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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산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
2013-04-23 18:15:16최종 업데이트 : 2013-04-23 18:15:1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스무 살 무렵 매교동으로 이사를 와서 10년 가까이 살았다. 그럼에도 팔달산을 올라간 것은 중앙 도서관을 갈 때 밖에 없다. 도서관을 오르는 언덕길이 마지노선이었다. 가끔 볕이 좋을 때 일주도로를 잠깐 산책하는 것 정도였기에 내가 아는 팔달산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요즘 며칠 팔달산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내가 과연 10년 동안 살면서 지척에 두고 있던 산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그 동안 누리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팔달산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_1
팔달산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_1

팔달산은 평지에서 조금 솟아오른 형태로 쉽게 오를 수 있는 높이다. 사통팔달하다는 의미에서 팔달산이라는 지명이 생겼다. 과연 조금만 올라가 보아도 한 눈에 시야가 들어올 정도로 탁 트였다. 특히 산 능선을 따라 화성의 축조물들과 성곽이 이어지기 때문에 경관은 말할 수 없이 좋다. 

예전에는 잘 모르던 길들이 많이 생겼다. 팔달산 중간 즈음의 일주도로는 언제나 걷거나 뛰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나 가벼운 산책하는 이들이 찾는 도로다. 천천히 대화를 나누면서 걷기에도 좋다. 전체를 빙 둘러 일주도로만을 걷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왕 팔달산의 진면목을 느끼려면 산 속으로 들어가 보면 좋겠다. 

힘든 등산로가 아니라서 노인들도 오르기 편안하다. 집 앞에 마실 가는 차림으로도 충분히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어찌나 도로를 잘 정비해 놓았는지 산길을 걷는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 자연친화적인 도로로 만들어 놓아서 걷는 길도 지치지 않고 편안하다. 그러면서도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듯한 길들이 이어진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팔달산의 다양한 지그재그 오르락내리락 길에 반할 것이다. 

팔달산에는 많은 길들이 통해져 있다. 이름 그대로 '사통팔달'한 산인 셈이다. 어느 길이나 모두 통하는 길이다. 그래서 길을 잘못 들어선다 해도 금방 또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산이기에 가능하기도 하다. 

팔달산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_2
팔달산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_2

팔달산의 길 중 가장 최고의 길은 바로 성곽길이다. 성 안쪽으로 걸을 수 있는 길도 있고, 성 바깥벽을 따라 걷는 길도 있다. 성안으로 걷는 길은 성내부의 시설물들을 하나하나 볼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양루, 서남암문, 서장대 등의 화성 내부의 시설물들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길이다. 성 안을 걸으면서 옛 정취에 빠져들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팔달산을 오르면 성 안쪽 길을 걷게 된다. 길이 넓고 편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화성을 관람할 때는 안쪽의 길을 걷는다. 

이와 함께 성 안쪽의 길로 걸어 보았다면 다음번에는 성곽 바깥 길로 걸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성 안의 길은 인공의 아름다움이라면, 성 바깥 길은 자연의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성벽 밖의 길이 사실 더 매력적인 것 같기도 하다. 성벽을 쌓아올린 사람들의 흔적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핸드메이드' 느낌이 물씬 나면서 수 백 년 전의 사람들과 교감하는 듯하다. 외곽 길은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고 특히 자연과 어우러진 풍광이 최고다. 팔달산에는 소나무가 특히 많다. 소나무가 성벽에 드리워져 한 폭의 그림이 그대로 연상된다. 거기다가 까치도 한 마리 앉아있으면, 어떤 다른 그림보다도 멋지다.

팔달산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_3
팔달산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_3

성을 따라 안과 밖의 길을 걸어 보았다면 이번에는 산 중턱으로 난 길들을 걸어본다. 팔달산을 한 번에 정상까지 오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가장 높은 곳이 서장대 정도이기 때문에 평지에서 오른다 해도 10분이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높이다. 팔달산의 산길로 풍덩 들어가 보면 흙길이 편안하게 조성되어 있고, 야트막한 계단으로 오르내리기도 쉽다. 

도심 속에서 흙을 밟는 것이 너무 어려워진 지금, 팔달산은 우리들의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자연친화적인 산이다. 도시의 아스팔트길로 피로해진 몸을 팔달산의 흙길을 걸으면서 치유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교통 가까운 수원 시내에 가장 중심에 있는 팔달산으로 가보자. 성곽길로, 성벽바깥길로, 또 산길을 따라서 자신의 입맛에 따라 팔달산을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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