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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나는 광교저수지 수변도로
2013-04-04 12:38:49최종 업데이트 : 2013-04-04 12:38:49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완연한 봄이다. 배낭을 메고 산으로 들로 나가기 딱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망설일 것 없는 외출은 자연스럽게 광교산을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게 했다. 
점심때가 훌쩍 넘어가고 있는 시각이었는데 광교산을 향하는 버스는 점점 승객들이 많아지더니 광교산 입구 정류장에 울긋불긋 옷차림의 등산객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깨끗하고 쾌적한 수원의 화장실 문화를 알리고 만남의 장소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반딧불이 화장실에 들어서니 생리적인 욕구 해소보다 시(詩)로서 마중하는 햇발이 더욱 반가웠다. 
화장실 출입구 마다 매달린 액자의 시(詩)가 단지 생리적인 욕구 해소하는 곳뿐만 아니라 잠깐 동안이라도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안정을 주겠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거듭나는 광교저수지 수변도로 _1
거듭나는 광교저수지 수변도로 _1

거듭나는 광교저수지 수변도로 _2
거듭나는 광교저수지 수변도로 _2

잠시 코스를 어디로 정할지 망설이다가 겨울동안 운동하지 않은 저질 체력을 감안해 저수지 둘레 길을 산책하기로 했다. 저수지의 물은 만수는 아니었지만 가을의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던 때 보다는 훨씬 수량이 풍부해졌다. 
검고 푸른 저수지를 보니 부자가 된 것처럼 마음이 풍성해졌다. 인간이 물과 떨어져 살 수 없듯이 나의 몸은 불가분의 관계를 느끼고 있었다. 이 자체가 충분히 치유이다. 

평일인데도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이 많다. 어딜 가나 가장 큰 몫을 하는 주부들의 울림이 산책길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그룹들이다. 간간이 한가하게 혼자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이 목적인 친구나 부부들의 모습들이다. 

머리 위로 노랗게 산수유가 활짝 폈다. 꽃 중에 특히 봄꽃에 열광하는 것은 겨울동안 심심했던 무채색의 산을 갖가지 색깔로 채색해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잎사귀가 나지 않은 황량한 고목 가지 위에 주먹 반도 안 되는 새가 고개를 부산스럽게 움직인다. 꽃 색깔조차 눈에 띄지 않은 스킨색의 좁쌀만 한 꽃가지는 흐드러지게 만발했는데 존재의 가치를 알리지 못하고 있다. 무심히 드려다 보니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순간적으로 눈앞이 아찔했다. 

거듭나는 광교저수지 수변도로 _3
거듭나는 광교저수지 수변도로 _3

산책로를 걸으면서 예전보다 훨씬 편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밧줄로 난간을 막았던 것을 언제 바뀌었는지 튼튼한 목재로 데크가 새로 설치되어 있었다. 저수지 입구를 들어서면서 공사표지판을 건성으로 보았는데 저수지 가로 데크 설치 공사를 알리는 것임을 한참 뒤에 생각났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흙을 막을 수 있고 물가에 근접한 산책로를 걸어갈 때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게 하였다. 

군데군데 설치한 쉼터에서 차와 간식을 나눠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저수지를 전망한 벤치에 앉아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셨다. '아 좋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청둥오리 떼가 오락가락 한다. 유원지의 오래배가 진짜 오리에서 연유한 것인지 아니면 청둥오리를 보고 만들어졌는지 속없는 생각에 픽 웃음이 난다. 

멀리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의 모습이 보이지만 무성영화처럼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광교산 속내를 볼 수 있는 높고 깊숙한 등산도 좋지만 저수지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것도 전자의 기쁨에 비하여 작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광교산 주변 마을의 트랜드가 변하고 있다. 광교산을 산행하고 보리밥을 먹는 즐거움이 큰 기쁨이었다면 요즘은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다육 식물에서 분재까지 화초와 커피를 함께 판매하는 농원이 생겨나고 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구매한 화분에 즉석으로 옮겨 심어준다.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 토분과 화초는 소품을 좋아하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예쁜 꽃을 보면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은 요즘 어떤 화원은 촬영을 금지하고 있었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 되지 않도록 규칙에 따라 주는 것도 배려하는 마음이리라.

거듭나는 광교저수지 수변도로 _4
거듭나는 광교저수지 수변도로 _4

광교산은 수원천의 발원지이고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게 한다고 한다. 광악산을 고려 태조가 광교산으로 명명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산책로 데크가 완성되고 수변도로의 데크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지금의 인도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되고 수변도로의 데크는 저수지 풍경을 더욱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길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꽃피고 수양버들 하늘거리는 새 길의 앞날이 행복가득 웃음 가득한 시민의 치유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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