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받을때 포장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말아놓은 것을 받고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보자기로 곱게 포장한 잊지못할 선물_1 오늘은 내가 받은 잊지못할 보자기 속 선물을 하나 풀러보려고 한다. 십년 전,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구정 닷새전에 미리 가래떡을 만들어서 보자기에 싸서 보내주셨다. 구정 닷새전이 내 생일이기 때문이었는데 그 세월을 세어보니 서른 아홉해나 된다. 구정이면 의례껏 가래떡을 만드니까 며칠 당겨서 떡을 만드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연스레 떡을 받아 들었었다. 생의 절반을 어머니가 생일 날 보내주는 떡을 별다른 감동없이 날름날름 받아만 먹었던 것이다. 떡이 삼사일 지나면 굳기 시작하는데 그 떡을 썰으며 왜 이렇게 떡을 많이 보냈냐고 오히려 툴툴거렸으니 얼마나 철이 없던 일인가. 지금 생각해보니 내 생일을 챙겨주고 싶은 어머니의 깊은 마음이 담긴 귀한 선물이었던 것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두어 해쯤 지나서였다. 내 생일날 큰 올캐가 보자기를 풀면 장미꽃 한다발이 툭 튀어나와 온 방에 장이향이 진동 할것 같은, 고운빛깔의 보자기에 가래뗙을 싸서 보내왔다. 따끈한 가래떡을 설탕에 꾸욱 찍어 먹으니 쫄깃쫄깃한게 얼마나 맛나던지, 갑자기 눈물이 핑돌고 목이 메어와서 떡이 넘어가지 않았다. 그 순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들면서 마음이 아뜩해져 왔다. 나이어린 올캐는 무슨 마음으로 떡을 보내 온 것일까. 고마워서 나는 아직도 말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선물이란 것은 상대방이 받았을 때 전해지는 감동과 선물을 주는 사람이 의도하는 마음이 서로 엇갈릴 때도 있지만 일일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각자만의 기쁨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때의 기쁨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나이어린 올캐에게 오래오래 고마워하며 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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