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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시의 꽃을 피우다
2013년 봄 수원 화성 시 낭독 축제 다녀와서
2013-05-05 10:17:10최종 업데이트 : 2013-05-05 10:17:10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시경(詩經)은 '시(詩)란 마음이 흘러가는 바를 적은 것. 즉. 마음속에 있으면 지(志)라하고 말로 표현하면 시가 된다'고 했으며, 서경(書經)은 '시(詩)란 마음에 바라는 바를 말로 표현한 것이다' 라고 하였다. 시인 자신의 내면적인 정신, 영혼, 심리 또는 상징이나 정서를 외면적 표현이라는 점에서 우주에서 자연 그리고 인생의 모든 것을 들여다 볼 수 있다. 

5월 4일 토요일 오후 6시 화성박물관 영상교육실에서 '수원화성, 시의 꽃을 피우다' 2013년 봄 수원 화성행궁 시 낭독 축제가 열렸다. 

시 낭독 축제는 염태영 시장님을 비롯한 황동규, 임병호, 최동호, 김우영 등 명망 있는 여러 시인들과 시를 사랑하는 수원시민들이 함께 했다. 

수원 화성, 시의 꽃을 피우다_1
수원 화성, 시의 꽃을 피우다_1

'즐거운 편지'로 유명한 황동규 시인의 '물소리'로 시 낭독은 시작 되었다. 
오늘 시 낭독 축제에 참여한 분들 중에 유일하게 시인이 아니라고 밝히신 김이환 이영미술관 관장님은 "화성연구회를 결성하고 16년째 유지하고 있는데 김우영, 임병호, 정수자 세 분의 회원이 낭독하여 더욱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덧붙여 젊은 시절 옛시조 100수를 외우고 지내던 젊은 시절을 말하면서 황동규 시인 앞에서 낭독하게 되어 영광이면서도 긴장된다고 하였다. 이영미술관 관장님은 18회 현대불교 문학상을 받은 정수자 시인의 현 세태를 그린 '노숙화석'을 시인 보다 더 시인처럼 낭독해 주었다. 

임병호, 서상만, 정일근, 김왕노, 우은숙 시인의 낭독이 끝나고 최동호 시인의 시 창작 교실 문하생이 '금낭화'와 '머위'를 낭독해 주었다. 특히 자작시 '머위'는 쌈을 먹으면서 부모 자식은 물론이고 쌈 속에 인생을 비유하여 그려 매우 인상적이었다. 환갑진갑 다 지난 연세였지만 긴 시를 다 외울 만큼 시에 대한 열정은 시를 사랑하는 청년 그 자체였다. 

열기는 뜨거워지고 최동호 시인의 '공놀이 하는 달마'에 맞추어 표수훈님의 시극 공연이 있었다. 

저물녘까지 공을 가지고 놀이하던 아이들이 
다 집으로 돌아가고, 공터가 자기만의 
공터가 되었을 때 
버려져 있던 공을 몰고
개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걸어 나와 놀고 있다.

처음에는 두리번거리는 듯하더니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혼자
공터의 주인처럼 공놀이하고 있다
전생에 공을 가지고 놀아본 아이처럼
어둠이 짙어져 가는 공터에서 개가
땀에 젖은 먼지를 일으키며 놀고 있다. 
-최동호시인의 '공놀이 하는 달마' 중에서 

수원 화성, 시의 꽃을 피우다_2
표수훈씨의 퍼포먼스를 객석에 앉아 감상하는 염태영 수원시장

객석 뒤에서부터 무대까지 상자를 끌고 올라와 상자 안에 있는 공을 던져 관객들과 어우러져 흡사 공놀이하는 모습을 극으로 시를 표현했다. 시를 표현하는 방법이 글로서만 가능한 것이 나이라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에 어려운 시가 아니라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에는 인생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만나고 이별하며, 사랑하고 슬퍼하는 희로애락이 없다면 어떻게 시라고 할까? 그 중에 으뜸으로 꼽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시 또한 사랑에 대한 것. 연시(戀詩)가 끌리는 것은 시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2부를 시작한 김우영시인의 시 '아침,함덕바다'를 감상해보자

<아침, 함덕바다>

지난밤 잘 잤는가 그대
그날 알몸 드러낸 채
사랑해요 사랑해요 하얀 포말로 안겨오던

어느덧 아침이 되어
제일 먼저 매무새 가다듬고
푸른 심연(深淵)에서 초록 해초줄기 몇 개
모래 위에 내어 놓던 여인아

해 떠오르고 구름 지나가고
다시 비람 불어오고 비 내리고 눈 내리고
이제 나 그 오래된 바다 떠나왔다

이번 생애의 생각도 그 바다에 두고 돌아왔다
활화산이었던 전생의 기억으로 굳은 현무암
거기 잠시 내려앉았다 날아간 바닷새들

함덕바다여
늘 떠나보내는 가슴 짙푸른 멍울 해저에 감추고
당신 사랑해요 사랑해요 밤새 뒤척이던
그대 지난밤은 잘 지냈는가

수원 화성, 시의 꽃을 피우다_3
김우영 시인이 시 '아침, 함덕바다'를 낭독하고 있다.

김우영 시인은 1978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시집 '당신이 외치는 문', '겨울 수영리에서', '부석사 가는 길'이 있으며 수원 문학상, 경기문학상, 한하운문학상을 수상했다.

정수자 시인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굶겨진 지 8일째 되는 날 숨을 거둔 것을 시로 낭독했으며 동시인의 시 '비의 나그네'는 정수자 시인의 즉석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인 염태영 시장님이 낭독했다.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경주에서 오신 황명강 시인은 최동호 시인의 '불꽃 비단벌레'를 낭독했다. 경주에는 비단 벌레 모양의 전기 자동차로 관광 투어를 하고 있다면서 이 시를 황명강 시인은 선견지명이 있는 시라고 찬사를 했다. 

두어 시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시 낭독 축제는 아쉬움을 갖고 끝났지만 시의 울림은 오래도록 남았다. 
시인은 지나간 일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인의 말과 글을 통하여 더 살기 좋은 세상, 유토피아로 가는 통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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