이라는 것이 있다. 원가에서 얼마를 올려 불렀기에 깍아주는 것일까? 

아직도 재래시장에는 흥정이라는 상술이 남아 있을까? 원가에서 상인들이 영업에서 필요한 적정 이익을 받으면 안되는 것일까? 현대의 재래시장은 옛날 시골장의 농민들이 농사를 지어 원가 없이 농산물을 팔면서 덤을 이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적은 량에 가격을 붙여 흥정이 안되면 인심 좋게 덤을 더 주는 것과는 다르지 않는가? 

'할인' 인정인가? 바가지 인가?_1
'할인' 인정인가? 바가지 인가?_1

지난 주말 필요한 물건을 하나 구입하려고 수원에서 이름 난 재래시장을 찾았다. 구입하려던 특정 제품에 말하지 않겠다. 재래시장은 옛날 시골의 5일 장터와는 달리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상품도 규격화 된 진열대에 가지런히 진열되어 백화점의 상품코너 못지않다. 골목길 천정 지붕은 예쁜 색깔의 모자이크 그림들이 오색 찰란한 불빛을 받아 고풍스럽기 까지 했다. 시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면서 쇼핑을 하고 있었다. 

가게에 들어가니 상품에는 가격이 붙어 있지 않았다. 상품 하나하나에 가격이 붙어 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된다. 그 많은 물건에 가격표를 붙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고 인력도 많이 필요 할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가게를 찾은 고객이 상품의 질과 디자인을 비교해 가면서 가격표를 비교하게 되면 일일이 주인을 불러 가격을 물어볼 필요 없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제품의 질과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일일이 주인을 불러 가격을 물어보는 것도 사실은 좀 부담 된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을 가격을 높게 제시하여 흥정을 하는 것이었다. 

상품 가격을 제시한 주인은 내가 머뭇거리자 가격을 깍아주었다. "이 가격이면 원가도 안됩니다." 하면서 내가 가격을 깍아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가격을 깍아 주면서 흥정을 하는 것이었다. 
가격도 문제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할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 아닌가? 다시 내가 머뭇거리자 또 다시 가격을 깍아 제시하면서 상품을 자랑했다. 처음 제시한 가격에서 30% 정도는 깍인 가격이다. 

가격 흥정을 당하자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약간의 사투리를 쓰고 있으니 촌사람으로 본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얼마나 찌질하게 보였기에 자신들이 판매할 수 있는 가격에다 30%라는 가격을 높여 제시하고 깍아 주었을까? 
이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마음 불쾌해졌다. 내가 높은 가격을 제시했을 때 그 물건을 구입했다면 30% 높게 바가지를 썼다는 이야기가 된다. 재래시장도 고객이 마음 편하게 상품을 쇼핑할 수 있게 가격 정찰제가 실시되었으며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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