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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라, 팔부자 거리 옛 명성이여!
2013-04-06 10:08:23최종 업데이트 : 2013-04-06 10:08: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정조 14년(1790년) 5월17일, 수원유수 겸 화성성역의 감동당상이었던 조심태는 신도시 육성과 번영을 위한 읍치부양책을 국왕께 올렸다. 구 읍치에서 지금의 수원 즉, 신 읍치로 옮긴지 딱 1년 만에 대도회지로의 모습으로 변화할 즈음이었다. 

신도시로 읍치를 옮기고 경영함에 있어 상업의 발달은 지역의 부(富)를 살찌우게 한다. 
조심태의 건의에 국왕 정조는 수원 상고(商賈)육성을 지시한다. 시전(市廛)이 설립될 수 있도록 돈 6만5천 냥을 진율청에서 대부받아 장시의 개설을 도왔다. 
이에 화성축성이 시작된 1794년 이전 수원 신 읍치엔 각종비단과 어물, 목화, 소금, 미곡 등을 파는 8개의 가게가 문을 열었다. 이후 상업 진흥책이 본격화되면서 8도의 부호와 부상들을 수원에 유치함으로서 8부가가 형성되었다. 

8부가(八富家) 거리!. 현재 북수동 성당 뒷길 문구거리로 명명된 곳에 유명무실하게 남아있는 거리다. 자급자족의 도시로 정착하기 위해 철저히 정부의 계획에 의해 형성됐던 부의 거리는 210여 년 전 화려한 역사를 뒤로하고 빈가(貧家)가 되었다.

부활하라, 팔부자 거리 옛 명성이여!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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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땅거미 질 무렵 영화로웠던 옛 풍경을 상상하며 '팔부자 거리'란 현수막이 붙어있는 북수동 성당 사이 길로 들어갔다. 입구부터 입점해 있는 문구점은 한집건너 혹은 두 집 건너 가게의 규모만 다를 뿐 완구와 문구들을 빼곡히 진열한 채 문을 열고 있었다. 
문구점이 아닌 세탁소도 보이고 리본 전문점도 보이고, 문을 닫은 헌책방도 있었지만 상점 안과 거리는 소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저렇게 인적이 드물어서야...'라고 중얼거리면서 좁은 골목길로 들어설 즈음 마을만들기 일환으로 쓰여 진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수원미술인들과 상가번영회가 힘을 합한 모양이다. '2012 팔부자 마을만들기-감지락'이다. 문이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수가 없었지만 마을의 변화를 자각하면서 모색의 길로 들어선 듯했다.

부활하라, 팔부자 거리 옛 명성이여!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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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라, 팔부자 거리 옛 명성이여!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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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천변으로 발을 옮길 즈음 70년대 건축물로 보이는 큰 상가와 마주했다. 흰색 페인트로 외관을 모두 도색했지만 '수원 중앙도매시장'이란 돋을새김 글자가 보여 예전에 이곳이 어떤 곳이란 추측을 하게 했다. 
안으로 들어갔다. 규모가 꽤 큰 가게다. 내부엔 장난감부터 완구 문구까지 아이들을 위한 천국의 집처럼 보였다. 오래된 시멘트 외관에서 당시 유행했던 건축 기법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건물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입히면 관광자원이 될 수 있는데...'란 생각이 들었다.

수원천변에 있는 매향교를 기점으로 지동교까지는 '수원의 통닭거리'로 자리 잡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 문구거리는 옛 팔부자거리란 이름만 내걸고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수원 천변로와 이웃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마을만들기가 진행되고 있어서인지 간판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고, 외관도 바뀌어가는 모습이 얼핏 보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물론 낙후된 도심이었다가 화려한 비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지동 벽화마을'과 '행궁동 마을'과는 달리 이곳은 매번 방문하면서 똑같은 느낌으로 와 닿는다. 그 속도가 '느려도 너무 느리다'는 것이다.

수원화성 성안, 그 중앙에 위치한 팔부자 거리가 옛 이름에 걸맞은 부촌마을로 부활하기를 꿈꾼다. 머지않아 행궁동과 더불어 수원관광코스로서 사람들이 늘 북적이는 마을로 탄생되기를 기원한다. 수원천변과 더불어 아름다운 팔부자 거리로, 특색을 갖춘 문구거리로 자리하기를 바란다.

부활하라, 팔부자 거리 옛 명성이여!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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