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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벽에 매달린 밧줄아저씨
우리 아파트, 새 옷 갈아 입는날
2013-05-07 07:34:17최종 업데이트 : 2013-05-07 07:34:17 작성자 : 시민기자   문예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나이는 올해로 11살이다. 10년이 넘어가니 집안 곳곳에 있는 시설물들이 하나 둘 망가지고 고장나기 시작한다.  어느날은 세면대 아래 배수호스가 쑥 빠지더니 어느날은 보일러가 고장나서 따뜻한 물이 나오질 않고 가스레인지 위의 후드도 덜렁덜렁.  마음 같으면 싹 뜯어 고치거나 새 아파트로 옮기고 싶지만 형편상 그럴수도 없어서 살살 달래가며 살수 밖에 없다.

오늘 아침 집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에 나의 기분은 날아갈듯 상쾌하고, 이렇게 화창한날은 집 안에 있는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또 어디로 봄바람을 맞으러 가볼까,  열심히 생각을 한다.
평소 가보고 싶은곳을  메모해둔 메모장도 들춰보고 이곳 저곳 검색을 하면서 들떠 있는 나의 눈에 찬란한 햇살과 함께 둥둥 떠다니는 찬란한 먼지가 들어온다.

기분도 상쾌,  몸도 가뿐. 
외출전 봄맞이 대 청소를 시작 하기로 마음 먹고 창문을 활짝 열어 제친후 평소에 하지 않던 깊숙 한곳의 먼지까지 깨끗하게 닦아낸다.
게으른 주인 탓에 겨우내 차곡차곡 쌓인 창틀의 묵은 먼지도 열심히 닦아내고 대청소답게 창문까지 닦아내니 온 집안이 반짝반짝 윤이 난다. 얼떨결에 대 작업을 해치우고 나니 시간은 벌써 점심 무렵이다. 
내가 좋아하는 라면 하나를 끓여서 맛있게 먹고 차 한잔을 마시며 다시 에너지 충전을 한다.

아파트벽에 매달린 밧줄아저씨_4
아파트벽에 매달린 밧줄아저씨_4
아파트벽에 매달린 밧줄아저씨_3
아파트벽에 매달린 밧줄아저씨_3

정말로 날아 갈둣하다.
산뜻한 기분으로 외출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아파트건물도 봄맞이 작업 중이다.
며칠전 부터 아파트 외벽 페인트칠을 다시 한다고 계속 방송 했었는데,  우리동 작업 하는날이 오늘 이었나보다.
밧즐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작업하는 아저씨들을 보니 신기 하기도 하고 불안 하기도 하다.

한참을 올려보다가 e수원뉴스 시민기자로서 기사를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고나서도 발을 떼지 못하고 또 계속 올려다 본다.
화창한 날씨에 나들이 가려고 나섰던 나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이유는 바로 나의 친구였다.

친구의 남편 사고 소식을 들은게 벌써 십여년전의 일이다.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친구 남편은 밧즐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작업을 하던중에 밧줄이 끊어지면서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아이 둘이 초등학생 이었으니 젊디 젊은 한창 나이에 생을 마감한 것이다.

아파트 도색 작업을 하기위해 공중에 매달려 있는 작업자들을 보면서 제발 무사히 작업을 마칠수 있도록 마음 속으로 기도를 한다.  우리 아파트가 깨끗한 모습으로 새 단장을 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
계신것처럼 모든 일에는 댓가가 따르는것 같다.
오늘 나의수고로 우리집이 깨끗해진것 처럼 높은곳에 매달려 작업 하시는 아저씨들의 수고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새롭게 변신 할것을 기대 해본다.
아파트벽에 매달린 밧줄아저씨_2
도색 작업후의 산뜻하고 깨끗해진 아파트의 모습
아파트벽에 매달린 밧줄아저씨_1
아파트벽에 매달린 밧줄아저씨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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