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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 살아 있는 무인판매대
2013-05-06 16:54:36최종 업데이트 : 2013-05-06 16:54:36 작성자 : 시민기자   한천희

요즘 아들이 두 돌이 넘다보니 쑥쑥 성장하고 기억하는 것이 눈에 보여 무엇이든지 많이 경험하고 데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번 주에도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 나갈 곳을 열심히 찾다가 역시 제일 좋아하는 동물원에 가게 되었다. 
여러 가지 동물을 구경하고, 만발한 꽃도 만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체력이 바닥날 때 쯤 지친 몸을 이끌고 출구로 나가려는데 반가운 것을 발견했다. 

맨 위에는 '무인(양심) 판매대'라고 초록 글씨로 크게 써져 있으며 밑에는 '판매대 식물 구입 후 판매 대금함에 자율적으로 넣어주세요' '식물 가격은 1천원입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말 그대로 판매자가 서있지 않는 식물 판매대인 것이다.

양심이 살아 있는 무인판매대_1
양심이 살아 있는 무인판매대_1

그 전에 무인 판매대에 대해 들어보고 대중매체로 접해 보았지만 이렇게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라 가까이 가서 구경했다. 식물들도 상태가 양호했으며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데려가 달라는 듯이 파릇파릇 놓여 있었다. 대금함에도 돈이 꽤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돈이 많이 모여 있는 대금함을 보니 내가 직접 사가는 사람을 보진 못했지만 양심적으로 화분을 들고 돈을 넣고 구매해간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무인판매대를 보니 나의 마음이 훈훈해졌다. 

양심이 살아 있는 무인판매대_2
양심이 살아 있는 무인판매대_2

요즘 양심이 많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 속상했었다. 어른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학생들을 보아도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친구의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학생들도 있다. 
물론 바르고 양심적인 학생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많아지는 느낌이라 선생인 내가 죄책감이 든다. 대학을 위한 지식적인 교육뿐 만 아니라 도덕적 양심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렇게 양심이 살아 숨 쉬는 무인 판매대를 보게 되니 더욱 기쁠 수 밖에 없다. 기쁜 마음에 나도 1천원을 대금함에 넣고 제일 예쁜 다육이를 가져왔다. 다육이를 키우는 내내 양심이 더욱 따뜻해질 것만 같아 살살 조심스럽게 집에 놓았다. 
물을 자주 주면 안 되는 선인장과의 식물인데 자꾸 주려는 아들 때문에 오래 키울 수 있을지 염려가 되지만 잘 키워보려고 한다. 양심으로 산 식물이라 잘 키우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분양도 해주면 양심이 더욱 커지고 주변 분들에게까지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약간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고자 식물에 해당되는 특징과 키우는 방법이 기록된 설명서를 배치해두어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식물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까페 주소가 적혀있지만 컴퓨터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분들이나 어르신들은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듯하다. 만약 그렇게 해준다면 양심 판매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양심을 자극하는 경험을 하는 분들도 더욱 많아질테니 말이다. 

앞으로도 무인 판매대 뿐 만 아니라 우리의 양심이 더욱 성장하고 따뜻해지며 자극되어 더욱 견고해지는 우리나라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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