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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몸처럼 예쁜 말을 쓰렴!
2013-04-28 20:49:52최종 업데이트 : 2013-04-28 20:49: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동수원 ic 고속도로 출구에 있는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를 먹게 되었다. 여행 후 잠깐 출출하기도 하고, 주유도 할 겸 톨게이트 나오자 마자 보이는 커다란 맥도날드 간판을 보고 들어갔다. 휑한 사거리에 있는 대형 맥도날드가 과연 장사가 잘 될까 싶었는데 평일 오후임에도 사람들은 북적댔다. 
패스트푸드를 즐기진 않지만 가끔씩 피곤할 때는 느끼한 패스트푸드가 당길 때도 있다. 빅맥버거 세트를 하나 시켜 놓고 앉아서 일행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교복을 입은 어여쁜 학생들이 들어왔다. 

빨강색 체크무늬 치마가 상큼해 보이고, 긴 생머리가 발랄해보이기까지 한다. 젊음만의 특권이리라. 요즘 여고생의 치마길이가 좀 짧고 타이트하긴 하지만 나는 그 모습이 좋아보인다. 건강하게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 중 하나일테니.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네 명이 들어섰는데, 맥도날드 매장이 환해진 것 같았다. 

요즘 아이들은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 다리도 알통 하나 없이 길쭉하게 잘 뻗었다. 뒷모습을 쳐다보니 그냥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까르르 웃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여고생들이 맥도날드에서 주문을 하며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나의 10대시절, 여고시절이 떠오르기도 한다. 교복입고 학교 다닐 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예쁜 몸처럼 예쁜 말을 쓰렴! _1
예쁜 몸처럼 예쁜 말을 쓰렴! _1

그런데 아이들의 대화 소리가 들리는데 내 귀를 의심했다. 친구들끼리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데 말 끝마다, '씨O' 이라고 말을 한다. 다시 또 들어보니, 계속 아이들은 욕설을 섞어가면서 말을 하고 있다. 'O나' , '씨O' 이라고 하는 말들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그러면서도 웃고 떠들고 정신없이 말을 한다. 아이들의 예쁜 모습과는 정반대의 말들이다. 갑자기 충격에 휩싸였다. 물론 언론에서 요즘 아이들의 언어생활에 대해서 보여준 바를 본 적도 있었지만, 직접 목격을 하니 얼떨떨했다. 

좋은 말, 고운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상징한다. 예쁘고 아름다운 외모의 사람을 보았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외모와는 정 반대의 말들이 튀어나오면 당혹스러움이 생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입술의30초가 마음의 30년이 된다' , '혀를 다스리는 건 나이지만 내뱉어진 말은 나를 다스린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 등 말에 대한 명언들이나 속담들이 많다. 그만큼 말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 10대들의 일상적인 언어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할 수도 있다. 또래 친구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런 욕설 섞인 말들을 하니 나쁜 의미 없이 그냥 쓸 수도 있다. 표준어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언어는 사회성을 담고 있어서 과거와는 다른 의미를 전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말에는 어떤 느낌과 감정이 있다. 말 속에 포함된 감정과 생각은 전달력이 크다. 말은 어떤 단어의 뜻보다도 분위기나 느낌을 통해서 의미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에 대한 연구를 보면 말 자체로 인한 의미 전달은 3%뿐이라고 한다. 말보다 언어 이면의 것들 예를 들면 음성, 분위기, 표정, 몸짓이나 손짓, 말투 등으로 사람들은 97%의 의미를 이해한다. 그래서 전혀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도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사랑해' 라고 꼭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얘들아, 이제는 예쁜 몸처럼 예쁜 말을 쓰렴" 이라고 꼭 당부하고 싶다. 예쁜 말은 존재 자체를 뜻한다. 말을 통해서 자신의 인격이 거하는 집은 몸 역시 아름답게 가꾸는 아이들이 되었으며 좋겠다. 좋은 말, 고운 말, 아름다운 말을 쓰는 일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사실 말하기는 '듣기'에서 비롯된다. 
아이들이 세상 천지에 들리는 말들이 욕설과 비속어같은 말이 많기 때문이다. 부모, 선생님, 친구들, 텔레비전 등 들리는 말들이 아름답지 않기에 비롯된다. 저속어가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의 언어생활은 자연히 질이 떨어진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의식적으로라도 아름답고 순수한 언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져야 한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 시 한 편을 낭송한다든가 학교 수업 전에 방송으로라도 좋은 책의 구절을 방송으로 들려주는 것이다. 내가 학교 국어 교사라면 수업 전 좋은 글귀나 시구절을 읽어주고 싶다. 이렇듯 아름다운 말에 많이 노출된다면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건강한 언어생활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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