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게으른 당신, 떠나가는 봄날을 탐하라!
2013-05-03 11:16:52최종 업데이트 : 2013-05-03 11:16: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빛의 힘이 강한 초여름 날씨다. 
사위의 풍경 또한 온통 꽃밭이다. 그리하여 세상이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즈음이다. 
하루는 집 가까이에 있는 만석거(만석공원)를 거닐며 은빛으로 퍼덕이는 호수에 취하고, 또 다른 하루는 자연 속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넉넉한 전원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에 취한다.

# 광교산 자락 

광교산 밑자락에 고즈넉하게 지어진 지인의 전원주택이다. 공기부터 수원시내와는 확연히 다르다. 조금 전 탁한 공기에 맹맹했던 코가 확 풀어 제킨 듯 시원하다. 잘 지어진 집의 외관보다도 큼큼한 자연의 냄새에 이끌려 발길은 자연스레 흙길로 향한다. 

지인의 텃밭이다. 고추, 파, 배추, 상추, 가지, 감자.... 모종된 채소밭은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대번 알 수 있으나, 파종된 씨앗은 아주 싹이 조금만 움터 파악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그 자체만으로 시골풍경이란 생각이 들어 한참이나 들여다보게 만든다. 

사랑스러움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앞마당에 농익은 봄볕에 붉은빛을 띤 할미꽃이 숨쉬고, 돌담 어귀 마다 지천으로 깔린 꽃 잔디며 비비추와 붓꽃의 잔칫상도 너무나 예쁘다. 풀밭에 비단 보료처럼 깔린 이름 모를 풀꽃조차도 어여뻐 밟기조차 미안할 만큼 사랑스럽다.

 

게으른 당신, 떠나가는 봄날을 탐하라!_1
게으른 당신, 떠나가는 봄날을 탐하라!_1
,
게으른 당신, 떠나가는 봄날을 탐하라!_2
게으른 당신, 떠나가는 봄날을 탐하라!_2

그리고 시내와는 기온차이 때문인지 폭탄이 터져버린 듯 활짝 만개한 매화꽃도 절정이다. 
바로 지척으로 발길을 옮긴다. 온몸을 가시로 무장한 오가피나무가 사열해 있다. 그놈들도 자연의 이치에 따라 파릇파릇한 새순이 꽤나 돋았다. 향기를 맡는 것만으론 부족해 미안하지만 한 잎 베어 문다. 독특한 향기가 입 안 가득 퍼진다. 봄내음이다. 

약간은 어수선한 듯 보이는 곳으로 가니 어머나! 완전 자연과 함께 지마음대로 사는 씨암닭들 천지다. 사뿐사뿐 다가가니 '푸드득~파드득~' 꽤나 우렁찬 날개 짓으로 날아간다. 생각보다 속도가 무척이나 빠른데, 이유가 있다. 어미닭이 자기새끼인 병아리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조금 다가가면 새끼 병아리들을 몰고 도망가고, 늘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닌가. 모든 자식들이 어머니는 신이라는 말이 이놈들에게도 적용된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한 놈이 오붓이 알을 품고 있다. 조만간 새 생명으로 만날 수 있으리라.

비록 인공적으로 꾸며진 전원주택이라 할지라도 왜 도시사람들이 이런 곳에 살기를 꿈꾸는지 알 것 같다. 도심보다 해가 일찍 떨어지는 바람에 찬 기온이 일순 엄습하지만 그리 싫지 않다. 
해넘이 그 자체도 동경의 대상으로 다가오니. 지척에 보이는 광교산이 마냥 우리 집 산책길로 느껴지는 지인은 정말 복 받은 사람이다. 

# 만석공원

찬란한 봄날이 절정을 향해가는 오월 첫 주, 만석공원 곳곳엔 형형색색 텐트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가족들 나들이객이다. 그곳에서 음식도 먹고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가벼운 마음으로 어디론가 떠나고픈 계절에 그들은 집 가까운 휴식처 만석거(만석공원)를 찾아 힐링의 시간을 보낸다.

인근 아파트촌에 자리한 이곳은 단지 운동하는 곳으로 인식되어있었는데, 이제는 다르다. 정조대 후반에 축조된 만석거의 역사적 위용에 걸맞게 조성된 공원이 사람들을 이끈다. 

게으른 당신, 떠나가는 봄날을 탐하라!_3
게으른 당신, 떠나가는 봄날을 탐하라!_3
,
게으른 당신, 떠나가는 봄날을 탐하라!_4
게으른 당신, 떠나가는 봄날을 탐하라!_4

'화성성역의궤'의 영화정도에 의거해 복원된 '영화정'이 그렇고, 호수의 한가운데 섬의 운치는 마치 미지의 세계를 연상시킨다. 우리나라 유명한 그 어느 못(池)보다도 멋스러워 한번 찾은 사람은 또다시 찾게 만드는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나 빛이 사그라지는 해질 무렵은 단연 으뜸이다.

카메라 어느 곳을 향하던지 모두 액자 속 그림으로 남는 계절이다. 게으른 자여. 집밖으로 시선을 돌리시라. 출사(出寫)하기 좋은 청명한 날들의 연속이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