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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수변산책로에서 힐링하다
2013-05-02 16:53:55최종 업데이트 : 2013-05-02 16:53:55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어느 카피의 문구가 생각나는 날이기 하고 근로자가 아닌 학생들과 또 다른 직업군을 가진 가족들의 방해 없이 완벽하게 떠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날이 풀리면 언제 한번 만나자는 기한 없는 약속이 허공중에 흩어질 때 쯤 제안했던 곳이 광교산 산행이었다. 날씨도 화창하여 가을 날씨처럼 청명한 하늘이 산행하기에는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날이었다. 

광교산 수변산책로에서 힐링하다_1
광교산 수변산책로에서 힐링하다_1

그러나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한 시간이면 충분하게 도착할 줄 알았던 곳이었는데 수원북중학교를 앞에 두고 버스가 도로에 멈춰서고 말았다. 광교산으로 향하는 차량의 행렬을 끝이 없고 명절 귀성행렬의 풍경을 만들어 냈다.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 10시는 코앞에 왔는데 거북이걸음으로 간다고 하면 넘치는 표현이 될까 그보다 훨씬 더 느리게 바퀴가 굴러 갈까하다가 다시 멈추기를 반복했다. 

10시가 넘어가자 버스 안 여기저기에서 휴대폰 벨이 울리고 미안한 마음과 답답한 마음으로 대답하는 것은 단 한 가지 "광교산 입구까지 거의 다 왔는데 차가 밀려서 못가고 있어"였다. 
젊은 커플은 어느 곳에서 출발했는지 집에서 7시에 출발했는데 아직도 도착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고 결국 보훈요양원 앞에서 하차하여 걸어가는 사람들에 동참했다. 

약속한 시간이 한참 지나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친구에게 문자한 답신이 왔다. 그 친구 또한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고 있다고 하니 인도를 가득채운 등산객들 속에 있을 것이다. 약속한 반딧불이 화장실에 가 보니 줄을 선 행렬이 화장실 밖에까지 길게 늘어섰다.

광교산을 와 본 이래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때가 없었다. 반딧불이 화장실 주변은 물론이고 저수지 주변으로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새로 개통한 산책로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오늘 수원시 사람들 모두 광교산 다 왔나봐?" 광교산이 초행인 친구는 많은 인파에 놀라워했고 무리가 아닌 것이 나도 내심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으면 화성에 갈 걸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교산 수변산책로에서 힐링하다_2
광교산 수변산책로에서 힐링하다_2

사람들의 관심사는 모두 새로 개통한 수변산책로(데크)였고 형제봉쪽으로 등산하는 사람들 보다 산책길로 접어드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보였다. 

제대로 된 등산을 원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다수의 의견을 수용해서 우리도 수변산책로 코스를 선택하였다. 저수지의 물도 많고 하늘은 가을하늘처럼 푸르고 군데군데 떠 있는 흰 구름이 한 폭의 그림엽서 같았다. 수변산책로를 들어섰지만 인파에 떠밀려 다니는 형국이 되었다. 길게 줄을 서서 혼자 열심히 걸어야 하는 형국이라 숲속의 여유로움을 갖고자 했던 의도와는 어긋났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반대 방향으로 산 속으로 올라갔더니 그 많던 사람들이 어디 갔을까 생각할 정도로 조용했다. 두 손을 모으고 이지저리 살피는 다람쥐가 보이고 '쳡쳡쳡' 산새들의 노래 소리도 들렸다. "야. 정말 좋다"하는 탄성을 질렀다. 

그동안 일상에서 찌들고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해소 되는 순간이었다. 마음이 깨끗해지고 머릿속에 맑아지는 기분이다. 바람이 부는 대로 하늘거리는 황매화가 탐스럽게 피어 있다. 

광교산 수변산책로에서 힐링하다_3
광교산 수변산책로에서 힐링하다_3

광교산 수변산책로에서 힐링하다_4
광교산 수변산책로에서 힐링하다_4

수변산책로에는 많은 사람들의 행렬이 계속되었고 우리는 해가 지도록 광교산 수변산책로 중턱에서 하루를 보냈다. 돌아오는 길은 아껴두었던 새로 개통한 수변산책로(데크)였다. 인도와 나란히 하여 별 차이가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저수지를 끼고 걸으니 새로운 기분이 든다. 

청둥오리를 비롯하여 저수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도 군데군데 있다. 기족이나 친구들, 기념사진 찍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구름다리에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유모차에서 편하게 잠자는 아기를 옆에 두고 노부부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1.5km의 짧지 않는 산책로를 아쉬움을 남길 새도 없이 어느새 끝까지 다 왔다. 

북한산 어느 둘레길은 미리 예약을 한 사람만 입장 가능한 곳이 있다고 한다. 오늘처럼 광교산 수변산책로를 찾는 사람들이 매일 이렇게 많으면 우리시도 예약제를 곧 운영해야 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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