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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으로 본 1900년대부터의 수원
수원박물관 특별기획전 '렌즈 속, 엇갈린 시선들'을 보고
2013-04-24 15:14:01최종 업데이트 : 2013-04-24 15:14:01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 하면서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기 위한 사진 찍기보다는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고 기록하는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19일부터 수원박물관에서 '렌즈 속, 엇갈린 시선들' 특별기획전을 하고 있다. 23일 화요일 비 예보가 있었지만 사진전을 보기 위해 나섰다. 올해는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가 지났어도 조석으로 기온차도 심하고 또한 일교차도 높아서 춥다는 말을 자주하게 된다. 박물관에 접어들자 만개한 벚꽃이 꽃 대궐을 이루었다. 

타인의 시선으로 본 1900년대부터의 수원_1
타인의 시선으로 본 1900년대부터의 수원_1

이번 사진전은 1900년대 구한말에서 1960년도까지 옛 수원 사진 속 투영된 다양한 시선을 재조명 하고자 마련되었다. 전시는 식민지의 초상, 전쟁의 그늘, 수원의 재발견으로 나누어 시대별로 볼 수 있었다. 

식민지의 초상은 제국의 시선으로 본 수원이다. 세계적으로 제국의 물결이 동아시아를 넘보던 시절, 우리는 제국 일본에게 무참하게 나라가 강탈되었다. 일제는 사진 속에서 봉건적이고 낙후한 조선을 자신들이 근대화 시킨 것처럼 포장하였다. 칼을 찬 순사와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조선인, 행궁자리에 있었던 수원군청과 세무서, 허물어져가는 화서문 앞에 선 기생, 일본 관리들이 단체사진을 찍었던 향미정. 일제강점기 폭압과 수탈의 대상이었던 유린 된 국토와 조선인들의 실상을 볼 수 있다. 

타인의 시선으로 본 1900년대부터의 수원_2
타인의 시선으로 본 1900년대부터의 수원_2

전쟁의 그늘은 타자의 시선으로 본 수원이다. 비극적인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화성과 남루한 전쟁 피난민이 가감 없이 포착되어 있다. 무언가를 주기를 원하는 손 내밀고 있는 화성애육원의 어린 아이들의 모습과 표정에서 미군들에게 "give me chocolate"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파괴 된 동북공심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미군과 옆에 서 구경하는 아이들. 교통의 요충지로 전쟁의 피해가 더 심했던 파괴되어 허물어진 수원화성의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수원의 재발견은 자아의 시선으로 본 수원이다. 1950년대 이후 교육과 문화, 경제를 이끌어가는 새 시대의 희망으로 수원은 재탄생 되었다. 선생님이 들고 있는 그림을 보고 있는 여학생들의 가감 없는 표정을 포착한 '누구의 그림일까'는 우리네 유년시절과 다를 것이 없었다. 

검정 교복에 하얀 칼라, 단발머리, 교실 뒤 게시판의 모습까지 새롭고 희망에 찬 생동감이 느껴진다. 시냇물에서 빨래하는 엄마를 따라 나온 아이들, 하얀 물보라가 이는 물가에서 홀랑 벗고 물놀이를 하는 악동들, 어느 골목에서나 있음직했을 엎어 뒤집어 놀이하는 아이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가까운 과거의 모습들이었다. 

타인의 시선으로 본 1900년대부터의 수원_3
타인의 시선으로 본 1900년대부터의 수원_3

사진전을 모두 다 보고 나오는 곳에 수원의 옛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었더니 과거 속으로 공간 이동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천천히 가는 우체통이 있다. 지금 엽서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에 배달된다. 오늘의 내가 1년 뒤의 나에게 편지를 써도 참 좋을 듯하다. 

급변하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중요하고 소중한 것을 망각하면서 살아가기 쉽다. 과학이 발달하고 편해질수록 우리 삶의 순간순간을 포착하고 기록하기 쉬워지고 있다. 나의 시선으로 우리들의 삶을 포착하고 기록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전시기간 : 2013.4.19 - 6.23까지
장소 : 수원박물관 기획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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