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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철갑기병의 후예들, 수원화성에 나타나
어린이날, 마상재와 더불어 퍼포먼스 선보인 무예24기
2013-05-06 12:28:34최종 업데이트 : 2013-05-06 12:28:3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고구려 철갑기병의 후예들, 수원화성에 나타나_1
고구려 철갑기병의 후예들, 수원화성에 나타나_1

"무사님들 짱이에요!"
"와~ 오늘 공연 정말 재밌었어요."
"아이가 울려고 해요. 미안하지만 장군님이 우리 꼬맹이 안고 사진 한번만!"
공연을 막 마친 후 한바탕 난리가 났다.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이 공연장 한가운데로 달려 나오면서 장용영 무사들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방금 볏짚과 대나무를 멋지게 베어낸 무사들. 칼집 속 검의 기운이 아직 남아있어서일까? 공연장의 열기는 오래갔다. 올해는 유독 외국인 가족들도 눈에 많이 띄었는데, 그들 역시 무사의 힘을 빌려 말 등에 앉고 즐거운 한때를 앵글로 잡아냈다. 정조대왕 화합의 키워드이자 문화예술로 힐링하는 '인인화락(人人和樂)'의 시간이었다.

5일 오후3시, 수원화성의 동쪽과 남쪽 성곽을 끌어 앉고 있는 '창룡문' 내성 앞. 어린이날을 맞아 수원의 보물 무예24기 장용영 군사들이 특별히 기획한 공연이 시작됐다. 일 년 중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마상재'의 소문이 파다했음인지 공연장은 일찌감치 인성(人城)의 둘레를 쌓아가고 있었다. 

'장용영 VS 태권도' 착한만화로 탄생되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넌버벌 퍼포먼스! 
조선의 무예, 무예24기 단원들과 우리나라 고유의 무술로서 세계적인 스포츠로 각광받는 태권도 시범단의 겨루기 퍼포먼스가 올해 새롭게 선보였다. 
아이들의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기세와 품세로 무장한 두 집단의 이야기가 물 흐르듯 흘러갔다. 때로는 격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관객 속으로 들어온 공연자들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열화와 같은 환호성에 화답했다.

고구려 철갑기병의 후예들, 수원화성에 나타나_2
고구려 철갑기병의 후예들, 수원화성에 나타나_2

최고수들만 선별한 것일까? 그들은 한 결 같이 깔끔한 무예를 선보였다. 화려한 기술로 관객을 압도한 월도, 장창 등 무예와 함께 상대방의 몸을 이용해 공중부양의 절정미를 보여준 파괴력의 태권도 퍼포먼스는 서로 장르가 다른 두 편을 한편으로 재편집한 착한 만화로 탄생되어 관객 앞에 섰다.

'마상재'는 언제나 원더풀 드라마다 

현란한 깃발을 앞세우고 위풍당당 관람객을 향해 다가오는 7인의 마상무예단 선기대. 그들은 일찍이 그 먼 옛날 고구려 역사에서 동아시아를 호령하던 철갑기병이 되어 다시 선 듯 위용이 철철 흘렀다. 그 기품에 창룡문 누각과 잔디밭에서, 기단에서, 동시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상에서 펼치는 18기군(軍) '능기군'에 비해, 말 위에서 펼치는 마상무예군(軍) '선기대'의 '마상재'는 매우 힘들고 고달픈 훈련의 결정체다. 7인의 선기대가 공연장을 돈 후 본격적인 마상무예 6기의 진면목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그들의 고된 훈련과정과 마상재의 위험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시민기자는 2002년부터 그들의 곁을 떠난 적이 없다. 그러니 그들의 공연이 더해질수록 두 손도 어느새 땀범벅이 되어갔다.

온도는 이미 한여름이었지만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에 볏짚에 끼어 넣은 판자가 떨어지기를 수 십 번, 이에 무사들은 당황했다. 말을 달리며 무기에 의해 파괴되는 위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바람 때문에 제대로 펼칠 수 없었던 것. 그렇지만 그들은 애마(愛馬)와 함께 최선을 다해 달리고 또 달리며 바람을 압도했다. 

특별 기획공연인 마상편곤, 마상쌍검, 마상월도, 마상기창 등이 끝나고 공연의 하이라이트 '마상재'가 선보이는 시간. 백의로 갈아입는 무사들이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했다. 아찔한 장면이 펼쳐질 때마다 눈을 부릅뜨고 있던 관객들이 일순간 숨을 죽였다. 잠시 후, 또 다시 목청이 커진다. 급상승 가열곡선을 타며 절정을 향해 달려갔다. 

고구려 철갑기병의 후예들, 수원화성에 나타나_3
고구려 철갑기병의 후예들, 수원화성에 나타나_3

무사 한명이 지상에 발을 디딘 후 다시 말위로 훌쩍 뛰어오르는 장면에서 말이 너무 빨리 달리는 바람에 무사는 달음질만 시도하다 결국 오르지 못했다. 이에 일제히 관객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면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기마병들의 기품에 늘 탄복하게 만드는 마상무예는 수원의 보물 중에 보물임을 다시금 일깨우는 시간이었다. 

"어~ 공연이 재밌다"고만 하시면 안 되는데...

"장용영 무사님 오늘공연 정말 재밌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어~ '공연이 재밌다'고만 하시면 안 되는데..." 
단지 '재밌다'는 말보다는 '좋은 공연 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무예24기 교련관 최형국 사범. 이날 특별공연을 위해 연출에 공을 들인 단원들 모두, 힘들여 매일매일 연습했다. 
실제로 이날 공연은 여느 해와는 달리 어린이날에 걸맞은 재미를 공연 중간 중간 끼워 넣어 박수갈채를 얻어냈다.

말을 탄 무사들이 말머리 가면과 만화 캐릭터 가면을 쓰고 공연을 하고, 아이들을 위해 사탕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태권도 퍼포먼스와 장용영 군사들의 합동공연은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좋은 연출에 기획... 어린이날 수원화성을 찾은 관객들에게 좋은 선물을 주었다.

고구려 철갑기병의 후예들, 수원화성에 나타나_4
고구려 철갑기병의 후예들, 수원화성에 나타나_4

오는 6월 6일 또다시 선보여

장용영 무사들의 마상무예는 이곳(연무대와 창룡문 사이 너른 공간)에서 오는 6월 6일 오후 3시 한차례 더 찾아온다. 조선의 22대왕인 정조가 지은 성곽 수원화성에서 펼쳐지는 완벽한 무예24기(지상공연 18기+마상공연 6기)공연이니 놓치지 마시길. 이날은 태극기 퍼포먼스도 준비돼 있다니 기대가 된다.

"말(馬)이 말(言)을 안 들어 오늘 조금 힘이 들었습니다. 이놈들과 자주 야외로 나와서 연습해야 하는데....말들은 무척 예민한 편이라서....병기를 들고 휘두르니 놀라서 엄청 빨리 달리는 거예요. 해서 정말 어려웠습니다." 

공연을 마친 한 무사의 이야기다. 최선을 다한 공연이었지만 썩 만족한 공연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자세히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좀 더 넉넉한 예산이 책정되어 안전하고 완벽한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뜻이 아닐까? 
오는 6월 6일 공연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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