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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문화여행, 우리네 전통시장
2013-05-09 10:33:03최종 업데이트 : 2013-05-09 10:33:0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색다른 문화여행, 우리네 전통시장_1
새로운 변신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팔달문 인근 시장, 늘 인파로 북적인다

요즈음 저의 관심사는 각 고장마다 특색을 갖춘 재래시장 문화 엿보기에 있습니다. 예전엔 집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오직 우리문화유산에만 온통 눈길이 쏠려 있었는데, 이젠 저도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어느 날 뒤돌아보니 '사람'에게로 관심사가 옮겨져 있더라고요. 

아마도 세월의 두께가 쌓이면서 생긴 자연스러움이겠지요. 이젠 어느 고장을 가더라도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답니다. 바로 사람냄새 진한 재래시장입니다. 지금은 오래된 뉘앙스를 풍기는 '재래시장'이란 이름보다 '전통시장'으로 불리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앞에 말이 더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수원의 전통시장 중에서 으뜸은 당연히 정조대부터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팔달문 시장 아닐까요. 210여 년 전 정조의 국책사업이었던 신도시 대도회로의 조성과정에서 상업의 번영을 가져왔어요. 물론 이곳은 삼남(三南)으로의 교통요지일 뿐만 아니라, 정부의 힘에 의해 1천호(戶)이상의 민호를 집중시킨 결과이기도 했지만, 그때부터 성안(城內)을 거쳐 성 밖으로 시장이 조성된 것이죠. 

그 역사를 잇고자 새롭게 명명한 '유상(柳商)'이 현재 수원천변의 시장들입니다. 정조시대 천변주변이 온통 버드나무 가로수 길로 조성되어 있었다는 것이 문헌상으로 전해져오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능수벚꽃이 그 자리를 대신해 4월이면 찬란한 자태를 드러내며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침체기에 들어선 재래시장은 그 이름만 이어오다가 근자에 정부시책에 맞물려 변신을 시도하였죠. 더불어 시장상인들까지 합세하면서 점차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추세입니다. 

색다른 문화여행, 우리네 전통시장_3
양평의 전통시장 풍경, 이곳 역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여실히 보인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서울의 전통시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재래시장에도 창조경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첨단판매시설을 갖춘 대기업 마트와 경쟁하려면 시장 역시 IT와 각 산업이 융합· 접목돼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죠. 

우리네 시장은 각각 고유한 특색과 문화를 품고 있습니다. 이것을 특성화시키고 상품화하는 전략으로 가면 승산이 있습니다. 현재 지동교 위에서 주말이면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펀펀 토요일' 문화공연이나 보부상 체험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어요. 시장 활성화의 일환으로 시장상인회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들 덕분인지 나날이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시장의 매력은 골목 안에 숨겨져 있답니다. 현재, 시설 현대화의 일환으로 간판을 정비하고 외관(지붕 아케이드 씌우기 등)도 바꾸고 있지만, 그런 것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똑같이 시행하고 있거든요. 한마디로 특색 있는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고객의 변별력은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 아세요? 바로, 재래시장다운 맛 집이나 그 시장만이 있는 특별함이랍니다.

외관은 낡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뭐든지 시키면 다해주는 안주와 함께 입주(入酒)의 단맛을 대번 맛볼 수 있는 선술집 골목이나, 우리가 흔히 부르는 '마데'(메이드 인 차이나의 속칭) 식품이 아닌 우리농산물만을 취급하는 골목이나 등등, 오직 그곳만의 매력이 풀풀 나야 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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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안에 있는 정겨운 간판들, 정과 함께 음식도 맛있다

며칠 전 순대타운 지동시장과 못골시장 사이에 있는 미나리광시장도 드디어 지붕아케이드를 씌우고 간판도 정비하면서 화사하게 탈바꿈했습니다. 자주 그곳을 들락거리며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데, 간판이름이 마음에 들거나 입간판의 메뉴가 솔깃하면 바로 들어가 봅니다. 
물론 애주가이기 때문이지만 낡은 공간이야말로 시간의 흔적과 사람들의 체취가 오롯이 배어있기 때문입니다. 100%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대부분 음식 맛도 좋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네 재래시장 문화입니다. 

그래서 전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공간을 좋아합니다. 틈만 나면 시장으로 달려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정다방 처럼 옛 추억을 떠올리는 간판들도 만나면서 도시의 공허함을 떨쳐냅니다. 정이 어우러지는 공간 재래시장에서 오늘도 발견의 기쁨을 맛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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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천변에 있는 소담한 가게들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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