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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징검다리가 준 교훈
2010-04-28 07:17:18최종 업데이트 : 2010-04-28 07:17:18 작성자 : 시민기자   정주현

너무도 화창했던 이번주 일요일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았다. 
평소엔 우울한 기운이 샘솟는 병원도 화창한 날씨 때문인지 화사한 기운이 감돌았고 그 때문인지 같이 간 조카는 신이나서 밖으로 밖으로를 외쳐댔다.

날씨가 좋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밖으로 나가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조카의 성화에 못이겨 나간 산책로는 2010년의 최고의 날씨를 맘껏 즐겨보라는 듯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해 있었고 금새 5살 조카와 동갑내기 친구의 마음이 되어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중턱에 오르자 이런저런 운동기구들이 몇몇 있었고 조금 더 나아가니 꽤나 낮은 징검다리 형식의 돌덩이들이 있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뒤따라 오던 조카가 어쩔 줄 몰라하며 나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낮은 징검다리가 준 교훈_1
낮은 징검다리가 준 교훈_1

"이모~ 이모~ 무서워."
첫 돌덩이에는 올라왔으나 앞으로 나가는 것이 무섭다는 것이었다.
다 큰 성인인 나에게는 이렇게 낮은 징검다리 형태의 돌덩이가 왜 있나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이것이 키 작은 조카녀석에게는 한 발을 내디디기 무거울 정도로 높고 먼 운동기구였던 것이다.

너무 나 자신만의 입장에서 바라봤던 세상의 모든 것들이 혹여 잘못되지는 않았는가 라는 불안이 엄습해 왔지만 당장은 무서워 하는 조카를 안심시키기 위해 팔을 뻗어 손을 잡아주었다. 

"여기로 내딛어. 이모가 잡고 있으니 걱정말고~"
그제서야 한 발짝을 떼는 녀석이 대견했다. 이제 이러한 형식으로 세상의 모든 것에 한 발 한 발 나아가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손을 놓고 멀찍이서 사진을 찍었다.

낮은 징검다리도 누구에게는 무서워서 못 건널 정도의 높은 높이라는 것. 그리고 그와 비슷하게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교훈을 깨달을 수 있었던 하루였다.

조카,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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