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생일날, 처갓집, 새신랑의 공통점
2010-06-01 15:06:09최종 업데이트 : 2010-06-01 15:06:09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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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을 담이라고 한다. 이는 '담이 무너지다./담을 넘다./담을 두르다./담을 쌓다./담을 치다.'라고 사용한다. 상대방에게 뚜렷한 청각적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비슷한 말을 겹쳐 쓰는 것이 지금의 언어 현실이다. 따라서 '담'과 '담장'은 모두 사전에 있는 말. 앞에 중복되는 말은 엄밀히 따지면 어법에 어긋난 표현이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뚜렷한 청각적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비슷한 말을 겹쳐 쓰는 것이 지금의 언어 현실이다. 실제로 '역전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하면 의미가 안 통한다. 이는 '역전앞에서 ~'가 더 자연스럽다. 우리말은 대부분 고유어와 한자어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단어 자체가 어원이 잘 드러나지 않아 의미상 중복되는 말을 더하여 사용하고 있다. 어떤 단어가 널리 쓰여서 그것이 관용적 표현으로 굳어져 있다면 그 관용적 표현 자체를 한 덩어리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앞의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실어놓고 있다(참고로 '새신부'는 사전에 없음). 담은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이다. 담의 기능은 자신의 영역을 구분하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담의 구조는 낮게 되어 있었다. 즉 우리의 담은 이웃집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구조였다. 그래서 담도 아예 흙으로 하는 경우도 있었고, 싸리나무를 집 둘레에 빙 둘러 심고 담으로 삼기도 했다. 궁궐이나 큰 집의 담은 높게 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담의 겉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아름답게 장식을 했다. 십장생 그림 등으로 풍요와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는가 하면,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수목화를 그리기도 했다. 그런데 산업 사회로 치달으면서 담이 치안의 첨병으로 자리했다. 담이 높아지고 위협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흙담을 통해서 이웃과 정을 나누었는데, 이제는 시멘트 담으로 이웃과 완벽한 차단을 했다. 심지어 깨진 병조각과 철조망을 설치해 전선(戰線)을 방불케 했다. 다행히도 최근에 담 허물기 운동이 확산되어 도시의 모습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있다. 담을 제거하면 공간이 넓어져 주차할 때도 용이하다. 담 밑에 있는 잔디나 나무도 햇빛을 많이 받아 건강한 생장을 할 수 있다. 담을 없애면 이웃과의 거리도 가까워지고, 이사할 때도 편리하다. 특히 대학 캠퍼스는 조경이 아름답다. 따라서 대학 캠퍼스의 담 허물기 공사는 주민에게 휴식 공간을 주는 역할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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